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린’s 100] 2018.03.16 l M.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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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와 은본위제

오즈의 마법사는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1900년, 신문편집자였던 L.프랭크 바움이 미국의 화폐제도를 풍자하기 위해 쓰여진 책입니다. 오즈로 가는 노란 벽돌길은 미국의 금본위제를 상징하고 도로시의 은 구두는 은본위제를 상징합니다. 미국은 원래 금과 은을 모두 담보로 하는 금/은 복분위제(bimetallism)를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금융, 무역, 제조업 중심의 북동부 산업금융자본가들은 금을 선호하고, 농업과 광산업이 주력산업이었던 남서부의 농부와 농장주들은 은을 선호하였습니다. 그러다 남북전쟁으로 승기를 잡은 북동부 세력이 1873년 화폐주조법을 제정하여 은화 주조를 중단시키고 금본위제를 시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19세기 말 유럽발 통화위기가 미국에까지 밀어닥치면서 금이 부족해지자,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기가 가라앉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당시 물가가 23%나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급등하게 되자, 은행이나 금융업자 등 대출을 해 준 사람들은 이득을 보나 농민이나 근로자들의 부채 부담이 크게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심각한 사회갈등이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심각해지자, 당시 보유량이 풍부하던 은을 복권하여 금복본위제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세력과 금본위제를 유지하자는 세력이 1896년, 대통령 선거에서 맞부딪히게 됩니다. 도로시의 집을 날려 버린 회오리바람은 바로 이 갈등을 상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회오리바람이 지난해 우리에게도 불었습니다. 코인 열풍 말이죠. 그래서 많은 사람의 집을 날려 버렸습니다. 누군가는 TV 토론도 하고 말이죠. 사회적으로 밀어닥친 갈등은 단지 투자냐 투기냐의 단순 대립을 넘어, 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의 모습으로 확전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마치 가뿐히 진압된 듯 보입니다. 코인 진영이 말이죠.ziph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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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미국도 그랬습니다. 1896년 대선에서 결국 금본위제 유지를 주장하는 공화당의 매킨리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금/은 복분위제를 주장하던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알래스카, 호주, 남아프리카 등에서 금광이 발견되고 원석에서 금을 쉽게 채굴할 수 있는 청화법이 발명되자, 금본위제는 다시 안정을 찾게 되고 공급량이 많아지면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디플레이션으로 고통받던 서민들의 사정도 다소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대공황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결국 금본위제를 포기하게 됩니다.

도로시의 은 구두

도로시는 은 구두를 신고 노란 벽돌길을 걷습니다. 노란 벽돌길에는 온갖 고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은 구두로 바닥을 톡톡 두들기기만 하면 은 구두의 마법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게 해줍니다. 마법은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로시는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에메랄드 성까지 고난의 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마법사는 가짜였습니다.

우리에게 도로시의 은 구두는 과연 무엇일까요?

중요한 것은 회오리바람이 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지지자들이 생겨났습니다. 우리들 말입니다. 이들은 지금 모험을 떠나고 있는 겁니다. 어디를 향해서 말이죠? 스팀만배의 에메랄드 성을 향해 말이죠. 거기에는 이 블록체인/암호화폐의 비밀을 풀어줄 마법사가 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착한 북쪽마녀는 왜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을까요? 에메랄드 성에는 스팀을 만배가게 해 줄 오즈의 마법사가 살고 있을까요?

에메랄드 성으로 가는 노란 벽돌길은 디플레이션의 길입니다. 돈이 돈을 벌고, 한 번 빚진 자는 영원히 헤어 나오기 어려운 고난의 가시밭길입니다. 경기는 침체되고 뭘 만들어도 팔 수가 없습니다. 시장에는 사러 오는 사람도 없고, 반짝 돈을 벌었더라도 건물주에게, 은행에게, 이득을 모두 가져다 바쳐야 하는.. 머리를 벽돌로 내리치고 싶은 답답한 길입니다. 우리는 그런 길을 지금 걸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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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에게는 세 명의 동행자가 있었습니다. 지혜를 얻고 싶어 하는, 뇌가 없는 허수아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심장을 가지고 싶어 하는 양철나무꾼, 그리고 용기를 얻고 싶어 하는 겁 많은 사자. 그들에게는 지혜와 용기 그리고 사랑이 필요합니다. 오즈의 마법사에게서 그것을 얻고 싶습니다. 그러나 허수아비는 원래 지혜로웠고, 양철나무꾼에게는 심장이 있었으며, 사자는 본래 용감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오즈의 마법사 뿐이었습니다. 물론 도로시는 자신을 집에 데려다줄 마법의 은 구두를 이미 신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지혜와 용기,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친구들과 함께 이 고난의 길을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우리가 믿기만 하면, 인정하기만 하면, 일부러 노란 벽돌길을 걸을 필요가 없습니다. 노란 구두를 이미 신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자신이 이미 신고 있지만 ‘너가 신고 있잖아.’ 하고 말해줘 바야, 스스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노란 벽돌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을 걸으며 지혜가 필요한 허수아비와 심장이 필요한 양철나무꾼, 용기가 필요한 사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과 커뮤니티를 이루게 됩니다.

착한 북쪽마녀가 처음부터 알려 주었더라면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믿었을까요? 설마요? 제가 당신이 대통령 될 거라고 하면 믿겠습니까? 그러나 허수아비는 에메랄드 시티의 왕이 되었고, 양철나무꾼은 서쪽 나라의 왕이 되었으며, 사자는 자신이 겁내고 두려워하던 동물들의 왕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들이지만, 노란 벽돌길을 걸으며 온갖 고난을 겪고, 마침내 마법사를 만난 뒤에야 자신이 가지고 싶어 하던 것들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법사는 경험과 학습이 지혜를 준다며 허수아비는 이미 지혜롭다고 했지만, 허수아비는 그래도 뇌를 달라고 합니다. 마법사는 할 수 없이 톱밥으로 만든 주머니를 뇌라며 허수아비에게 넣어줍니다. 허수아비는 뇌를 가지게 되었다고 기뻐합니다. 양철나무꾼에게는 양철로 만든 심장 조각을 가슴에 넣어줍니다. 양철나무꾼은 드디어 심장을 가지게 되었다고 기뻐합니다. 겁쟁이 사자에게는 용기가 생기는 물약이라는 가짜 약을 줍니다. 사자는 이 약을 마시고 드디어 용기가 생겼다며 기뻐합니다.

보팅을 받으면 글을 씁니다. 시세가 오르면 글을 씁니다. 보팅을 받지 못하면 실망하고 글을 쓰지 않습니다. 시세가 오르지 않으면 시큰둥하며 글을 쓰지 않습니다. 사자는 처음부터 용기가 있었습니다. 허수아비는 지혜로웠고 사자는 심장이 따뜻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고난의 길을 가야 했습니다. 우리는 보팅을 받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고 시세가 오르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스팀잇을 하기 전에도 글을 썼고 암호화폐가 있기 전에도 글을 썼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에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 고난의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떠나온 자리에 보물이 묻혀 있다는 것을 깨달은 양치기 소년처럼, 우리는 온갖 고난을 다 겪은 후에야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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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입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서커스단에서 마술을 하는 사람이었지만 자신이 마법사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허수아비에게 지혜를, 양철나무꾼에게 심장을, 사자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그것이 가능하다고, 이미 그대가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믿지 못하는 그대에게는 톱밥으로 만든 지혜가 필요하고, 양철로 만든 심장이 필요하며, 용기가 생긴다는 물약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얻으려면 노란 벽돌길을 걸어와야 합니다. 지혜가 부족한 멍청한 허수아비와 심장이 없는 무정한 양철나무꾼, 용기를 낼 줄 모르는 겁쟁이 사자와 함께 걸어와야 합니다. 그대들이 자신을 믿지 않으니, 나는 그대들에게 지혜와 용기, 사랑을 주기 위해 마법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대들은 나를 만나기 위해 에메랄드 시티를 향해 노란 벽돌길을 걸어와야 합니다.

그러나.. 닥쳐보면 압니다. 무엇이든 부딪혀 보면 지혜가 생겨나고, 뛰지 않던 심장이 박동을 치며, 용기는 얻는 것이 아니라 내는 것임을.

그래서 노란 벽돌길, 걸을 수 밖에 없습니다. 스팀만배, 그대가 바라는 시세회복, 본전찾기는 결국 노란 벽돌길을 다 걸은 후에야 얻을 수 있습니다. 찾을 수 있습니다. 마법사를 만난 후에야 그에게서 받을 수 있습니다. 톱밥과 양철심장, 용기의 물약으로 된 스팀만배를 말이죠.

누군가는 허무맹랑하다고 합니다. 미쳤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노란 벽돌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혜와 용기, 사랑 따위 없이 그냥 동쪽 마녀의 세상에서 살면 되는데, 왜 굳이 노란 벽돌길을 따라나섰을까요? 세상 사람들이 다 사기라고 손가락질하는 암호화폐, 안 하면 될 텐데 왜 하면서 믿지 않을까요? 인정하지 않을까요? 결국 그들이 믿었더라면 지난해에도 되었을 스팀만배. 믿지 않아 노란 벽돌길을 걸어야 하게 생겼습니다. 지혜라며 리스팀 몇 번, 심장이라며 보팅 몇 개, 용기 내라며 댓글 몇 개를 달아주어야.. 아 이게 되는구나. 이러다 보면 나도 언제가 고래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며 좋아합니다. 물론 마법사를 만나기 전에야 불가능한 일이지만 말입니다.

미국은 결국 금본위제를 포기했습니다. 어차피 포기할 금본위제였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서민의 삶이 나아진 것은 아닙니다. 진작 포기했다면 대공황은 겪지 않았을까요? 결국 이 질서는 무너집니다. 그렇다고 암호화폐가 그 자리를 메꿀지는 알 수 없습니다. 미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했다고 금/은 복본위제로 돌아가지 않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여전히 그것을 쥐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민들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여전히 노란 벽돌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마법사라고 믿는 에메랄드 성의 마법사들은 금의 자리에 석유를 가져다 놓고 여전히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법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은을 사 모으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은으로 석유의 자리를 대체해도 마법입니다. 사우디 왕가를 구워삶은 것도 마법이고 통화 패권과 무역전쟁, 두 마리를 다 잡겠다는 것도 마법입니다. 그 자리를 왕서방이 꿰차도 마법입니다. 마법사들의 전쟁터에서 아직도 노란 벽돌길만 걷고 있는 그대는, 언제나 지혜와 용기, 사랑이 그대의 손에 이미 쥐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마법사입니다. 스팀만배의 마법사입니다. 이 자리는 트럼프도, 시서방도, 대신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아니까요. 나는 믿으니까요. 그러니 어디 열심히 달려 와 보십시오. 스팀만배.. 믿지도 않으면서 보팅은 왜 합니까?

금과 은 나 없어도
네게 있는 것 네게 주니

마법사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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