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카페

20세기 카페

 

 

Prologue..


마법사가 마메리카노를 내려주는 20세기 카페에는 손님이 없다. 다만 오픈도 하기 전부터 찾아온 극강의 그와 카페 맞은편 조선횟집을 둘러싼 의문의 사건들이 손님 대신 주문을 외워대기 시작하고, 첫 손님으로 카페를 방문한 머리 없는 사진사는 우는 벽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는다. 게다가 손님도 없는 카페에 알바가 필요하지 않냐며 찾아온 알바 지망생은, 타로가 가라고 해서 찾아왔다며 횡설수설을 늘어놓다가 잠이 들어 버린다. 그런데 더 괴이한 일은 이 수상하기 짝이 없는 20세기 카페에 남자도 여자도 없는 미래 세계로 통하는 포탈이 숨겨져 있다는데…

_ 21세기, 팬데믹이 강타한 어느 도시에 잠시 존재했던 <20세기 PUB>의 평행 세계
_ [교토바다 단편선]의 season 2. 

 

Contents..


 

나는 섬 너는 새 (1)
“묶어, 묶고 가. 그냥은 못 보내.”“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왜? 뭐가? 너 안 묶고 가면 거기서 묶여.”“나는 파랑새가 아니야. 미안해”“이런 병신 같은 게.”…


나는 섬 너는 새 (2)
“결심하셨습니까?”집도의로 보이는 하얀 가운의 의사가 병원 현관문에서 두 사람을 맞이하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하얀 가운의 깃 부분은 로만칼라로 마무리 지어져 있었다. 가운만 보면 의사인지 신부인지 알 수 없어 보였다…


극강의 그에게 일어난 일
그는 주기적으로 마법사를 찾아왔다. 그러니까 그 주기라는 것은 아마도 그의 주소록 순서였을 것이다. 송년과 신년의 주기를 따랐으니.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는 줄곧 영업직에 있었다…


조선횟집 추방기
“진짜 마법사 맞습니까? ‘마.법.사.’ 란 말이죠?”그는 20세기 카페 맞은편 <조선횟집>의 사장이다. 다부진 인상에 일 잘하게 생긴 탄탄한 몸을 가진 그는 탈북민, 아니 추방민이다…


머리 없는 사진사와 우는 벽
벽은 울고 있었다. 낡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20세기 카페의 카운터 뒷 벽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몰라 끝까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던 벽이었다.‘뭐가 그렇게 슬플까?’마법사는 그 벽을 건드리지 않고 가만히 두고 있었다…


알바 면접
“혹시 알바 뽑으세요?”아니 어떻게 알고 물어보는 거지? 마법사는 깜짝 놀랐다. 방금 알바 모집 공고를 써 붙이려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묻는 이는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앳돼보이는 여학생이었다…


신장개업
손님은 없다. 오늘은 20세기 카페의 정식 개업 날이다. 그러나 오후가 다 되도록 손님은 없다. 그나마 손님이라곤 횟집 사장이 가게 오픈 전에 마수걸이해 준다며 마메리카노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 간 것이 전부다…


남자도 여자도 없는 세계_(1) 치유
“자, 이제 들어오세요.”“네? 아, 네..”그녀는 익숙한 듯 다리를 벌렸어요. 하얀 시트 위에 그녀의 몸이 조명을 받아 붉게 빛나고 있었죠.“어디부터..어떻게 들어가죠?”…


남자도 여자도 없는 세계_(2) 휴먼 힐러
“우리는 휴먼 힐러에요. 주로 남성들을 품죠. 저기 제 친구들이 보이세요? 모두 임신한 듯 몸이 부풀어 있죠?” 꿈속에서 저는 그녀와 함께 어떤 거대한 사원에 서 있었어요…


남자도 여자도 없는 세계_(3) 답장
DM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정신이 어떻게 되신 게 아닌가? 생각하겠군요. 누군가 읽는다면 말입니다. 말씀하신 세계에 대해선 마스터 스쿨 시절 <미래 세계 연구사례집>에서 읽어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능성이 크지 않은 세계라 생각해서 별생각 없이 읽고 말았던 기억이 나네요…


자살청부업자 _(1) 작업 실패
‘저 사람, 뭘 타는 거지?’마법사의 눈에 무언가 포착됐다. 잠시 자리를 비운 중년 남자 손님의 커피잔에 노인은 무언가를 털어 넣었다. 그것은 집중해서 관찰하고 있지 않으면 알 수 없을 만큼 순간이고 찰나였다…


자살청부업자 _(2) 작업 성공
“오늘이 그날이군요. 다행입니다. 제 손으로 직접 제 삶의 마지막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킬러 체면이 있지 타인의 손에 제 마지막을 의뢰할 수는 없죠. 아마 저의 의뢰인이자 킬러였던 그도 그래서 일부러 작업에 실패한 것 같습니다.”…


21세기여, 안녕
깨끗하게 비워진 기다란 바 테이블에 김밥과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놓여 있다. 마법사의 브런치이다. 이 조합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우엉과 계란 그리고 각종 야채가 어우러진 초밥의 풍취가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차가운 청량함과 만났을 때 그리고 그것이 적당히 입에서 뒤섞여 차례차례 목구멍을 넘어갈 때의 매끈한 느낌을 마법사는 사랑한다…

 

에필로그

순천비행 順天飛行
무진에는 안개가 끼지 않았다. 무료한 사내를 잡아끈 무진에는 청명한 봄만이 기다리고 있었다.사내를 무진으로 이끈 힘은 안개가 아니었다…


인숙의 답장
‘아니요. 저는 선생님을 따라가지 않겠어요. 저는 서울에 가고 싶을 뿐이거든요. 여기 무진에서, 안개 속에서, 어느 개인 날을 그리워하고 있는 저를 나무라지 마세요. 제 마음을 흔들어 놓는 것은 선생님의 자유이지만, 흔들리기로 마음을 여는 것은 제 마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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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 _  20세기 카페
記錄家 _  교토바다
作成日 _  2021~2022
發行日 _  2024. 08
刊 _  검과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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