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적 순례기

마법사 멀린의 이단적 순례기

 

 

Prologue..


“마법사는 권세와 능력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몰이해 속에서 흠이 없는 용기와 순전한 직관으로 자신의 신분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던 예언자로서의 Futurist의 시대가 종료되었음을 직관했다. 그리고 ‘이중직’ 사역을 감당하는 텐트 메이커로서의 ‘사도 마법사’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직관했다.”

‘사도 마법사’의 시대를 준비하며 마법사 멀린은 튀르키예의 소아시아 성지를 순례했다. 고대문명의 사원으로부터, 칭찬받고 책망받던 7 교회의 흔적까지. 그리고 순례길에서 얻은 직관은 매우 ‘이단적’이었다. 2천 년 전의 사도들이 그랬던 것처럼.

_ [마법행전]의 두 번째 파트
_ 소아시아 7 교회 (요한계시록 2~3장) : 에베소 Selcuk, 서머나 Izmir, 버가모 Bergama, 두아디라 Akhisar, 사데 Sardis, 빌라델비아 Alashehir, 라오디게아 Laodikeia

 

Contents..


 

나, 다니엘, 마법사 _ 타르수스 Tarsus
타르수스에 가기로 했다. 기독교인들이라면 ‘다소’라는 지명으로 더 익숙한 사도 바울의 고향이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람. 나는 마법산데. 여기까지 왔으니 가보는 거다. 뭘 볼 게 있는 건 아니다. 이미 가 본 케말의 말에 의하면 생가라고 가봐야 낡은 우물과 집 하나가 전부라는데. 그래도 뭐 바울의 생가라니까. 옛날 생각에…


가부장제의 아름다움 _ 아다나 Adana
나는 가부장제의 아름다움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들이 누리고 있는 이것을 우리는 통째로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렸지만, 유산을 집어던진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부모자식도 없이 개인주의로 점철된 서양 사회인 줄 알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얼마나 ‘가족적’인지. 그리고 얼마나 ‘가족을 중시’하는지 흠칫 놀랄 때가 많다. 그러니까 본전 생각이 나는 거지…


슬픈 에단 _ 아다나 Adana
그는 주기적으로 마법사를 찾아왔다. 그러니까 그 주기라는 것은 아마도 그의 주소록 순서였을 것이다. 송년과 신년의 주기를 따랐으니.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는 줄곧 영업직에 있었다…


마법사들의 노래, 마법사들의 의식 _ 코냐 Konya
이곳 움직이는 마법의 성은 고딕 양식을 지닌 외관과는 달리, 매우 미래적인 회의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7천명의 마법사가 둥근 돔형 객석에 빼곡히 둘러앉아 있고, 중앙에는 거대한 원형 무대가 지면에서 살짝 떠올라 있습니다…


이 도시에서 _ 코냐 Konya
사도들은 이 도시에서 돌에 맞았다. 어머니는 이 도시에서 신을 만났다. 시인은 이 도시에서 사랑을 만났다. 코니아(Konya), 성서 속 지명으로 이고니온이라 불리던 이 고대도시는 기원전 7천년부터 존재했다. 세계에서 최초로 농업이 시작된 도시이고 불을 처음으로 사용한 도시라고. 말 그대로 도시가 시작된 도시이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시작된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만이 천 년 전, 노마드들이 _ 괴베클리 테페 Göbekli Tepe
시간의 제로포인트에 도달했다. 여기서 역사가 시작되었단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발견된 역사. 12,000년 전에 세워진 사원.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 시작이 아니었다. 인근에는 이보다 수 천 년 앞선 또 다른 사원이 발견되었으니…


두 개의 믿음이 탄생한 도시 _ 샨르우르파 Şanlıurfa
우르파는 ‘예언자들의 도시’라고 불린다. 아브라함, 욥, 요나, 도마, 엘리야 등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두루두루 거쳐 간 도시라 그렇단다. 그중에 갑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유일신을 섬기는 3대 종교가 그로부터 시작되었으니, 그가 태어난 이 도시는 (괴베클리 테페의 만이 천 년 역사뿐만 아니라) 인류 종교사의 중요한 시작점이기도 하다…


인간 따위가 _ 샨르우르파 Şanlıurfa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으로 불리게 된 사건은 따로 있다. 100세에 얻은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신의 뜻에 순종했기 때문이다. 한 번이다. 그가 의를 입은 일이 말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믿음을 시험당한 이는 아브라함뿐만 아니라 신 자신이었다…


2천 년 전의 개그콘서트 _ 라오디케이아 Laodikeia
성스러운 도시(Hierapolis, Ἱεράπολις, Holy City)에 들어서면 길 양쪽으로 수킬로미터에 걸쳐 석관들이 대열을 이루고 서 있다. 네크로폴리스(νεκρόπολις, necropolis), 죽은 이들의 도시라고 불리는 고대인들의 공동묘지이다. 묘를 외딴곳에 쓰는 우리 문화와 달리 많은 지역에서 죽은 자들은 산 자들과 함께한다. 여기 아나톨리아의 고대 도시들 역시 그렇다…


인류 최초의 법정화폐와 관대한 왕의 기원 _ 사르디스 Sardis
만지는 모든 것이 황금이 되게 해달라고, 왕은 신에게 빌었다. 신은 왕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그는 황금의 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만지는 모든 것이 금으로 변했다. 먹을 것은 물론 딸까지도. 슬픔에 빠져 굶어 죽게 된 왕은 당황해서 다시 신에게 빌었다. 자신의 능력을 도로 가져가 달라고. 신은 그럼 강물에 가서 탐욕을 씻으라 말했다. 왕이 강물에 손을 씻자…


기둥이 남았다 _ 필라델피아 Philadelphia (Alashehir)
필라델피아는 비옥한 토지와 상업에 유리한 입지로 짧은 기간 큰 도시로 성장했다. 특히 이 지역의 유대인 공동체는 상인 길드를 발달시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도시에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는 지형적 약점이었다. AD 17년과 23년, 연달아 큰 지진이 발생하자 도시가 황폐해졌고 계속된 여진은 사람이 살기 어려운 도시로 만들어버렸다. 돈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도시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필라델피아는 가난한 이들이 도시가 되었다…


타협 보다 결별 _ 티아테이라 Thyateira (Akhisar)
사도들은 갈라섰다. 마가 요한이라는 제자를 2차 여행에 동행시키냐, 마냐의 문제로 심하게 다툰 것이다. 마가 요한은 1차 여행 때 중도에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성서에는 돌아가 버린 이유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음으로 그가 왜 중도에 포기하고 집에 돌아가 버렸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그의 중도 포기가 두 사도의 심한 다툼의 원인이었다는 점만 기록하고 있다…


페르가몬에서 탄생한 두 개의 혁신 _ 페르가몬 Pergamon (Bergama)
이 도시에서 읽기의 방식이 바뀌었는데 그러니까 두루마리 형태의 스크롤 방식에서 옆으로 넘겨 읽는 페이지 방식으로의 전환이 일어났다. 그것은 고대 왕들의 지식 경쟁에서 비롯되었다…


레드홀에서 아브라카다브라 _ 베르가마 Bergama
파괴하지 않고는 신에게 날아갈 수 없다. 버가모 교회의 터는 원래 이집트 세라피스(Serapis)의 신전이었다. 그 신전을 지키고 서 있는 이는 파괴와 재생의 신 ‘세크메트(Sekhmet)’이다. 이집트의 신 라(Ra)는 인간들이 반항하다 도망치자 세크메트에게 자신의 힘이 담긴 눈을 주며 인간을 벌하라고 명했다. 그러자 이 파괴의 신은 제대로 대학살을 벌이는데…


200년을 잠들었다가 _ 에페수스 Ephesus
황제는 동굴 입구를 막아버렸어. 이들이 우상숭배를 거부했기 때문이야. 우상이야 섬기고 싶은 사람만 섬기게 하면 될 텐데. 황제의 권위는 그런 게 아니잖아. 닥치고 지시대로 해야지. 그러니까 이건 어쩌면 신앙에 관한 게 아니라 권위에 관한 이야기일 거야…


승자는 누구인가? _ 셀축 Selcuk
어떤 사도는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 죽었고, 누군가는 X자 십자가에, 누군가는 칼에, 죽창에 찔려, 불에 타, 톱에 몸이 절반을 잘려, 심지어 어떤 사도는 살가죽이 벗겨지는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이렇게 예수의 제자들이 모두 순교했으나, 사도 요한만큼은 순교하지 않고 100세까지 살며 기록하기를 멈추지 않았는데…


노인을 위한 협박은 없다 _ 이즈미르 Izmir
총독은 86세의 노인을 협박했다. 너의 신을 버리고 황제를 섬기면 자유를 얻을 것이라고. 그러자 86세의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방패 _ 안탈리아 Antalya
Don’t fly my demoiselle crane. Don’t fly away through the wind. Your side lock hair have separated in fibers. Don’t go throwing away through the air. Hit the stick on the paddlebox. We hunted this place yesterday. Boy, bring the gray dun…

 

에필로그

초대하는 사람들, 초대에 화답하는 사람들
요구하는 사람은 많아도 초대하는 사람은 없는 세상에서 마법사는 늘 사람들을 초청했다. 잔치에. 그러나 사람들은 초청에 응하지 않고 요구만 해왔다. 그리고 그것에 지쳐버렸다….


서울, 어느 공원에서
그곳에 나도 가끔 가본 적이 있어. 서울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마지막 장소로 선택할 만한 곳이라고 생각해. 나라도 그곳을 떠올렸을 거야. 이별하기 좋은 곳. 서울의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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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 _  마법사 멀린의 이단적 순례기
記錄家 _  M.멀린
作成日 _  2023
發行日 _  2024. 08
刊 _  검과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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