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드라마의 캐릭터
2011.06.20
인생이란 모두 저마다의 캐릭터를 창조해 가는 과정이야. 어느 곳에서 태어나,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경험하는가에 따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캐릭터는 자신만의 독특함을 가지게 되지. 우리는 그것을 개성이라 부르기도 하고, 성격이라 부르기도 해. 어떤 유형의 캐릭터에는 세상이 열광하기도 하고 또 어떤 유형의 캐릭터는 세상이 부담스러워하기도 하지.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이에게 세상은 흥미를 가지게 되어 있어. 게다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캐릭터라면 더더욱 그렇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거부되느냐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지지 못한 사람은 도태되기 마련이란다. 너를 너라고 어떻게 구분 하겠니? 그 누구 닮은 누구, 그 누구랑 비슷한 누구, 쌍둥이들조차 자기 자신만의 캐릭터를 갖는데, 우리는 전혀 다른 나이와 얼굴에도 비슷한 성격과 말투, 웃음소리를 갖고 있지 않니? 무난하기는 하겠지만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을 거야.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저마다 경험하는 각자의 독특한 인생 경험을 통해 구축되는 거야. 누군가는 지지리도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내야 하고, 누군가는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나기도 하지. 그런 전혀 다른 존재들이 부딪혀 새로운 인생 경험을 만들게 되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두 사람의 캐릭터에는 새로운 빛이 깃들이게 되는 거야. 자신만의 특성을 형성하고 사람들 속으로 걸어 들어가,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어디서도 보지 못한 자신만의 고유한 캐릭터를 만들어가게 되지. 우리는 이런 과정을 운명적이다 말하게 되는 거야. 그것은 이미 이번 생에 오기 전 우리의 영혼이 자신과 한 약속이고 시나리오이기 때문이야. 너는 이미 모두 알고 시작한 것이란다.
그럼 선택은 무엇이니? 중요한 순간들의 선택은 다 이미 결정되어 있는 거니? 너는 무엇을 선택하든 네 캐릭터의 고유한 과정들을 담게 되어 있어. 선택이 무엇이든 너의 결정이 너를 만들어 간다는 거야. 사막의 모래바람이 어디에 쌓여 어떤 사구를 만들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된다는 거야. 네가 무엇을 선택하든 말이지.
운명적으로 다가온 네 인생의 모든 국면을, 마치 배우가 자신의 배역을 탐구하듯 받아들이렴. 네가 이번 생에 연기하려고, 경험하려고 선택한 배역에 최대한 충실하게 임할 때, 네 앞에 네가 원한 행복한 순간들이 펼쳐지게 될 것이란다. 다만, 알아야 할 것은 너의 배역, 너의 캐릭터 말이야, 그것의 윤곽을 깨닫게 되거든 일관성을 잃어서는 안 되는 거야.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영화 속 배역이 일관성 없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면 ‘이게 뭐야’ 하게 되는 것처럼, 이것도 저것도 아닌 캐릭터로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면, 우리는 인생에게 미안해질 수밖에 없는 거야.
너의 캐릭터는 무엇이니? 우유부단이니? 그렇다면 사람들이 뭐라 해도 자신 있게 우유부단 하렴. 너의 캐릭터가 막무가내야? 그래 그럼 너는 그저 자나 깨나 막무가내이면 되는 거야. 그것이 지루해질 때쯤, 그리고 삶의 변화가 너를 자극하기 시작할 때쯤 변화해도 늦지 않아. 자신만의 캐릭터를 충분히 익힌 뒤에 조금 더 나아가면 되는 것이지.
판자촌 쪽방에서 지지리도 가난하고 불행하게 살아온 너라면 너는 너의 인생을 원망하겠지만, 어떤 배우들은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일부러 쪽방에서 생활하기도 하지. 그들은 연기이고 너는 삶이라고? 그러니 비교하는 것이 어처구니없다고? 너는 영원히 살겠니? 인생이 드라마가 아니라면 너는 태어나기 전부터도 루저였고 가난뱅이였니? 죽어서도 천국의 판자촌에서 살겠니? 아무리 길어도 백 년을 못 사는 우리의 인생이 드라마가 아니라면,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영원한 삶.이겠니?
네 인생의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너 자신은, 네 인생 드라마의 작가인 거야. 주인공인 너 자신의 캐릭터는 너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 왜 이런 환경, 이런 조건에서, 드라마가 시작되었는 지는 너 자신에게 직접 물으렴. 그건 작가의 몫이 아니니? 부모가 너의 작가니? 학교 선생님이 너의 작가야? 도대체 너의 인생의 시나리오는 누가 쓰고 있는 거니?
우선 쟝르부터 정하자꾸나. 멜로, 판타지, 스릴러, 액션, 휴먼 드라마.. 무엇이니? 너의 인생 드라마의 쟝르 말이야. 그래야 캐릭터를 정하지. 그래야 이놈의 비참한 현실이 설명이 되고 다음 장면이 그려지지. 해피엔딩이고 싶다면 지금부터 시나리오를 수정해 가는 거야. 나만의 스펙터클 어드벤쳐 드라마를 쓰고 싶다면 일단 사표부터 써야 하지 않겠니? 그리고 아마존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야지. 멜로라면 이제는 프러포즈를 해야지. 짝사랑만 이십 년째인 드라마를 누가 보겠니?
하늘에서 우리의 선조, 친구, 앞으로 태어날 수많은 영혼들이 우리들의 드라마를 관람하고 있는 거야. 매일같이 펼쳐지는 지구별 영화제에 김 아무개의 인생 드라마, 박 아무개의 인생 드라마가 저마다 상영되고 있는 것이지.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로 무장한 저마다의 인생 드라마를 관람하려고 영혼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네 인생의 시리즈가 상영되는 영화관에는 파리만 날리고 있는지도 몰라. 거기도 여기만큼 이나 입소문이 빠르거든. “야야, 김아무개 인생 드라마 그거 보지 마라. 지루하고 통속적이기 짝이 없어 어떻게 상영시간 내내 집-회사-집이니 수면제 필요하거들랑 보던지..” 너의 인생 드라마가 이런 평이나 듣고 있는 건 아닐까?
막장드라마여도 전혀 화면전환이 필요 없는 CCTV보다는 나은 거야. 네 인생을 생중계하는 화면 속 주인공인 네가 매일 하품만 하고 있다면, 보는 관객은 이미 졸도해 있겠지.
분명, 너는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가득한 드라마를 썼던 걸 거야. 지금의 고통과 슬픔, 아픔은 말이지, 하늘에선 가슴 울리는 BGM과 함께 영혼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을 거야. 모두가 해피엔딩을 빌어주는 그런 드라마를 썼다면 너는 반드시 행복해지겠지. 또 다른 누군가는 잔혹 스릴러에 매혹되어 인생을 가혹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지도 몰라. 그렇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설사 주인공의 비참한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해도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 네 연기에 탄복한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로 너를 맞을 테니까. 주연상은 떼놓은 당상이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새드엔딩은 그만큼 매력적일 테니까 말이야.
슬퍼할 것은 나만 고통스러운 현실이 아니란다. 다른 사람들과 하나 다를 것 없는 밋밋한 인생. 가슴 뛰는 순간을 경험하지 못한 채, 멍한 시선으로 쳇바퀴만 돌며, 시간만 죽이고 있는 너의 인생 드라마가 더욱 슬픈 거야. 너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인생 드라마, 너는 그것을 연기하고 싶었던 게 아니야. 그러려고 태어난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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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딸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