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심의 커뮤니티

+ 마스터 회의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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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영감탱이 저 주문 좀 봐라. 맨~날, 그게 뭐야. 가나다라마바사..누가 세종계열 아니랄까 봐, 맨날 가나다라마바사.. 왜 후렴으로다가 ABCDEFG도 하시지.’

“그건 영국사람인 찰스님이 하셔야지. 난 한국인이잖수.”

“이쿠, 들으셨구나. 아니 뭐 흉보는 게 아니라.. 레파토리가 100년째 그대로셔서리, 좀 최신 걸루다가 바꿔보시는 것도 좋겠다~ 이 말씀이죠. 와썹 맨~ 뭐 이런 것도 좋잖아요. 젊어 보이고.. “

“거거 체통 없게시리, 마법사가 와썹~ 맨은 또 뭡니까?”

“(가나다라마바사나 와썹~ 이나, 거드름은..) 아, 네네 그럼 이만 시작하겠습니다. 저 멀린은 그만 깨울까요?”

“좀 놔둡시다. 스스로 깨어날 때까지.. 많이 피곤했을 거요.”

오늘 회의의 사회를 맡은 그랜드 마스터 찰스는 단상에 오릅니다. 중앙무대 오른편에는 심리관 이도가 백색의자에 앉아있고 맞은편 단상에는 사회자 찰스가 서 있습니다. 그리고 무대 중앙에는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마법사 멀린이 플로팅 되어 있습니다.

“존경하는 마법사 여러분, 반갑습니다! 찰스예요~”

찰스가 단상에 올라 7천명의 마법사들에게 손을 흔들자,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와 환영의 휘파람 소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마법사의 세계에서 흔하게 경험할 수 없는 이 대동의 순간, 마법사들은 한순간 한순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네네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이번 마스터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오신 마법사 여러분, 모두 반갑고 환영합니다. 아, 저기 러시아 마법사 토이도 오셨네요. 푸틴은 잘 있죠? 사료는 잘 먹습니까? 근육 자랑만 한다구요? 개 버릇이 다 그렇죠. 오~ 중동에서도 오셨네요. 이름이 뭐셨더라? 아.. 빈술만! 맞아요 빈술만. 술잔은 비면 안 되는데 하하하 농담입니다. 다 웃자고 하는 소리죠. 유가 떨어져서 곳간은 비어가고 있죠? 에이 그러게 기름만 믿고 있다가는 인생 미끄러집니다. 아시면서.. 마법사가 그런 건 좀 막아줘야죠. 요즘 얼굴에 자꾸 개기름이 껴서 말이죠. 나이 들면 이런 게 다 불편하답니다.”

그랜드 마스터 찰스, 오랜만에 서 보는 큰 무대에 흥분한 나머지 이 말 저 말 늘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내 분위기는 점점 썰~렁. 찰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사회자 단상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회의를 시작하셔야죠.

“암튼, 실로 오랜만입니다. 2차 세계대전 대책회의 이후, 어~언 75년 만에 여러분을 다시 뵙게 되니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 여러분들 중 대부분은 당시에 태어나지도 않으셨었을 테지만, 어쨌든 우리 모두 상위자아를 공유하고 있으니, 직관으로 접속하시면 서로 다 아는 사이, 이미 만난 사이들인 거죠. 사실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하시고 싶지만, 아시다시피 마법사의 삶이란 게 자신의 의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삶이라, 한 번 모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스팀시티] 덕분에, 이렇게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모두 아시다시피, 마법사 멀린의 직관을 통해 매우 급작스럽게 탄생한 [스팀시티]의 현황과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이것은 단지 인류사에 어떤 새로운 시스템이 출현한 일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간 수많은 발명과 발견, 제도와 시스템의 등장이 있었으나, 이것은 거의 핵폭탄급 위력을 가진 어마어마한 시스템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는, 매우 중차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류사를 뒤흔들, 아니 우주 진화의 역사 속에서, 분리된 의식, 신적 개별 자아로서의 상호작용의 거대한 첫번째 물리현상이 발현한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어떤 새로운 경제 시스템의 등장만으로 상징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인류사에 드디어 본격적으로 발현되는, 개인의 역사가 시작되는, 위대한 출발인 것입니다.

이제까지 인류가 하나의 덩어리로, 개별화, 개체화되지 않은 세포 덩어리로서 지구와 한 몸을 이루고 있었다면, 인류의식의 출현 이후, 드디어 지구를 떠나 우주로 나아가게 할 첫 개인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체와 전체로 만나, 집단과 집단이 상호작용하여 이루어내는 덩어리로서의 자연 개체가 아닌, 하나의 완전한 신적의식으로서의 개인이, 완전한 경제주체로서, 사회 속에, 생태계의 시스템으로서 발현하게 되는, 그 시작점에 들어선 일이란 말입니다.

우리 모두가 지난 10여년간 이 블록체인 시스템의 등장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까? 대제사장 사토시의 글로 구현된 이 새로운 세계가, 정말 인류의 새로운 경제 시스템으로,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위한 새로운 네트워크로 자리 잡게 될 것인가, 얼마나 가슴 졸이며 지켜봐 왔습니까? 저의 존경하는 스승, 대마법사 애덤스는 이를 두고 국부론 이후 300년만에, 드디어 진정한 ‘보이지 않는 손’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고까지 칭송했습니다.

성장을 향한 개인의 열망, 그것들이 어우러져 벌이는 성장의 향연으로서의 ‘시장’이, 그동안 온갖 권력자들의 암투의 도구로 쥐락펴락 장난질을 당했으나, 이제야 비로소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되고, 개인들의 상호작용이 그대로 시장가치를 지니게 되는 위대한 도구가 인류의 손에 쥐어지게 된 것입니다.”

‘어험.. 거 참 말 많네. 불편하구만..’

평소 국가주의적 경향을 표현해 온 마스터 이도가 불편한지 연신 헛기침을 하지만, 시장친화적 경향의 마법사 찰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장황하게 피력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인류는, 드디어 확고한 경제적 주체로서! 더이상 집단과 국가에 종속되지 않는 완전한 개인으로서! 우주 생태계에 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인류는 완전한 우주로 상호작용하며, 지구에 머물러 있던 인류의식을 전 우주로 확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제 더이상 인류는, 지구는 평평하다며 인류의 의식을 좁은 대륙에 묶어 놓은 속임에서 벗어나, 둥근 지구를 돌고 돌아 박차고 날아 저 광대한 우주의 위대한 개척자로서, 첫 인류로서, 자신들을 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누구도 자신의 경계를 국가와 중앙 시스템에 제한당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하는 곳 어디에서나 살고, 원하는 곳 어디에까지나 뻗어갈 수 있습니다. 국경이 우리를 막아설 수 없고 중력이 우리를 묶어 둘 수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의 허락도 없이, 국가와 중앙시스템의 도움 없이 지구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성장에 관한 우리의 의지를! 누구에게도 허락받을 필요가 없다 이 말입니다. 그러므로 인류는 드디어 혈통과 지역성, 인종, 연령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입니다. 이제 드디어 꿈꾸는 자들은 누구나 자신의 영토를 스스로 택할 수 있는,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되었다, 이 말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마법사들은 이제.. “

“질문 있습니다! 그랜드 마스터시여, 제 질문을 받아 주십시오!”

찰스의 장황하고 두서없는 인사말이 지루하게 이어질 타이밍이었습니다. 관객 속 맨 앞줄에 앉아 있던 동편 마법사 남준이 번쩍 손을 들고 찰스의 일장 연설을 막아섰습니다.

 

동편 마법사의 질문

 

“아.. 저기 말 다 안 끝났는데.. 네 뭐 좋습니다. 남준 마법사 질문이 뭡니까?”

“앞으로 나가서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아.. 뭐 그러시죠. 어차피 오늘 청문위원이시기도 하니, 나오셔서 발제도 함께 해주시죠. (쩝.. 말 좀 하게 두지, 짜식.. 이런 자리가 흔한 게 아닌데..) “

찰스의 아쉬운 기색을 아랑곳하지 않고, 동편 마법사 남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뚜벅뚜벅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깊이 잠들어 있는 마법사 멀린의 플로팅 옆에 서서 잠시 고개를 숙여 경의를 표하고는, 관중들을 한번 휘하고 돌아보더니 남준, 발언을 시작합니다.

“우리는 지난 시간, 마법사 멀린의 블록체인 체험기를 실시간으로 접하며 많은 의문과 기대를 동시에 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인류사적 시스템이 커뮤니티를 본질로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실제로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는 마법사 멀린과 우리 모두에게 제시된 새로운 과제입니다. 존경하는 그랜드 마스터 찰스께서는, 이 시스템이야말로 인류가 집단에서 벗어나 완전한 개인으로서, 성장을 지속하게 해 줄 위대한 도구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완전한 개인은 커뮤니티를 어떻게 이룹니까? 어떻게 집단과 단체를 떠나 하나의 독립체로서 완전한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습니까? 이 도래하는 새로운 시스템이 커뮤니티를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는데, 완전한 개인들이 어떻게 커뮤니티를 구성하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답변해 주시겠습니까?”

“어려운 질문이군요. 음.. 일찍이 대마법사 애덤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선의의 법령과 규제로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자유방임하십시오. 간섭하지 말고 그대로 내버려 두십시오. ‘이기심이라는 기름’이 ‘경제라는 기어(gear)’를 거의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잘 돌아가게 할 것입니다. 계획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통치자의 다스림도 필요 없습니다. 시장은 모든 것을 해결할 것입니다.’

개체와 전체의 상호작용의 근원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애덤스의 말대로 이기심에 근거하는 것이 아닐까요? 성장에 대한 의지 말이죠. 그 의지를 풀어놓게 되면, 우리는 성장을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완전한 개인들이 이루는 커뮤니티란..”

“헛, 어~험”

“음.. 저는 사회자니까, 제 답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제 생각을 들으려고 모인 자리는 아니니까요. 누가, 어느 마법사께서, 대신 이어서 답변해 주실 분이 있으십니까?”

찰스는 답변을 마구 늘어놓으려다가, 계속 헛기침을 해대며 눈치를 주는 이도가 신경 쓰여, 일단 말을 멈추고 장내로 답변을 돌립니다. 그때 찰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편 마법사 아이작이 번쩍 일어서 성큼성큼 무대로 걸어 나왔습니다. 동편 마법사 남준의 반대편에 서서, 잠시 멀린의 플로팅에 예를 표하고는 다짜고짜 답변을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더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존경하는 마법사 여러분, 서편 마법사 아이작입니다. 우리의 마법은 모두 어디로부터 시작되었습니까? 우리가 아무리 직관을 따르고 우주의 신비를 추구한다 하여도, 어쨌거나 물질에 구속된 생명체가 아니겠습니까? 생명체의 현상이란 진화의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것이고, 이기심이야말로 진화의 근원이 아니겠습니까? 생존에 대한 본능, 자연 현상과 상호작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진화 그리고 적자생존의 원리 아니겠습니까? 진화하는 우주와 호흡을 맞추는 변화, 그 변화에 적응한 존재와 개체가 생존을 획득하고, 다음 생으로 그다음 생으로 자신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화적 커뮤니티란, 상호작용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행위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제거되는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고정된 덩어리들이죠. 그것들은 풍파에 깨지고, 부서지고, 변이되고, 소멸하는 것입니다. 세포는 나누어지고 나누어질수록 새로워지고 강해지는 것입니다. 세포는 홀로 독존할 수 없습니다. 단세포 생물로 돌아갈 게 아니라면, 인간의 이기심은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이종교배야말로 성장의 동력이니까요. 그러지 않고 독존자로 홀로 남아서는, 유전자를 이어갈 수가 없는 것이죠. 순혈만을 추구하다가는 멸종하고 마는 것입니다.

중력이란 무엇입니까? 결국 이기심은 성장과 생존을 위하여 서로를 끌어당기게 되어 있습니다. 지구 어머니의 이기심이 모든 생명체를 중력으로 끌어당기고 있듯이, 지구의 자녀인 인류 역시 서로를 끌어당기게 되어 있습니다. 진정한 이기심을 추구한다면 말이죠. 그러나 오히려 위험한 것은 비겁함을 숨긴, 성장을 포기한 이타심입니다. 요즘의 인류는 이타심으로 위장한 간교한 욕심으로 서로를 속이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타인을 위한다 하면서 교묘한 동정심으로 상대를 종속시키고 노예로 만들어 버립니다. 개인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거하고, 대신 도움에 의존하는 이타적 존재로 고정시켜 버립니다. 복지를 말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외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성장의 사다리를 발로 차버리고선 이를 감추려 혜택을 주는 척하거나, 개인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시스템과 인프라로 장벽을 둘러 놓구선, 복지 어쩌구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단 말입니다.”

“연합은 그래서 탈퇴하신 겁니까?”

“네?”

“서편 마법사 연합에서 얼마 전 탈퇴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그 이유도 성장을 위한 탈퇴였는지 묻는 겁니다.”

서편 마법사 남준은 동편 마법사 아이작의 서편 연합 탈퇴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서편 마법사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득세하는 이념주의자들에 대항해 연합체를 구성했습니다. 그러나 그때에도 아이작은 이러한 집단적 움직임은 개별적 성장에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며 연합체 합류에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이념주의가 득세를 하자 어쩔 수 없이 연합체에 합류를 하긴 했으나, 그마저도 예산 시스템에는 합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일부 지역 마법사들이 지나치게 연합체를 좌지우지한다며 아예 연합체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아.. 매직시트에 대해서 말씀하시는가 보군요.”

“매직시트라니요! 우리가 마술사입니까! 미라클입니다. 미라클!”

“내려와요! 내려와. 매직이 뭐야 매직이..”

매직시트라는 표현이 거슬렸는지 관객석에 앉아있던 서편 연합의 마법사들이 모두 들고일어나 격앙된 목소리로 항의를 해댑니다. 아무튼 지역감정이란, 마법사들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조용! 조용! 거 단어 하나 잘 못 쓴 거 가지고 말꼬리를 붙들고 그럽니까. 마법사 체통이 있지. 합리적이지 못하게.. 아이작, 실수 하신 거죠? 사과하고 넘어갑시다.”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사회자 찰스가 상황을 수습합니다. 그래도 같은 지역 출신이라고 슬쩍 아이작 편을 드나 봅니다.

“아, 제가 매직이라고 했군요. 단어 선택에 미숙했습니다. 율법사들이 자꾸 매직이라고 놀려서 대응하다보니 그만 입에 붙어 버렸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불쾌하셨다면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네, 뭐 그렇지만, 집단으로 모이는 일은 언제나 한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여전히 저의 생각입니다. 모일 때와 흩어질 때를 구분할 수 있어야 원활한 상호작용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집단을 구성할 수 있지만, 그 필요가 사라지면 언제든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죄송하지만, 연합체는 이제 고인물이 되었어요. 그 안에서 서로 결탁한 채 성장을 방해하고 있단 말입니다. 리딩 그룹은 리딩 그룹대로 팔로워 그룹의 부담을 끌어안아야 하고, 팔로워 그룹은 리딩 그룹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빌미로, 성장 의지 없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지요. 이렇게 해서야 지구촌 마법계 전체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가 없습니다. 서편 연합체의 존속을 위해 신진 마법사들의 성장이 일방적으로 희생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속적으로 착취할 수 있어야 존속이 가능한 상태가 되어가고 있다고요. 사람이 아닌 개념의 존속을 위해 사람을 희생시켜서야 되겠습니까? 성장하지 않은 채 평균연령만 점점 높아지고 있죠. 새로운 피가 수혈되어야 하는데 노땅 마법사들의 양로원처럼 되어가고 있으니, 이래서야 마법사 명성만 가지고 버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안그렇습니까? 남준 마법사, 어때요? 동편 마법사들은 활력이 넘치는 것 같던데요.”

아이작의 작심한 듯한 반격에 서편 연합체의 마법사들이 울그락불그락하자, 아이작은 슬쩍 말을 동편 마법사 남준에게로 돌려 봅니다.

“아.. 네 뭐 그간 마법사라는 직업이 오랫동안 명맥이 끊겨 있었던 터라.. 새로 시작하는 입장이니 더 그렇습니다만.. 아무래도 이기심에 대한 이해가 동편과 서편이 서로 달라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동편은 이기심을 어떻게 이해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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