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 또는 종료

종신 또는 종료

 

 

Prologue..


플랑드르 전투에서 만신창이가 된 마법사는 로마의 한 광장에서 붉은 천사에게 ‘은퇴 준비 명령’과 함께 정체 모를 태블릿을 전달받는다. 한국으로 돌아온 마법사는 마법사 전용 은퇴 요양병원을 방문했다가 자신이 받은 명령은 ‘은퇴 명령’이 아니라 ‘은퇴 준비 명령’이란 사실을 간호사로부터 전달받고는 어떻게 은퇴를 준비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한편 마법사는 요양병원에서 한때 자신과 선한 싸움을 함께 하던 마법사의 아들과 오랜만에 조우하고, 그는 마법사에게 꼭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때 휴대폰이 울리고 마법사는 후배 연금술사를 통해 ‘보험설계사’가 되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는다.

보험설계사가 무슨 소리냐며 후배 연금술사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던 마법사는, 요양병원에서 만난 옛 동료를 통해 자신이 올해 희년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는 희년의 정신을 보험설계사가 되어 수행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업의 이름을 ‘종신 또는 종료’라 짓는다.

열정적인 베테랑 선배 보험설계사들의 강의에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 마법사는 보험설계사의 일이 자신이 900년 동안 해온 마법사의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점점 이 일을 자신의 새로운 업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마침내 보험설계사가 된 마법사는 첫인사 자리에서 자신이 속한 지점의 부지점장이 한 때 마법사였던 마법 학교 선배임을 발견하고 반가워한다. 마법사에게 부지점장은 앞으로 수많은 거절을 당할 텐데 무슨 일이 있어도 고객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당부한다. 그리고 마법사는 첫 거절을 당하고는 <거절 처리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를 본 부지점장에게 잊고 있던 15년 전 인연이 연락을 해오는데..

한편 마법사는 첫 출근을 하기 위해 찾은 본사 건물이 마법사가 10년 전 혈투를 벌이던 바로 그 ‘헬로 타워’임을 발견하고는 쏟아지는 비난과 불신의 화살을 맞고 떨어져 내리던 그때를 회상한다. 그리고 이제 중단된 지점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음을 확인하고 중단된 모든 관계들에게 보험설계사로서 찾아가야 하는 일이 자신의 새로운 과업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때 로마에서 천사가 전해준 태블릿이 저절로 켜지며 단절되어 있던 이들의 연락처들이 하나하나 화면에 떠오르기 시작한다.

_ 교토바다의 첫번째 장편
_ [마법행전]의 프리퀄 

 

Contents..


프롤로그

복수에 찬 마법사 (1)
“아이고, 등짐을 지셨나? 등이 왜 이렇게 딱딱하지? 무슨 일을 하시길래.” 앞을 보지 못하는 안마사는 마법사의 등을 만지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 ‘무슨 일을 하냐구요? 마법사랍니다. 영혼들의 꿈을 등에 업고지고 다니다 이 모양이 됐죠.’…


복수에 찬 마법사 (2)
마법사는 몸이 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감지했다. 안마사가 정성껏 풀어내어 주었으나 고된 사역에 지친 마법사의 몸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몸을 돌봐야 한다. 장수의 길을 택했으니….

 


chapter 1. 은퇴 준비 명령
로마에서 마법사는 병이 나버렸다. 백일 간의 플랑드르 혈투에서 마법사는 기력을 모두 쏟아 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서 의심하고 과신한다. 그 양상은 엇박자를 타기 일쑤여서 조심해야 할 때는 과신하고 결심해야 할 때는 의심한다. 위기와 기회를 반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chapter 2. 보상 결핍 증후군
“형, 보험설계사 한번 해보실래요?” ‘얘는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보험설계사라니. 아니 마법사도 은퇴하는 마당에 나보고 보험설계사를 하라고?’…


chapter 3. 희년
희년은 50년마다 돌아온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는 해이다.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나누고 50년이 지나면 다시 원주인에게로 돌려놓았다. 그사이 많은 거래와 상호작용이 생겨난다. 사고팔고, 빌려주고 빚지고, 잃거나 얻거나. 그러나 희년이 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려진다…


chapter 4. 종신 또는 종료
교육장은 한겨울임에도 열기로 후끈했다. ‘아! 이들은 삶의 최전선으로 파병을 기다리는 전사들이구나.’ 보험설계사 교육장에 들어선 마법사는 마음이 뭉클해졌다…


chapter 5. 수트 입은 마법사
“형은 참 극단적이우. ‘종신 또는 종료’가 뭐예요? 될 때까지 하는 거지. 보험은 들 때까지 그냥 계속 관리하는 거예요. 들면 좋고 아님 마는 거고. 설계사가 보험금 줍니까? 회사가 주는 거지. 우리는 그냥 중개만 하면 된다구요. 그렇게 무겁게 생각하심 이거 오래 못해요. 암튼 마법사들은 하나같이 다들 극단적이라니까.”…


chapter 6. 우리가 좋은 나라에서
“유학까지 다녀왔는데 보험설계사가 되겠다고 하니까 집에서 난리가 났어요. 아니 네가 뭐가 부족해서 보험설계사를 하려고 하냐고. 돈 들여 공부시켰놨는데 아까우셨나 봐요. 근데 저한테 보험설계사를 추천해 준 언니의 이야기가 이미 제 마음에 딱 꽂혀버렸거든요. ‘보험설계사가 되면 네가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날 수 있어.”…


chapter 7. 거절 처리 보고서
“아니, 선배님 아니세요?” “쉿, 조용. 사람들 들어요.” 그는 마법사가 소속된 오성지점의 부지점장이다. 마법사의 신입 교육 담당자이자 직속 상사이기도 하다. 마법사는 지점 구성원들과 처음 인사하는 자리에서 그를 보자마자 흠칫 놀랐다. 마법 학교의 선배를 여기서 만나다니…


chapter 8. 다시 돌아온 헬로 타워
마법사의 심장에 화살이 그대로 날아와 꽂혔다. 불신의 화살이. 마법사는 탈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혈투가 벌어진 지 오래인 헬로 타워 15층에 탈출구는 없었다. 날아오는 불신과 비난의 화살로부터 최대한 몸을 피하며 마법사는 그대로 몸을 던져 유리창을 깨고 떨어져 내렸다. 타워 꼭대기에 ‘HELLO’라고 쓰인 거대한 네온사인이 대낮임에도 환하게 거리를 밝히고 있었다…

 

에필로그

소년 이안
“10년 만이네요. 마법사님. 아니 이젠 FC님이라고 불러야 되나요?” “정확히 말하면 13년 만이지. 아니 천삼백년 만일 수도 있고. 우리에게 그렇잖아?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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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 _  종신 또는 종료
記錄家 _  교토바다
標    識 _  그린
收錄曲 _ <회상> 산울림 작곡 / 장범준 노래
收錄曲 _ <좋은 나라> 시인과 촌장 작곡 / 김도현 노래
收錄曲 _ <Skating In Central Park> Bill Evans and Jim Hall  

作成日 _  2023
發行日 _  2024. 08
刊 _  검과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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