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이해 안 되는 부름에
순종하던 누군가가 있었다.
피해 갈 방법은 찾으면 얼마든지 있었다.
핑곗거리도 역시..

전모를 아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고지식한 양반이라고
핀잔깨나 들었겠지만,
그 누군가는 손에 칼을 들고야 말았다.

이삭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그 순간 그 누군가는
이전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겠다.

하늘의 별과 같이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는 예언.
성취되지 않고 있는 약속에 동원했던 인간적인 방법과
그로 인해 갈등의 아이가 된 이스마엘,
그리고 백년 만에 찾아온 약속의 성취.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는 그는
실은 백 년 만에 성취를 알리는 하늘 앞에서
조소를 날렸었다.

게다가 자신의 조급한 선택의 열매인
이스마엘은 사막에 버려져야 했다.

이 순간 이렇게 칼을 집어 들며
그 조소가 이렇게 인과응보 되어진다고
생각했겠다.

덤덤하다.
지은 죄가 많으니
거둬가시는 하늘이 원망스럽지는 않다.
그저 어서 이 시험이 끝나기를..

번쩍 칼을 치켜 올린 그에게
하늘은 답한다.
‘이제야 네가 나를 경외하는 줄 알겠다.’

백 년의 기다림과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 앞에서
그제서야 그는 믿음의 조상이란 칭호를 얻었다.

믿음은 선택이다.
그리고 선택은 책임을 동반한다.
책임 지려는 자는 선택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
책임을 회피하는 선택은
믿음 없음의 방증이다.

하늘은 책임 지려고 하는 자에게
은혜를 베푼다.
더 이상 책임질 수 없는 절망 앞에서야
비로소 하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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