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안다

 

믿음의 반대말은 앎.
아는 것은 믿을 필요가 없지.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믿지.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믿음보다 앎.

아이는 부모를 모르지.
그래서 부모를 믿지.
부모는 아이를 알지.
그러니 믿고 자시고 할 게 없지.

아이도 크면 부모를 알게 되지.
더이상 믿을 필요가 없지.
아니까 아는대로 대하면 될뿐.

믿음을 강조하는 관계는
초면이거나
허상이거나
이미지.

우리는 신을 알 수 없으니
신을 믿지만
신은 우리를 믿지 않는다.
너를 안다.

 

[2015. 09. 02_ Santiago, Chile]

 

그림 없는 그림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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