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코스를 가는 것은
위험하다
경로 의존성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코스에
모두에게 해당하는
정규 코스 따위는 없다.
그것은 마치
바람의 방향을 바꾸거나
눈과 비를
하늘로 솟게 하는 것만큼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경로에 들어선 사람은
그 길에서 이탈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게 된다.
마음이 의존해 버렸기 때문이다.

학교에 다녔으니 대학에 가면 되고
대학을 나왔으니 취직을 하면 된다
취직을 하였으니 결혼을 하면 된다
결혼을 하였으니 아이를 낳음 된다
아이를 낳았으니 학교에 보냄 되고
다시 처음부터..

그러나

학교에 다녔으니 대학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대학을 나왔으니 취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취직을 하였으니 결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결혼을 하였으니 아이낳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아이를 낳았으니 다시 처음부터 안간힘을 쓰고

경로 의존은 매우 힘들다.
대부분 자신의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택만 쉽다.

그러나 경로 의존에서 벗어나면
바람처럼 사라지고
눈처럼 쌓였다가
비처럼 몰아칠 수 있다.
70억 인구의 얼굴이 모두 다르고
그래서 다른 관상만큼
인생의 정해진 경로도 모두 다르다.

자신의 길을 가는 건
매우 쉽다.
일단 들어서면
저절로 열리고
저절로 멈추게 된다.
바람이 부는 대로 흘러가고
눈이 떨어지는 대로 내리고
비가 내리는 곳에 고이는 것처럼

또한 경로를 포함한
무한한 선택지를 갖게 된다.

대학을 안 나왔으니
취직을 해도 되고 대학에 가도 된다.
취직을 안 했으니
결혼을 안 해도 되고 취직을 해도 된다.
결혼을 안 했으니
아이를 안 낳아도 되고 낳아도 된다.

무엇을 선택해도 된다.
책임과 결과가 나의 몫이니
선택은 무한하다.

그런데 그걸
하나의 경로에 우겨넣느라
참으로 고생이 많다.
올라탄 경로에서 이탈하지 않으려
참으로 애를 쓴다.
대다나다!

결과와 책임의 부담에서 벗어나려
선택권을 경로에 위임했건만
경로는 너를 모른다 한다.
남의 경로에 올라탔으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살아남는 방법은
경로의 등에 빨대를 꽂는 것뿐이다.
더러운 기생충마냥..
그렇게 찰싹 달라붙어
곡예비행을 견뎌내는 것이다.
혹한의 설움을 버텨내는 것이다.
참으로 대다나다!

그런 그대야말로
진정한 인생의 주인!
위대한 운명의 개척자!

브라보!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어차피 한 번 살다가는 인생
저 좋으면 그뿐,
고단한 그대의 인생에
건배를!
아무튼 화이팅이다!

 

[Swarovski Kristallwelten, Innsbruck, Aust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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