주커버그는 트럼프만도 못하다 _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1)
2018.04.03
머신의 탄생
이민자가 미국 항구에 들어섭니다. 가족을 동반하고 전 재산을 팔아, 이 미지의 땅에 들어선 이민자가 처음 찾아갈 곳은.. 그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동향 출신의 갱단입니다. 이탈리아 이민자는 마피아에게, 아일랜드 이민자는 아일랜드 갱 조직을 찾아갑니다.
그들은 이 불쌍한 이민자 가족에게 집을 제공하고 직장을 알선합니다. 공짜루요? 아닙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투표권을 헌납하는 조건이 뒤따라 옵니다.
갱 조직은 이렇게 지방조직을 장악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미국의 정당정치입니다. 그리고 이 조직을 ‘머신’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지방정당 조직의 탄생은 이렇게 갱스터무비처럼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성장한 조직들이 추후에 미국의 정당정치에 편입되고, 이것이 큰 묶음으로 묶여, 미국 양당제 정치체제의 하부 시스템이 된 것입니다. 시카고 민주당 머신.. 필라델피아 공화당 머신..
머신 정치제도에서는 보스가 왕입니다. 보스가 결정하는 대로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정치 머신이라는 말은 180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파란을 불러일으키며 부통령에 당선된, 당시 뉴욕주 주지사 아론 버(Aron Burr)에 의해서 생겨났다.
정치 머신의 특징은 우선 머신은 보스 1인의 지배하에 보스의 지시대로 움직인다는 점이고, 둘째, 머신은 보스가 지명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표와 돈을 동원한다는 점이다. 셋째, 머신은 선거에서 승리한 후 전리품을 분배한다는 점이다. 즉, 조직원들에게 물질적 혜택은 물론 다양한 공직을 분배하고, 정치자금을 대준 기업가들에게 관급공사와 같은 막대한 이권과 특혜를 준다는 점이다. 넷째, 결과적으로 머신은 정부와 정치의 질을 떨어뜨리고 정경유착과 부정비리를 양산해낸다는 점이다.
_백창재,<미국의 ‘정당 머신’>,『한국경제신문』 / 김용호, <머신 정당당과 대중정당> 『내일신문』
익숙하죠? 보스정치.. 3김시대를 거치며 우리 국민들이 충분히 보고 경험해 온 광경입니다.
머신 정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정경유착과 부정비리의 온상이 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곳에는 분명한 기브 앤 테이크가 있습니다 . 표 1장도 맨 입으로 거둬올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일단 뭘 멕인다 이 말입니다.
한국형 머신의 특징
한국 정당 머신의 하부조직으로는 토호세력과 결탁한 지역정당 조직, 그리고 새마을운동 지방회, 라이온스클럽 지회 등등과 지방조직들, 그리고 각종 학연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향우회 등등이 있습니다.
그것만 머신이 아닙니다. 다른 진영의 머신으로는 총학생회를 기반으로 한 대학생 조직, 그리고 지역별, 산업별 노동조합을 기반으로한 노조 조직, 그리고 각종 시민단체의 전국 조직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각자 진영을 나누어, 자신들이 관리하는 하부조직의 먹고 살 거리를 학!실!히! 챙겨 줌으로써, 이들은 일종의 운명공동체, 이권 공동체로서의 조직력을 강화해 가는 것입니다.
정당 머신의 숨은 조직, 그러나 어마어마한 조직력의 실체인 곳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개신교회입니다. 70~80년대 산업부흥 시기에, 도시로 밀려드는 노동자들의 새로운 공동체로 함께 부흥한 개신교회 조직은, 매우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합니다. 특히 구역조직으로 무장한 개신교회의 조직력은, 담임목사의 지령에 죽고 사는 신앙공동체의 힘을 한국 사회에 자랑해 왔습니다.
젊은 세대는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냥 목사님이 좋아 저러나, 무서워 저러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른들의 교회생활이란 게,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생활 지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성도가 수십만이 넘어가고, 장로만 천명이 넘는다는 여0도 모교회에서는, 장로 중 누군가가 사업이 힘들어지면, 그러니까 각종 기념품, 수건, 떡 물량을 그냥 몰아줘 버린답니다. 일어설 때까지 말이죠. 그 매출이 얼마겠습니까? 성도가 수십만인데, 우리 교회 성도 회사 물건 사줘야죠. 기왕이면 같은 형제님 가게를 이용해야죠. (그래서 교회에서 나눠주는 교인수첩에는 교인 사업장 현황이 빠지지 않고 들어갑니다.)
그게 크게는 교회 건축에서부터 각종 비품, 물품에 자잘한 행사 비용까지, 이권 커넥션이 요리조리 거미줄처럼 얽혀 있습니다. 자고로 담임목사란, 그 이권 커넥션의 핸들링을 잘하지 못하면, 이런저런 문제로 자리를 보전치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기념품, 수건, 떡.. 그까이 겁니다. 그런 하찮은 것들은, 피래미 신도들이나 주고, 진짜는 국가사업을 장로들 사이에서 주거니 받거니 한단 말입니다. 저 0망교회 장로님들이, 내로라하는 대형교회 장로님들이, 이리저리 참 잘도 해 드셨다는 말입니다. 대통령까지 떡하니 뽑아놓고 말입니다. 국가 요직을 요리조리 서로 나눠먹으면서 말입니다. 교회 헌금으로 비자금 세탁을 해대며 말입니다. (머신정치 원칙에 매우 충실하죠?!)
이런 커넥션에 못 들어가 안달입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아 천국도 가고, 교회 나가 장로, 집사 되어 사업도 번창하려고.. 돈을 써가며 장로되고 집사 되고 한단 말입니다. 그게 돌아오는 게 짭짤하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목사가 말하면, 빤스도 내리고, 추운 날 광장에서 태극기도 들고 해야 한다 이 말입니다.
머신 정치의 변질
더럽고 아니꼽지만, 진짜 더럽고 아니꼬운 건 따로 있습니다. 그니까.. 그렇게 머신 정치를 해댈때에는, 그래도 떨어지는 콩고물이나마 있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 머신 정치가 점점 녹이 슬기 시작한 건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머신을 지들 내부에서만 쿵짝쿵짝 해대며, 진입장벽을 높여 버리기 시작하면서란 말입니다.
그니까 초반에는 세력을 늘려야 하니, 홍수가 나고, 천재지변이 있고, 가정의 우환이 들면, 어디 지역정당 담당자라는 자가 쏜살같이 찾아와서 이것저것 챙겨주고, 관공서에 전화해 주기도 하고, 어디 구역장이라는 자가 여신도회 조직을 이끌고 와, 빨래도 해주고, 청소도 해 주고, 쌀도 사다 주고 하면서 관리라는 것, 전도를 가장한 영입이라는 것을 해 주었는데, 그게 심지어 저 주일학교 학생들한테까지 심방이라는 이름으로 떡볶이 조직력이 쫘악 시전되었는데, 이게 쪽수가 좀 채워지고 조직이 완성되고 나니, 점점 하부조직에 내려오는 콩고물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말입니다.
예전에는 장로님 누구 소개로 가난한 고학생이, 서울에 유학도 가고, 취직도 하고, 돌아와 교회니 지역이니 좋은 일도 하고 그랬는데, 이게 조직이 완성되고 난 다음에는, 통 지자식들만 챙기지, 아래 서민들에게, 무명의 신도들에게, 그 혜택이 내려오지를 않는다 이 말입니다.
당연히 기브 앤 테이크가 이루어지지 않는 조직에 누가 남아있겠습니까? 조직은 쭈욱 쪼그라들며, 영향력은 점점 감소되어가고, 개인주의 사회에 접어든 젊은 세대들은, 그 콩고물의 존재도 모른 채,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들을 인터넷 공간에 만들어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은 좋은 일입니까? 머신 정치의 쇠퇴 말입니다. 머신 정치가 점점 퇴장하고, 결국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새로운 세대, 새로운 질서가 아니라 포퓰리즘입니다. 아무도,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포퓰리즘 말입니다.
포퓰리즘 정치의 등장
기득권 엘리트 중심의
포퓰리즘적 선동에 의한
책임회피를 위한
리더십 구조의 고착화_ [과두화의 철칙] 로버트 미헬스
뭐 당장은 그럴듯해 보입니다. 세상을 다 바꿔놔 줄 것 같습니다. 적폐는 청산되고 찬란한 민주주의가 막 확립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기득권 엘리트들이 내세운, 꼭두각시 인터넷 스타들의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그 사이에, 이권은 자신들의 진영 내에서 주거니 받거니, 번갈아가며 독식의 왕복을 거듭합니다. 그 사이에 죽어나가는 것은 콩고물마저 상실한 서민들이고, 그나마 ‘우리가 남이가’하던 시절을 회상하는 구세대들은 5共 때가 그립다는 둥, 박정희가 환생해야 한다는 둥, 옛 추억에 잠겨 머신 정치의 복권을 열망하는 것입니다.
태극기 흔드는 어르신들은 알바비라도 받습니다. 그러나 촛불광장에 모여, 얼어붙은 손을 호호 불어가던 서민들에게는 무엇이 떨어진단 말입니까? 당장 세상이 180도로 확 바뀌기라도 한단 말입니까?
그러니 민감하고 예민하게 지켜보는 것입니다. 남북통일의 거대한 위업의 일단에서, 단일팀 불공정하다며 시비를 걸어대는 겁니다. 남북이 통일이 되는데, 넌 나에게 도대체 뭘 해줄 거냐는 말입니다.
막스 베버는 그의 책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대안으로 다른 선택이 없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만 있다고 말합니다.
머신에 기반을 둔 지도자 민주주의 아니면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
머신 정치의 구태에 신물이 난 우리는 지금, 새로운 착한 지도자를 뽑는 게 대안입니까? 아니면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에 도전해야 합니까?
ziphd.net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2017년,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마크 주커버그의 신년 행보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올 한 해 동안, 미국의 모든 주(州)를 찾아 사람들을 만나겠다는 신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마크 주커버그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페이스북 CEO 주커버그, 정치인될까?]
[트럼프가 깔아놓은 길, 주커버그가 밟고 간다?]
심지어 그가 페이스북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 manifesto의 내용을 토대로, 그의 “Global community”에 관한 비전이 2020′ 미국 대선을 넘어, 더욱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주커버그가 과연 트럼프가 깔아놓은 길을 따라, 미국 대통령을 넘어, 세계 대통령의 자리에 앉을 수 있을까요? 그의 꿈은 이루어질까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1년이 지난 올해 봄이 시작되자마자,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개인 정보 유출 사건으로 엄청난 암초를 맞닥뜨렸습니다. 대통령의 꿈은커녕, 당장 페이스북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해 버렸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치 성향 정보 데이터 유출 건으로 말이죠.
그게 팩트라면. 뭐 자사에서 나온 데이터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하니, 대통령 꿈, 꾸어볼 만 했겠습니다. 트럼프도 하는 데 자기라고 못할 게 뭐겠습니까? 게다가 포퓰리즘의 최전선에 있는 페이스북이 자기 건 데 말이죠.
이건 그냥 머신 정치의 짝퉁입니다. 심지어 유저의 활동으로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엄청난 부를 축적한 현대판 인터넷 제국주의자 주제에, 콩고물 하나 나눠 주지 않고 머신 정치를 꿈꾸다니요. 누가 꼬발랐겠습니까? 이게이게 얘네들 소위 팝스타 못지않은 인기와 선망을 구가하는 실리콘밸리 IT 스타들의 한계란 말입니다.
무한 연결의 월드와이드웹과 무소부재의 모바일 네트워크, 그 상징성에 맞게, 진정성 있는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를 추진해 갈 망정이지. 어디서 섣부르게 뭘 멕이지도 않으면서, 머신 정치를 흉내 내려고.. 아! 로버트 미헬스의 말 그대로 “기득권 엘리트 중심의, 포퓰리즘적 선동에 의한, 책임회피를 위한, 리더십 구조의 고착화”를 시도한 것이군요. 별거 없네요.
어제 방송된 MBC스페셜 <10년 후의 세계>에서는, 이 벼락부자 IT기업가들의 무책임한 의식구조를 슬쩍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은 지금.. 벙커를 준비하고 있더군요. 이 부의 불균형의 미래에, 곧 부자들에 대한 폭동이 일어날 거라며, 저택인근에 지하 수십 미터의 땅굴을 파고, 벙커를 만들어, 만일에 있을지 모를 폭동과 소요에 대비하고 있다 하더군요.
우버니, 아마존이니, 마치 최첨단 힙스터 비지니스의 모델처럼 여겨지는 그들이. 서민들의 일자리를 무한대로 빨아들이고는, 금세 수수료를 올려버리고, 로봇으로 대체해 일자리를 delete 해대는 동안.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을뿐더러, 일자리는 전통 대기업이 100여명을 고용할때, 10명도 채 고용하지 않는 신흥 악덕기업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서서히 목격해 가고 있습니다.
[MBC <10년 후의 세계> 2부 잉여 인간, 저항의 시작]
그들은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에게 내려진 판결처럼, 살을 베어가려거든 피 한 방울 내지 않고 베어갈 방법을, 우리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현실에 있던 상점을 인터넷에 고대로 옮겨 놓은 것 밖에 없는 주제에, 무슨 혁명이라고 꼴 같지 않은 위세를 떨어대는지. 게다가 바뀌는 판에 운 좋게 선점한 주제에, 정치질까지 하려고 나서는지.
그들은 머신 정치를 흉내 내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이미 그렇게 몰락해가고 있는 IT 정치신인을 경험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소명은 IT 정보혁명에 걸맞게, 초연결 사회의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여는 것일 겁니다. 그것이 막스 베버가 이야기한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사회로의 전환일지, 아니면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스템과 같은 획기적인 시스템으로의 변혁일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어설픈 머신 정치로의 회귀는 아니란 말입니다. 게다가 콩고물은커녕 있던 일자리마저 빼앗긴 대중의 차가운 시선에, 기득권 IT 엘리트들의 혹세무민하는 포퓰리즘적 선동은, 말 그대로 ‘Metoo’ 한 방에도 날아가 버립니다.
대중은 그렇게 무식하지 않습니다. 니들이 좋아서 니들 서비스 써주는 게 아닙니다. 니들이 사람들의 의식 진화의 과정에 운 좋게 자리하고 있었기에 대중들과 만나게 된 겁니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삐딱한 생각, 고루한 접근을 했다가는 대한민국의 네티즌 수사대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클났습니다. 소문 빠르기로 타에 추종을 불허하는, 이웃사촌의 땅 매입 소식에, 배 아프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 대한민국에, 초고속 인터넷을 깔도록 가만 놔둔 건 큰 실수입니다. 난리도 아닙니다. 꼼짝도 못합니다.
저는 지난 미국 대선 과정에서 매우 인상 깊은 장면을 목격하였습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그 장면은 트럼프의 대선 당일, 투표장 입장 장면이었습니다. 트럼프는 그의 부인과 함께 자신의 선거구 투표장에 들어서다 입구에서, 부모 따라 나온 유치원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와 맞닥뜨립니다. 그러자 트럼프는 매우 자연스럽게 아이를 보고 웃으며 양복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고는, 지폐를 빼서 아이 손에 친절히 쥐여주었습니다. 마치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과자 사 먹으라고 용돈을 쥐여 주듯 말입니다. 그 장면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심지어 감동스럽기까지(?) 하던지.. 아마도 잘 짜여진 선거 당일 시나리오였겠으나 (트럼프가 아이들을 매우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화면 속 그 장면의 연출이란 참으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나 뽑아. 돈 벌게 해줄게.
그리고 트럼프, 그렇게 해가고 있습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들을 제멋대로 파기하고, 기후협약을 비롯한 돈 안되는 조약들, 비난하거나 말거나 탈퇴해버리고, 멕시코 국경 장벽처럼 무역장벽을 높이 세워가고 있습니다. 아.. 이건 미국판 박정희의 환생이 아니겠습니까? 사방팔방 ‘유아 퐈이아!’를 남발하며, 사라져 가는 듯했던 구세대 머신 정치의 화려한 부활을 미국 전역에 외치고 있는 겁니다. 그걸로 온갖 구설수와 스캔들을 돌파해 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우리까지 뒤로 돌아가야겠습니까? 박정희도 모자라 3김까지 모두 부활시켜, 옛정치의 노스탤지어를 실현해야겠습니까?
정치의 문법은, 뒤집히는 판에 거저먹다시피한, 말만 그럴듯한 IT 정보혁명의 포퓰리즘으로 어쩔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오래 속아주지도, 멍청하게 계속 따라주지도 않습니다. 실체를 내어 놓지 않으면, 진정으로 공동체의 삶에 기여한 무엇이 없다면, 바로 신상털기의 일벌백계가 내려지는 것입니다.
그놈들은 그러라고 치고 우리는, 이 무너진 머신 정치 이후의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는, 어떻게 세워가야 합니까? 그것이 과연 가능하기는 한 겁니까? ‘요임금, 순임금이 아무리 나라를 잘 다스린다 해도, 그들이 죽고 다른 악한 임금이 등장하면 나라는 어디로 간단 말입니까?’ 하던 정도전과 사대부들의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하나로 떠올랐다 미투 한 방으로 날아가는, 정신 사나운 포퓰리즘의 정치판에서, 우리는 어떻게 새로운 머신을 세워갈 것입니까? 그것은 나쁜 겁니까? 이 만 명도 안되는 작은 스티밋의 kr생태계에서도, 이패거리 저패거리, 서로 니들은 머신이 아니냐며 옥신각신하는 통에 눈꼴 시고 등쌀에 못 살겠는, 떠나가는 SNS, 블로그 이민자들은 누가 거둔단 말입니까?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의 환상, 이건 말짱 꽝이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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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PH 알레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