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 내 마음대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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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내 마음대로 합시다. 문제는 내 마음대로 하지 않아 생겨나는 겁니다. 내 마음이 아닌 그들의 마음, 너의 마음, 세상의 마음으로 살려니 마음이 복잡하고,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러워지는 겁니다.

우리는 다 내 마음대로 살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습니다. 그 내 마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알고리즘이고 거부할 수 없는 절대명령어입니다. 그런데 무언가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이죠. 내 마음을 가장한 트로이 목마를 타고 엉뚱한 팝업창을 마구 열어 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열린 팝업창이 내 마음이겠거니 따르게 되는 겁니다. 우연히 접속한 야동사이트, 쇼핑몰 사이트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 버리는 겁니다. 괜찮습니다. 어쨌든 즐기고 있다면 나의 마음인 것이죠.

그러나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고 있다면 그것은 내 마음이 아닐 겁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마음입니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조정하고 있는 겁니다. 그들은 어쩌면 경품으로, 에어드랍으로, 쪼매난 호기심 거리들로 내 마음을 훔쳐대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 그것도 목마릅니다. 내 마음을 놓친 우리들은 그 쪼매난 무엇에도 홀라당 마음을 다 내어 줄 만큼 쫄아 있습니다.

그러니 마음이 어디로 흘러 다니는 줄도 모르고 마구 싸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흘린 마음들이 여기저기 무료로 마구 뿌려지는 줄도 모르고 말입니다.

우리는 내 마음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것은 꼭 붙들고 지켜내야 할 소중한 것입니다. 그것이 영혼의 유일한 운명이고 유일한 사명입니다. 눈치 보지 말고, 기웃거리지 말고, 위축되지 말고, 쭈뼛대지 말고, 머뭇대지 말고, 당당하게 내 마음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러지 못해 이 모양 이 꼴입니다. 내 마음을 어디에다 팔아먹었는지 흔적도 찾지 못해 이 모양입니다. 어디에 두었습니까? 내 마음.. 누가 가져갔습니까? 내 마음.. 어따 흘렸습니까? 내 마음..

찾아 옵시다. 내 마음 찾아 옵시다. 온 세상을 다 뒤지고 들춰내서라도 내 마음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내 인생 살 수 있습니다.

나 하고 싶은 그것, 내 마음 내키는 그것, 그것 하기 시작하면 내 마음 돌아 옵니다. 기억에는 남아 있을 겁니다. 찾고 또 찾으면 뒤지고 또 뒤지면 어디 초등학교 시절 일기장에 끄적였던 무엇이라도 나올 겁니다. 그거라도 합시다. 그것부터라도 하기 시작하면 내 마음 찾아 올 수 있습니다. 내 마음 돌려놓을 수 있습니다.

내 마음.. 어디 갔습니까?
내 마음.. 보고 싶습니다.
내 마음.. 그립습니다.

내 마음..
내 마음 찾으려고
내 마음대로 지껄이고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끄적이고 있습니다.

보든지 말든지
내 마음..
난 찾아야겠으니
내 마음..

마음아! 마음아..

 

[2008.09.10_ Gyeongju, Korea]

 

그림 없는 그림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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