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의 시대, 5호 담당제는 필요없다 _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끝)

by mmerlin

20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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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르고, 그들은 아는

북한에 보급된 휴대폰이 500만 대에 이른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통제사회인 북한에 어찌 그리 많은 휴대폰이 보급이 되었는가 하며 의아해 합니다. 한류열풍이 북에도 불어, 한국에서 방영된 드라마가 그리 큰 시차를 두지 않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보여지고, 심지어 유행이라니.. 우리가 아는 북한 사회 보다, 북한 주민들이 아는 남한 사회가 더 가깝게 느껴지겠다 싶습니다.

권상우의 <천국의 계단>이 북한에서 히트를 치고, 북한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이라니.. 아마도 총 맞은 사람 보는 일이, 남한보다 더 현실적이어서, 감정이입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억측을 해보기도 합니다.

남한 사람이 아는 북한 사회보다, 북한 사람이 아는 남한 사회가 더 가깝고, 더 현재적인 것 같아, 아.. 이거 혹시 우리만 모르고 있는 거 아닌가? 북한 사회가 어디 미래 SF 영화에서나 나오는 첨단 스마트 시티인데.. 우리만 ‘트루먼쇼’에 갇혀, 북한 사회를 구한말쯤으로 여기고 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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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의 야경

평양에 비행 택시가 막 날아다니고, 그 인민복이라는 것이 웨어러블 스마트 웨어였던 게 아닐까요? 먹을 게 없어 야산에 나무뿌리를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다이어트하고 건강식 하느라, 귀한 산삼 뿌리 캐고 다니는 게 아닐까요? 건강한 웰빙 라이프를 추구하느라, 일부러 호미 들고 산책하며, 피톤치트를 흡입하는 게 아닌가 이 말이죠. ㅎㅎ 너무 나가면 재미없습니다.

어쨌든 우리가 아는 북한사회상은, 적어도 10년쯤은 지난 그림들로만 채워져 있던 게 아닌가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북한 사회는 어째서 자신들의 전통적인 주민 통제 방식을, 느슨하게 풀어가고 있는 걸까요? 남한 지도층 인사들이 강력하게 주장하던..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회를 보면 충격에 휩싸여, 체제 전복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왜! 작동하고 있지 않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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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대의 휴대폰 그리고 5호 담당제

휴대폰 500만 대. 그러니까 2천만 인구에 500만 대면.. 한 가정에 적어도 1대의 휴대폰이 보급되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북에서도 USB를 사용하냐고 신기해하지만, 2005년 이후부터 이미 필수품이 되어 왔다니, 북한내 정보의 유통은, 이미 현대적 국가의 수준과 크게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물론 여전히 인터넷 접속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주민들이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해서 해외 소식을 접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어쩌면 이것도 부정확한 정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북중 국경을 통해 넘어오는 무선전파는,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는 김일성 장군이라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국경선 전체에 걸쳐 날아다니는 무선전파를 막는 건, 김일성 장군의 혼령이라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그러면 문제는, 국경 지역에서 넘어오는 정보의 북한 내 유통일 겁니다. 그건 좀 철저히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상식이라면 못 듣고, 못 보게 해야 통제가 쉽지 않을까요?

그런데 500만 대의 휴대폰은 다 뭐랍니까? 예전에는 사상과 정보의 유통을 막기 위해 종이 보급량을 통제하기도 했는데, 종이는커녕 공기에 실려 하늘로 날아다니는 전파를 수신하는 휴대폰, 세상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는 메모리는, 어째서 통제를 하지 않고 오히려 보급을 확대했답니까?

우리는 초연결의 사회를 맞아, 정보의 무한한 소통이 가능해지고, 실시간으로 사상과 생각, 이념과 의식의 교류가 가능해진 사회가 무한한 자유를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보가 모두 오픈된 사회야말로, 민주주의의 강력한 도구가 되어줄 거라고 핑크빛 환상을 그려 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드러난 네트워크는, 결국 원하기만 하면 누구든 상대의 모든 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마법의 수정구슬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드러난 만큼, 권력 또한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져 있지 않다면, 모든 것이 드러난 사회의 권력자에게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할 수 있는 마법의 수정구슬을 획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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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담당제. 이것은 우리가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북한 사회의 전통적인 주민통제 방식입니다. 5가정당 1명의 담당 선전원이 주민의 감시와 통제, 세뇌교육을 담당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상급 당기관에 보고가 되어 처벌을 받게 됩니다.

유래는 조선 성종 때, 그 유명한 한명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명회가 주민통제를 위해 도입한 ‘오가작통법[五家作統法]’ 은 5가구를 1통으로 묶어 호구를 밝히고, 범죄자 색출, 조세 징수, 부역 동원에 활용하였습니다. 심지어 이것은 5가구가 조세 등의 연대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이를 1958년, 김일성이 북한 사회에 도입하여 전국 요새화 정책에 활용하게 된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죽을 것 같습니다만.. 5호 담당제, 인간이 하는 일에는 모두 유두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5호가 하나로 묶여 통제를 받는 것은, 5호가 함께 뭘 어떻게 해 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담당 선전원의 성향에 따라, 또는 나름의 인간적 유대와 어드벤티지에 따라.. 서로 짬짬이가 가능하기도 하다는 말입니다. 중앙 집중형 통제를 하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부패가 만연하게 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효율적 관리를 위해 그룹으로, 섹터로 묶는 방식에, 누수가 나기 시작하는 말단의 구멍들 말입니다.

이리저리 새는 겁니다. 중앙으로 올라와야 할 무엇들이 막 이리저리 새는 겁니다. 결국 노련한 통제자는 그 새는 걸 감안해서 통제 정책을 실시해야 합니다. 알아서 빼갈 것은 빼가라, 니들끼리 뒤에서 뭘 어쩌는 것까지 손대지는 않겠다. 그냥 눈감아줄 테니 적당히 알아서 해라. 뭐 그러는 겁니다. 그러다 손 좀 봐야겠다 싶을 때, 확 뒤집어 까보는 겁니다. 여기저기 빠져나간 구멍들을 들춰내는 겁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빌미로 날려 버리는 겁니다. 이게 전통적인 중앙 집중형 통제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칫 이 방식을 잘못 운영하다가는, 스멀스멀 골로 가는 수가 있습니다. 하부조직들이 저마다의 짬짬이를 가져가다, 어느새 둘셋씩 모여 힘을 기르고, 여차하면 힘을 모아 정권을 전복해 버릴, 반란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내란까지는 아니어도, 중앙에 반기를 들거나 중앙의 정책에 태만하면서,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난다 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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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히려 전체주의 독재국가에서의 골치는, 이러한 하부 권력구조, 중간 통제조직의 부패화입니다. 독재자는 국가의 위신도 있고, 체면치레도 해야 하면서 동시에, 날로 증가하는 반동분자를 색출하기도 바쁘고, 언제 내 목을 치고, 내 자리를 뺏으려 들지 모르는, 내부 견제세력의 움직임에도 시야를 놓을 수 없으니.. 하루 24시간이 좌불안석, 소화불량에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스트레스로 폭주와 폭식에 살이 찌지 않고 배겨날 수가 없습니다. 성인병으로 죽어가는 겁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얻은 독재자가 행복해 보이겠지만,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풍선들 위에서, 몸을 조금이라도 잘못 움직였다간 자신을 받치고 있던 풍선들이 터져나가거나, 엉뚱한 풍선이 애드벌룬처럼 부풀어 올라, 나를 밀어내 버릴지도 모르니.. 이거이거 매일매일이 노심초사, 살얼음판입니다.

그런데 모바일의 시대에 들어서, 이 독재자들의 숨통을 틔워줄 획기적인 기술들이 개발되었으니.. 그것은 휴대폰이 아니겠습니까? 한동안 CCTV와 도청장치들이 효과적인 통제 수단이기는 했습니다. 낮말은 CCTV가 듣고, 밤말은 도청장치들이 들어 꼬박꼬박 잘 꼰질러 주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한자리에 매달려 사각지대가 생겨나고, 불특정한 움직임을 포착할 수가 없으니, 익숙한 박쥐들은 잘도 피해 다니는 겁니다.

그러나 이 신비의 휴대폰..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휴대폰 없이는 못 사는 중독성으로 말미암아, 상시 휴대하고 다니게 되니.. 화장실에 가도, 잠들 때에도, 심지어 밤일 중에도 사방 1미터를 떨어지지 않고, 아니 잠드는 순간까지, 자석이라도 달린 것처럼 몸을 떠나지 않으니.. 이런 명기가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500만 대의 휴대폰, 그냥 공짜로라도 안겨 주었을 만합니다. 세계 최고의 해킹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북한의 해킹 능력이라면. 수준이 미국 CIA를 능가한다는 북한의 해킹부대의 실력이라면. 24시간 원하면 언제든지, 북한 전역, 심지어는 전 세계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들여다볼 수도 있는, ‘제3의 눈’과 ‘소머즈의 귀’가 김정은 위원장의 존엄한 1호 휴대폰 어플에 저장되어 있을 거란 말입니다.

그러니 남조선 대통령의 오늘 아침 소변 발의 소리가 우렁찼는지, 레드벨벳이 어젯밤 연습 중에 어떤 야식을 먹었는지, 모두 듣고, 보고, 웃고 있었을지 모른단 말입니다.

그러니 5호 담당제,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IT 기술에 밝다는 김정은 위원장, ‘됐다 그러고 이거나 하나씩 나눠주라우 동무’ 하지 않았겠느냔 말입니다. ‘가정마다 1대씩.. 그리고 좀 환장하고 들여다봐야 하니, 거 요즘 세계 최고라는 한류드라마 좀 보게 하고 말이지. 내래 붉은융단 아낙네 떼거리가 좀 볼만하더라 이 말이지..’ 하지 않았겠냐 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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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속도와 통제의 속도

통제의 방식이 쥐도 새도 모르게 바뀌고 있다는 말입니다. 중국은 ‘빅 인텔리전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12분 동안 13억 국민 모두를 확인하고, 4분 만에 중국 수배자 명단에 있는 모든 인물을 검토하며, 단 3.5분 만에 중국 내 모든 운전면허증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은 4천3백 명의 경찰을 활용한 유인 감시카메라로, 도시 전체를 100% 커버한다고 합니다. 택시에 경찰 감시 카메라를 장착하고, 상업용 운송 트럭과 통학버스를 포함한 모든 차량의 운전자들에게 전자 인식표를 달게 함으로써, 모든 운행 차량에 대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벌써 옛날 얘기, 블랙박스와 휴대폰 기지국 위치 추적만으로도 빅브라더의 감시체계는 매우 훌륭하게 가동될 수 있습니다. 조지 오웰이 경고한 감시사회의 첨단화가 아주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겁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개인 정보는 이미 굴러다니는 전단지처럼 무가치하게 된 지 오래고, 최근의 페이스북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은 이미 신상정보를 넘어,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걸 알려줍니다. 개인의 정치 성향까지 파악해 선거에 활용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니, 아니 가짜 뉴스로 마음대로 조작할 수도 있으니.. 이러다 우리는 그저 표 찍는 머신이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게다가 오늘은, 포털 다음이 MB 시절, MB에 비판적인 누리꾼 정보를 기무사에 제공하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회도 예외가 아니었던 겁니다.

아.. 이 모바일 시대에 개인의 주권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비록 독재자가 없다 한들, 우리의 정보와 생각은 과연 나만의 것일까요? 내가 인식한 사실과 해석은, 나만의 독창적인 것입니까? 보여지고 들려진 대로, 기계처럼 주입된 무엇이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느냔 말입니다.

모바일의 시대, 개인의 주권은 휴대폰에 종속되어 버렸습니다. 전자발찌처럼 강제로 채워진 게 아니라, 좀 내려놓으라고 해도 내려놓을 수 없는, 중독 현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은 누가 의도한 것도 아닌, 누가 강제로 채워준 것도 아닌, 자발적 발로에 의한 것이니, 스티브 잡스를 원망할 수도 없습니다.

모바일의 시대를 넘어, 이제 곧 펼쳐질 웨어러블, 홀로그램의 시대가 도래하면, 우리는 이제 완전히 그들의 손에 놓여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모든 것이 드러나고, 모든 것이 연결되는 블록체인의 시스템이 구현이 되면, 만세를 부를 이는 저 중앙 통제자들, 권력자들일 것입니다. 무분별하게 기술만 앞당겼다간, 그 유해성을 알지도 못한 채 좋다고 납과 수은을 얼굴에 발라대고 있는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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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렸다

중국은 G2로서, 미국과의 거대한 일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시진핑의 장기집권의 명분에는, 청나라 이후 잃어버린 세계의 중심, ‘중화인민공화국’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중국인들의 자존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명실상부한 G1으로 올라서기 위해, 중국은 주민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이 속도대로 흘러가다간, 부익부 빈익빈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며, 이로 인한 사회의 불만은 더더욱 팽배해질 것입니다. 게다가 인류 전체를 위해서라도, 중국의 개발 속도는 잘 조절될 필요가 있습니다. 13억 인구가 미국인처럼 먹고 마셔대다간 전 세계가 쓰레기장이 되어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13억 인구의 중산층화는 그만한 전력, 자원의 공급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들이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자원 소모량과 그에 따른 환경파괴의 정도는 지금으로서는 가늠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 뒤를 따라올 인도와 남미,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중국의 자원 조절 모델에서 방향을 찾지 못한다면 세계는 정말 극한 상황에 빠져들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시진핑이 밝힌 디지털 레닌주의. 4차 산업혁명, IOT 인프라를 통한 정보 수집, 그리고 자원 조절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통한 국가 자원의 효율적인 운용과, 부의 배분 정책이 반갑기도 하지만, 강력한 무기를, 강력한 나라가, 무소불위로 소유하게 되는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합니다. 중국은 벌써 개인의 쇼핑 습관이나 사회적, 도덕적 행동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까지 포함한 시민 등급제를 도입하겠다 하니 현대판 카스트제도가 생겨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게다가 블록체인/암호화폐, 이것이야말로 빅브라더에게는 최고의 무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돈줄을 쥐면 모든 것을 쥐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걸 안 하고 그냥 내버려 둘리가 없습니다. 벌써들 잔뜩 챙겨놓고는 본게임을 준비하고 있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그걸 개인이 어떻게 막고 자시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탈탈 털리는 수밖에요.

북한, 중국이 하는데 미국은 가만히 있겠습니까? 문제는 이 새로운 디지털 제국주의의 전장의 한복판에서, 누가 네트워크를 장악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누구 이 빅브라더의 자리를 최종적으로 획득하겠는가? 이 말입니다. 그런 판에, 어쩌면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던, 세계 최대 사용자를 가진 SNS, 페이스북의 주커버그가 일단 날아간 듯 보입니다. 트럼프는 다음 타깃으로 아마존, 제프 베조스의 목을 조여가고 있는 듯하고, 아이언맨 엘론 머스크는 우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나 위태위태합니다.

사토시가 꿈꾼 세계는 이런 것이었을까요? 판도라의 상자를 전해주고 사라진 사토시는, 혹 죽은 김정일이 아니었을까요? 서방세계를 좀 먹어들어가기 위한 위장술이 아니었을까요? 북한의 아오지 탄광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게 아니라, 개마고원 지하에 펼쳐진 거대한 코인채굴기들에 공급할 전기를 생산하고 있던 게 아닐까요? 그렇게 끌어모은 코인들로 잔뜩 배가 부른 김정은이, 시진핑과 트럼프에게 코인 지갑을 보여주며 ‘너 이런 거 있어?’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핵무기가 원자탄이 아니라, 동전지갑이 아니었냐 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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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맹랑하다고 치부하기엔, 우리는 어쩌면 이 거대한 판도라의 상자를 이미 열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여기 스티밋의 고래 중 누군가가 김정은, 또는 북한의 스티밋 부대의 일원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을 하겠느냔 말입니다. 김정은이 나의 포스팅에 풀보팅을 감행하면, 나는 누군 줄도 모르고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 지도 모르는 일이 아닙니까? ㅋㅋㅋ

너무 나갔습니다. 하지만 개연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이제 어쩌면 All or Nothing의 [세계최종전쟁]을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연약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아!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입니다.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입니다. SNS도, 암호화폐도, 카톡도, 모바일 게임도, TV도, 인터넷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신용카드, 체크카드도 쓰지 않고, 은행에 예금도 하지 않고, 현금만 사용하면서 CCTV를 피해,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거리에서 떡볶이만 현금 주고 사 먹으며, 골방에서 만화책만 본다면.. 어쩜 그 손아귀를 피해볼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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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개미들 곳간 털어먹으려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그랬구나..

그러나 우리는.. 너무 깊이 와버렸습니다. 심지어 적의 최종병기가 되어줄지도 모를, 암호화폐 세계의 한복판에 이미 들어와 버렸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우리가 빅브라더 하면 안 됩니까? 어케 김정은 휴대폰 해킹해서, 오밤중에 리설주랑 뭔 얘기하는지, 유튭 라이브 띄우면 안 됩니까? 700만 개미투자자들 모아, 김정은 고래와의 바츠해방전쟁을 벌이면 안 됩니까? MB한테 네티즌 정보 넘겨줄게 아니라, 네티즌한테 MB 정보를 넘겨줘서, 어따 돈 빼돌리는지 수사하게 만들어 주면 안 됩니까? 왜 엄한 포탈한테 공짜로 내 정보를 제공해가며, 심지어 내 사상을 통제당해가며, 천삽뜨기 운동을 해야 하는 겁니까? 이 블록체인 위에다 먼저, 개미들의 천국을 건설해 보면 어떻겠느냔 말입니다. 그놈들의 입으로 꾸역꾸역 밀려들어가지 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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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종전쟁은 우리 손으로

그래서 지금의 이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질서를 세우는 일에 나서고 있는 우리는, 매우 중요한 하나하나입니다. 바츠해방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내복단’의 기억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죽 쒀서 개주고 말았던 ‘내복단’ 연합군의 실패 또한 명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구한말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선택 하나하나가 한반도 주민들의 운명을 어떻게 좌우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러한 때입니다.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진화해 갈지.. 지금 현대인의 선택이 우리의 운명뿐만 아니라, 미래인의 운명까지도 좌지우지한다는 말입니다.

진화하는 네트워크의 강력한 결집은, 개인을 모둠에서 부수고 철저히 고립시켜, 역동하는 움직임을 만들어 내지 못하게 조작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은 태블릿 하나로, 아직 문명의 이기에 어두운 미련한 정권의 뒤통수를 날려 버렸습니다. 다행입니다. 이메일도 보낼 줄 모르는 독재자를 둔 덕입니다. 그러나 본 게임은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저 新 플랫폼 독재자들의 어두운 야망 뒤에는, 이 플랫폼을 장악하여, 인류 네트워크의 강력한 통제자가 되겠다는 야심이 싹트고 있습니다. (싹 트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목표를 가졌던 게 아닙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을 뿐인데, 어느새 싹이 돋아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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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머신과 머신이 대립하고 경쟁하던, 원스어폰어타임인월드(Once upon a time in world)에서는, 적절한 힘의 균형과 통제가 이루어졌습니다. 보스와 보스들 간의 힘겨루기는, 적어도 빅브라더 일인독재의 시스템이 자리 잡을 공간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나와바리가 마구 무너지기 시작한 지금에, 곧 출현할 빅브라더는, 아마도 우리들의 골수까지 쪽쪽 빨아댈 것입니다. 무한대로 자기증식을 확장하고 있는 네트워크의 빅브라더는, 결국 그 독재자의 피까지 요구할지 모를 일입니다. 거대한 인공지능 포스트 휴먼의 등장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긴장하며 이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합니다. 개인이 주권자로서 존재할 수 없게 하는.. 시스템의 구멍을 철저하게 찾아내고, 지적질 해대야 합니다. ‘좋아요’ 따위의 버튼에 중독되어, 스멀스멀 우리의 의식구조를 파먹어 들어가던 주꾸미의 야욕이 좌절된 이시점에.. 우리는 다시한번 그 SNS의 탄생설화 ‘소셜 네트워크’를 리플레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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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iends와 Enemies, 자리가 바뀐 듯..

아니 오히려 할 줄 아는 건 트위터질 밖에 없는 트럼프의 등장이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IT 기술에 밝고, 핵무기까지 손에 쥔 김정은이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해 준다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트럼프가 무식한 재래식 방법으로 여기저기 두들겨 대며 잠들어 있던 머신 보스들의 코털을 건드려 대고, 무역전쟁을 선포해 댐으로써, 스멀스멀 IT 네트워크를 장악해 들어가던 플랫폼 독재자들의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어준다면, 우리는 다행히 시간을 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망을 구축한 대한민국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이 때에, 촛불의 열정으로, 독재를 하려고 들었다간 어떻게든 끌어내리고 마는, 응징하고 마는 우리의 시민정신으로, 이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고 선점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 스머프 마을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우리의 손으로 직접 구축해 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먼저 자리 잡고 서서, 싸이월드의 실패를 교훈 삼아, 네트워크의 시대에, 매번 우리에게 먼저 찾아오는 기회를 쌈 싸 먹지 말고, 이제는 제대로, 이번에는 반드시, 우리가 세계질서를 구축해 가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 스티밋, 지금 스티밋, 新 5호 담당제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고래와 플랑크톤의 창조적 연대를 통해, kr 생태계의 견고한 힘을 구축하고, 아울러 스티밋 전 생태계에 영향력을 확대함으로. 마침내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역사에 길이 남을, 개미해방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나 뭐래는 거냐..
아무튼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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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PH 알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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