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Q 所長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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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욕구가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

작성자
所長
작성일
2018-01-01 16:18
조회
1100

매슬로우의 욕구이론 중 4단계 욕구인 인정욕구는 꿈의 세계로 가는 관문 같습니다. 인정욕구를 넘어서지 않고서는 자기실현의 광활한 세계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친 듯이 인정욕구를 갈구합니다. 부모, 가족, 친지, 친구, 지인, 회사, 동료들로부터 인.정.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5단계 자기실현의 광활한 대지로 나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헐값에 자신의 재능을 팔아버립니다. 일단 저렴하게.. 무료라도.. 재능기부를.. 해서라도 4단계를 넘어서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인정욕구가 채워질까요? 현대 산업사회의 ‘인정’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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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을 극복한, 그러니까 욕구의 1~3단계를 빠르게 극복해 온 우리 사회는 4단계 인정욕구 앞에서 절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건 마치 넘.사.벽 같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메달을 따고 오거나, 외국 사회에서 인정받은 사람들을 영웅시하고, 내부에서 성장해 온 뛰어난 사람들은 평가절하합니다. 꿈을 이루었을지언정, 외부의 시선으로 인정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정욕구의 절벽 앞에 놓인 사회, 그래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들어서고, 올림픽과 월드컵도 치러보고, 어떻게 어떻게 올림픽 4위 (88서울올림픽), 월드컵 4위(2002월드컵)도 해 보았지만, 안타깝게 1등은 아니네요. 그래서 여전히 인정욕구에 목마른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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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의 젊은이들이 매년 가수가 되겠다고 오디션에 도전합니다. 상술에 밝은 어른들은 이들의 기가 막힌 재능들을 헐값에 사다가 기가 막히게 팔아먹습니다. 도전하는 젊음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능이 뭔지도 모르고 한 번 반짝였다가 노예계약으로 묶여 좋은 시절을 그냥 날려 버립니다. 그래도 그건 양반입니다. 골방에서 고군분투하며 만들어 낸 신기술을 제 것인 양, 슬쩍해버리고는 ‘억울하면 소송하든지’ 하는 대기업들이 널렸고, 다 망가져가는 점포를 고치고 입혀서 입소문 타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명소를 만들어 놓으면, 임대료를 따따블로 올려 홀라당 빼앗아 버리는 어른들이 천지사방에서 인정욕구를 미끼로 젊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젊음들은 어쩔 수 없습니다. 아부지한테 ‘나 뭐라도 하고 있어요.’ 보여줘야 하니, 그 끝이 뻔한대도 인정욕구를 미끼로 하는 거미줄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자칫 노예계약에 걸려 인생을 종칠 수도 있는 데, 어쨌든 오디션 입상이라는 타이틀 하나를 쥐기 위해, 어쩌면 미래의 세계 100대 명곡에 들지도 모를 노래들을 헐값에 넘겨 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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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재능들이 적절한 보상과 안정된 구조를 보장하는 플랫폼을 만나지 못해 매번 재능을 소진하고 사라져 갑니다. 그런 게 싫었던 유재하는 자비로 음반을 내었고 도스토예프스키, 헤르만 헤세, 윤동주, 이상 같은 천재적인 작가들도 자비로 출판을 시작하였습니다. 덕분에 유통업자의 수준 낮은 난도질을 피해 갈 수 있었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 그대로 자신의 작품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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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해야 할 것은 유통업자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저 돈을 벌면 그뿐입니다. 자신의 작품을 소중히 여겨야 할 의무는 창작자 자신에게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가치하게 여기는 작품을 독자들이, 관객들이 소중히 여겨줄 리 만무한 것입니다. 인.정.욕.구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자기실현의 광활한 대지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헐값에 이것을 팔아넘겨서는 되지 않습니다. 처녀작이란 것은 모두 어설프고 엉성하기 마련이지만 그것만큼 에너지가 가득 담긴 작품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하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자신의 재능을 대하는 창작자 자신의 자세와 태도로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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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을 세상에 내어 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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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에 흥정을 시도하는 유통업자들도 있고, 상품성과 마케팅을 운운하며 난도질하려 드는 업자도 있습니다. 당사의 방향성을 핑계로, 업계의 현실을 이유로 들지만 실은 자신의 개취(개인적인 취향)와 직관이 아닌 직감에 의존하는 유통업자들의 어설픈 감각에 퇴짜를 맞을 뿐입니다. 덕분에 숱한 퇴짜 끝에 대가의 반열에 들어선 천재들의 발자취를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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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이지 작가가 아닙니다. 이 책들은 모두 마법사의 삶과 사색을 기록한 행전行傳이지 문학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업계의 폐해나 업자들의 만행 따위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행전行戰 중에 만난 수많은 젊음들이 자신들이 누구인지 모르고, 자신의 재능이 어떤 가치를 가졌는지 모르고, 헐값에 팔아대는 통에 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현실을 계속 지켜보기가 괴로울 뿐입니다. 그래서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왜 그 잘난 IT 실력으로 자신의 작품을 위한 유통망 하나 못 만드는 겁니까? 왜 수도 없이 했을 팀 프로젝트 경험으로 자신들만의 유통구조 하나 못 만들어 내는 겁니까? 언제까지 업자들의 인정에만 목을 매고 있을 겁니까? 포탈의 파워블로거 딱지가, 오디션 입선자의 타이틀이 그렇게 좋습니까? 그럴 시간에 면접비용, 오디션 준비 비용을 털어 도메인 하나 사고 서버계정 하나 만들어서 자신의 작품만을 위한 온라인 점포 하나 못 만드는 겁니까? 카톡조차 쓰지 않는 마법사도 꾸역꾸역 더듬거리며 홈페이지 하나를 뚝딱 만드는 시대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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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1,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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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과방패 institute를 설립한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활동보다 오프라인 활동에 주력했던 터라 많은 글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처음에는 단수로 시작한 조회수가 어느새 두 자리가 되더니 세 자리를 넘어 네 자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신기한 일입니다. 아무런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죠? 어떻게 조회수가 저절로 늘어나는 걸까요?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뿌려진 씨앗이 어디든 뿌리를 내리면 저절로 자라고 꽃을 피우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먹이고 물주는 일은 하늘의 몫이지 인간의 몫이 아닙니다. Futures archive net. 집현담集賢膽은 그래서 10주년 기념 사이트 입니다. 그냥 가만두었는 데도 1,000명의 독자를 불러 모은 기적을 보여주려고 만든 사이트입니다. 한 것이라고는 10년 동안 문을 닫지 않고 열어두었다는 것뿐입니다. 버텨냈다는 것뿐입니다. 조회수가 비록 0 이어도 계속 글을 올렸다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10년이 지났더니 1,000명의 독자가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걸 보여주고 싶은 것입니다. 자신의 재능을 헐값에 팔아넘기려는 어리석은 젊음들의 손목을 잡아채며 ‘멈추라고’, ‘그러지 말라고’, ‘자신의 재능을 위한 공간’이 마련될 때까지, 열릴 때까지 갈고닦으며 기다리라고, 아니면 누구의 난도질에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구축하라고 설득하고자 만든 show case입니다. 1,000명. 수백만 팔로워 시대에 초라한 조회수 일 수 있으나 길거리 화단에 뱉어버린 수박씨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마침내 머리통만 한 수박 1,000통을 내어놓은 것만큼 기적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의 일이므로 기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누구든 자신의 길이라면 하면 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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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책, 여기는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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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기에 담겨 있는 것은 마법사 멀린의 책들이고, 여기는 서점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 가치를 지불하고 이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미 온라인에는 수많은 정보와 대단한 문학들이 지천에 널려 있습니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포털의 트래픽만 올려주며 업자들의 배만 불려 주고 있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더 많은 정보와 글들을 읽고 느끼고 있습니다. 누군가 먼저 ‘돈 내고 보세요.’ 하면 사람들은 기꺼이 가치를 지불하고 볼 것입니다. 물도 사 먹는 시대입니다. 공짜로 듣던 mp3들을 이제는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듣습니다. (비록 헐값일지언정) 어떤 품목들은 비쌀수록 더 잘 나가기도 합니다. 작품의 가치를 스스로 매기고 그것을 인정해 줄 독자를 기다리는 일은 모든 창작자의 기본자세입니다. 그것은 소중한 자신의 작품을 생계수단만으로 취급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독자들은 그 태도에 기꺼이 가치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럴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평가할 몫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그런 독자들이 진정한 독자이고 진정한 독자들의 인정을 받아야 비로소 인정욕구가 채워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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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당대에 혹평을 받은 대가의 작품들 역시 역사에 널렸습니다. 그러니 당대 독자들의 평가에 휘둘릴 필요도 없습니다. 게다가 모두가 인정한다 한들 자신의 성에 차지 않으면 인정욕구가 해소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자신과의 정면승부. 인정욕구는 어쩔 수 없이 자신과의 대결에서 승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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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멀린은 당대의 독자를 넘어 천 년 뒤의 인류에게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현담集賢膽은 Futures archive net. 미래기억보관소입니다. 당대의 인류에게는 아직 존재하지 않은 ‘미래들’이지만 천 년 뒤의 미래인류에게는 자신들의 과거일 뻔 했던 수많은 ‘과거들’ 속에서 그들의 선조들이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보여주는 기록보관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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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전무후무 유일무이한 이 기록들을 보려면 정당한 가치를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인간의 자세와 태도입니다. 그것이 유통업자들의 만행을 피해 미래 독자들에게 무사히 작품과 기록을 전달해야 할 창작자의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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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멀린's 100>에 수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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