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는 없어요. 삶은 지금뿐이죠. 내일이 올 것 같아요? 내일은 어디까지나 내일의 오늘일 뿐이에요. 지금 말이죠. 우리가 만난 지금만이 중요해요.”

“교과서 같은 얘기를 하시는군요. 잘 난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말하죠. 오늘이, 지금이, 중요하다구요. 그런데요. 그거 아세요? 오늘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과거에 오늘을 샀기 때문이에요. 그게 유산이든 자산이든.. 하지만 하루하루를 사는 저 같은 사람은 오늘을 살 수가 없어요. 이미 지불하지 못한 어제와 과거들이 빚으로 계속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늘 과거에 묶여 살 수밖에 없다구요.”

저소비녀는 자신 앞에 놓인 카푸치노 한 잔을 만지작거리며 조금은 흥분된 톤으로 말하고 있다. 스타벅스 사내는 저소비녀에게 맛있는 커피를 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저소비녀가 선택한 것은 카푸치노였다. 늘 아메리카노만 마시던 터라 뭔가 부드러운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그래봐야 몇 백원이 비쌀 뿐인데 그것도 쌓이면 적지 않은 돈이 된다. 결국 저소비녀의 선택은 언제나 아메리카노였다.

“네 알아요. 저도 그런 삶을 살았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과거에 종속되어 살다간 영원히 오늘을 살 수 없을 거예요. 어려운 얘기지만 한 번은 과거와 단절하는 결단을 해야 해요. 그렇게 죽을 때까지 과거만 해결하며 살고 싶은 건 아니잖아요?”

“너무 쉽게 얘기하시는군요. 그쪽 사정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과거를 끊는 일은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가족들의 사정이 다 얽혀 있다구요. 저 하나의 문제라면 그럴 수도 있겠죠. 아뇨. 저도 그냥 모든 걸 훌훌 털고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늘 한가득이라구요. 그런데 저만 걸린 문제가 아니잖아요. 가족들은 어떻게 하구요. 저 혼자 좋자고 가족을 버릴 수는 없어요.”

“아니요. 그건 핑계예요. 매달려 있는 것은 미아 씨의 가족들이 아니라 미아 씨 자신이에요. 가족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핑계로 미아 씨가 가족들에게 매달려 있는 거라구요.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그리고 결단하지 못하는 비겁함의 핑곗거리로 말이죠. 그렇지 않아요? 미아 씨, 꿈은 뭐였나요? 어릴 때 꿈이요? 뭐가 하고 싶었어요?”

“왜 갑자기 꿈 얘기를 꺼내시는 거죠? 꿈.. 꿈이 뭐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요. 맞아요. 어릴 땐 글을 쓰고 싶었어요. 글 속에서는 뭐든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공주가 될 수도 있고 스타가 될 수도 있죠. 음.. 그러고 보니 글을 쓰지 않은 지도 꽤 오래되었네요. 어릴 땐 잠자기 전에 일기를 쓰는 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그래요. 꿈이 있었잖아요. 사람은 누구나 꿈을 가지고 태어나요. 꿈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삶에 지쳐서, 여러 가지 근심거리들로 뒤덮여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더라도, 누구나 꿈을 가지고 태어나는 거예요. 그리고 꿈을 꾸죠. 그 꿈을 이루려고 우리는 밤마다 꿈을 꿔요. 그리고 그 꿈의 내용이 매일 다른 것은 우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거예요. 무엇이든 가능한 우리의 가능성 말이죠.”

“큭, 그런가요? 전 늘 악몽을 꾸는데. 그럼 제 꿈은 쟝르가 무슨 호러물쯤 되는 지도 모르겠네요. 맞아요. 어쩌면 그게 진짜 꿈일지도, 죽이고 싶은 사람들이 많거든요. 괴롭히는 사람들, 저를 한시도 가만두지 못하는 사람들, 할 수 있다면 꿈속에서처럼 그들을 모두 찾아가 숨을 끊어 놓고 싶어요. 하지만 결국 꿈의 마지막은 도리어 제가 쫓기는 걸로 끝이 나요. 때로는 심하게 가위에 눌려 일어나지 못할 때도 많아요.”

“가위에 눌린 다는 것은 갈등하고 있다는 거예요. 현실과 꿈 사이에서 어떤 분명한 선택도 하지 못하고 중간계에 몸이 갇혀 버리는 거예요. 그런 삶이 반복되면 자주 가위에 눌리게 된답니다. 꿈은 꿈대로 현실은 현실대로, 모두 생생하게 살아야 해요. 모두가 같은 삶이니까요. 미아 씨의 삶 말이죠.”

“그런가요? 저는 가위에 눌리는 게 다만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그러는 줄 알았어요. 선택의 문제인 건가요? 그게.. 아.. 그렇다면 뭔가 분명한 삶을 살게 되면 가위눌림이 사라지나요?”

스타벅스 사내는 옅은 미소를 짓고는 자신의 앞에 놓인 카라멜 프라푸치노의 생크림을 한 숟가락 떠먹는다. 그는 스타벅스에 오면 언제나 카라멜 프라푸치노를 시킨다. 그러나 너무 달아서 끝까지 마시지는 못한다.

“미아 씨 꿈이 글 쓰는 거라고 하셨죠? 글을 써보세요. 자신의 꿈을 그대로 기록해 보는 거예요. 어젯밤 꿈에는 어디에 있었죠?”

“글쎄요.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제 꿈은 대체로 기억이 나지 않아요. 늘 무언가에 쫓기다 덜컥 깨버리지요. 그리고는 그게 너무 악몽이라 빨리 기억에서 지우려고 노력해요. 때로는 다시 잠드는 게 무서워서 그대로 불을 켜고 노래를 듣거나 TV를 켜버리기도 해요.”

“네,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삶이니 자꾸 도망 다니면 현실에서도 도망 다니게 돼요. 다른 존재 같지만 꿈속의 나나 현실의 나나 결국 하나의 자아니까요. 현실은 바꾸기가 어렵죠. 하지만 꿈은 좀 더 쉬워요. 어쨌든 꿈이니까요. 이게 꿈이라는 자각만 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어차피 꿈이잖아요.”

“아.. 그 자각몽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언젠가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나요. 꿈속에서 꿈을 알아차리는 방법에 대해서 말에요. 그런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해보세요. 그냥 잠들기 전에 ‘나는 지금 꿈으로 들어가는 거야.’ 생각하면 돼요. 그리고 매번 ‘이건 꿈이야.’라는 생각이 떠오르도록 하는 거죠. 아, 좋은 예가 있어요.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꿈속에서 자신을 자각하기 위해 엄지손톱 밑을 습관적으로 세게 누르는 버릇을 가지고 있대요. 그러면서 ‘이건 꿈이야.’ 생각하는 거예요. 어차피 현실도 또 다른 꿈이니까요. 그게 습관이 들면 꿈속에서도 같은 습관을 반복하게 돼요. 그러면 알게 되죠. 내가 꿈속에 있다는걸요.”

“그렇군요. 꿈속에서 꿈을 인지할 수 있다면.. 음.. 뭐든 할 수 있겠네요. 어차피 꿈이니까요.”

“맞아요. 어차피 꿈이에요. 이 현실도 역시 꿈이에요. 죽고 나면 어딘가에서 깨어나는 꿈. 물론 그냥 의식이 사라질 수도 있어요. 흙으로 돌아갈 수도.. 그래도 꿈이죠. 이어지는 현실이 아니니까요. 그러니까요. 미아 씨, 이것도 꿈이에요. 우리는 지금 꿈속에서 만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 미아 씨의 무거운 과거도, 어제도, 다 꿈이죠. 꿈속에서 말하고 있는 거죠. 어떻게 하시겠어요? 이것도 꿈이라면?”

“네?.. 이게 꿈이라구요?”

저소비녀는 당황한 듯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꿈속에서 만나고 있는 눈앞의 사내, 만일 이 상황을 꿈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아니 이것도 꿈이다. 그러니 이것이 꿈이라고 인정할 수만 있다면, 어느 꿈이든 나의 것이 될 수 있다. 모두가 나의 꿈이니.

“그러면요, 그러면 말예요. 이게 정말 꿈이라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거라면, 그냥 내 마음대로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맞아요! 그래요! 미아 씨 마음대로 하면 돼요. 자 어떻게 하고 싶죠? 이건 꿈이에요. 어떻게 하고 싶어요?”

“아.. 아하, 이런.. 꿈이란 말이구나. 이게 꿈이야. 그럼, 그럼 어떻게 하지? 이게 꿈이면, 꿈이면..”

순간 저소비녀의 가슴에 파란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진리를 깨달은 자의 명쾌한 신선함이 그녀의 머리와 가슴을 휘돌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것을 꿈으로 받아들이고 싶어하고 있다. 사내의 말을 진리로 받아들이고 싶어하고 있다. 그러나..

‘그럴 리가, 이게 꿈일 리가 없잖아. 야 미아, 너 미친 거 아냐? 정신 차려! 이게 어떻게 꿈이야. 쓸데없는  데 시간 쓰지 말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지금 낯선 남자 앞에서 뭘 하고 있는 거야!’

현실감이 그녀를 다시 설득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 꿈이 아닌 현실로 돌아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인가? 그것은 악몽일 뿐이다. 수없는 의무와 부담만이 짓누르는 악몽. 그리고 그녀는 그 악몽 속에서 너무 오래 살아왔다. 그래서 그것과의 인연을 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눌어붙고 질척대는 것들은 마음에서 떨어뜨리기 어렵다. 그것은 약한 자아를 가진 이들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자신을 매우 차갑고 냉정하게 만들어서 질척이는 그것들을 딱딱한 얼음으로 만들기 전에는 그것들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나 그녀는 진저리 쳐 왔다. 자신을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옥죄어 오던 삶의 질척임에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미안.. 미안해. 하지만 이게 꿈이라면, 나는 이제 악몽을 그만 꾸고 싶어. 아니 이게 현실이든 꿈이든, 악몽인 것은 분명해. 악몽이라면 벗어나야지. 깨야지. 진짜 현실 속에서 깨어나든가 아니면 적어도 이제는 다른 꿈을 꾸고 싶어.’

저소비녀는 속삭이는 현실감에 마음이 차가워지고 있다. 그 현실은, 그 악몽은, 자신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한다. 그저 착취할 뿐인 현실에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그게 진짜 현실이라면 영원히 깨지 않는 다른 꿈속으로 사라지고 싶다. 이제는 오랜 세월 그녀를 무겁게 눌러 온 멍에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그러면요? 이게 꿈이면요.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하면 되죠? 이 악몽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죠?”

“후후, 제가 묻고 싶은 질문이에요. 이게 악몽인가요? 정말 미아 씨에게 이 현실, 아니 이 꿈은 악몽인가요?”

“네 그래요. 그건 분명해요. 전 늘 벗어나고 싶었어요. 지긋지긋하다구요.”

“그렇군요. 그러면 벗어나면 되죠. 이 꿈에서 깨어나 다른 꿈, 다른 현실로 가면 되죠. 무엇이든 미아 씨가 원하는 그곳으로 말예요.”

“어떻게 가죠? 어떻게 가면 되죠?”

“미아 씨, 그건 미아 씨가 이미 알고 있어요. 너무 잘 알고 있죠. 다만 마음을 정하고 있지 못할 뿐이에요.”

“네.. 맞아요. 전 오랫동안 이런 순간을 꿈꾸어 왔어요. 이 악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는 순간 말이에요. 그리고.. 그리고.. 지금 그때가 온 것 같아요. 맞아요, 지금이 그때예요.”

순간, 스타벅스 사내와 저소비녀가 앉아있던 테이블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천정에 매달린 조명등이 마구 껌뻑이며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실내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하늘은 갑자기 어두워지고 창가에는 낯선 그림자들이 떼를 지어 나타났다. 그리고 저소비녀의 등 뒤에서 엄청나게 큰 거미가 비명을 지르며 그녀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스타벅스 사내는 마치 이 상황이 매우 익숙하다는 듯 그녀에게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미아 씨, 뒤돌아보지 말아요. 그대로 자신의 마음을 붙드세요. 거미 같은 인생은 이제 집어치워야 해요. 언제 찾아올지 모를 행운만을 기다리며, 축축 늘어지는 그물에 자신을 가두고, 기다림과 견딤 만으로 인생을 채우는 삶은 이제 그만두어야 해요. 미아 씨는 자신의 삶을 살 자격이 있어요. 자신의 꿈을 현실로 살 권리가 있다구요. 가족, 과거 모두 꿈일 뿐이에요. 존재하지 않는 집착일 뿐이라구요. 자, 미아 씨 결심을 돌리지 말아요. 지금이에요. 지금이 바로 엄마의 검은 뱃속을 뚫고 나와야 할 때라구요!”

사내가 말을 이어가는 동안, 그녀의 눈은 뻘겋게 충혈되기 시작했다. 마치 불타는 듯 붉게 충혈되던 눈은 마침내 검은 눈물을 주르륵 주르륵 쏟아내며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견뎌내온 세월을 모두 털어내려는 듯, 그녀는 온몸에 힘을 가득 주고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온몸의 구멍에서 검은 진액을 퍽! 내뿜더니 그녀의 전신을 타고 검은 진액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등 뒤에서 고통스러워하던 거미는 검은 진액 속으로 녹아 흐르며 마침내 먼지처럼 바스러져 허공으로 사라져 버렸다.

“흑흑흑 아.. 이거예요. 이거라구요. 이제야 알겠어요. 이건 모두 나의 생각이었고 나의 마음이 만들어 낸 거였어요. 아아.. 이것은 모두 내가 만들어 낸 꿈이었어요.”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던 그녀의 울부짖음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카페 안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정적으로 휩싸였고, 떠들썩하던 손님들은 온데간데없이 마네킹처럼 동작을 멈추고 있었다. 그녀를 격동하던 흐느낌이 점점 잦아들자 그녀의 몸 전체가 파란빛으로 감싸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영혼이 평온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그녀를 괴롭히던 현실감은 모두 사라졌다. 그녀는 이제 꿈과 꿈 사이를 마음껏 유영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 것이다.

“그래요. 맞아요. 이건 모두 미아 씨의 마음이고 미아 씨의 바람이에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던 모두 미아 씨의 것이죠. 그러니 언제든 다시 악몽으로 변할 수 있어요. 저 사라진 거미는 언제든 미아 씨의 삶에 다시 찾아올 수 있어요. 그것은 미아 씨 자아의 또 다른 모습이니까요.”

말을 마친 스타벅스 사내는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다. 걷지도 뛰지도 않고 그냥 그 자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것은 그녀의 꿈이니 그녀만이 사내의 행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네 그래요. 제가 만들어 낸 것들이죠. 맞아요. 그런데요. 그런데 말이에요. 아, 어디로 가셨지? 여보세요. 어디 계신 거예요? 아직 물어볼 게 많은 데.. 이렇게 두고 가시면 어떻게 해요..”

사라진 사내의 모습에 당황한 그녀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사내의 행적을 찾고 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어디선가 초인종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아직 파란 불꽃에 휩싸인 그녀는 의식이 가물가물한 상태에서 카페의 진동벨 소리가 마치 자신의 집 초인종 소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쾅! 쾅! 쾅!

이번에는 누군가 탁자를 두드리는 소리가 매우 크게 들려왔다. 어떤 손님이 불만이 있는지 탁자를 매우 심하게 두드리는 것 같았다.

‘아무리 불만이 있어도 그렇지, 다른 손님들도 있는데 탁자를 저렇게 심하게 두드리면 어떻게 해.’

그녀를 감싸고 있던 파란 불빛이 점점 잦아들자 그녀의 의식도 점점 현실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는 어디인가?

“803호! 803호 아가씨! 집에서 도대체 뭐 하는 거예요! 지금 아랫집 천장에서 검은 물이 뚝뚝 떨어지고 난리도 아니야! 어서 문 열어봐요! 어서!!”

“헉.. 네 네.. 검은 물이요? 검은 물이라구요?”

허겁지겁 정신을 차린 저소비녀의 눈에는 흥건하게 침이 고인 식탁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마치 보물이라도 되는 듯 꼭 끌어안고 있던 노트북은 다운이 되었는지 블루 스크린이 번쩍이고 있었다.

“네, 네 지금 나가요..”

계속 쾅쾅, 문을 두드리는 경비원 아저씨에게 문을 열어주려고 일어선 그녀의 발밑에는 정체 모를 검은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무서운 마음이 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나중에, 내가 나중에 할게, 나중에 하면 돼, 나중에,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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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도 카라멜 프라푸치노를 마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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