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스 온리를 내걸고 있는 ‘春子’는.. 봄인가? 겨울인가?
+ 게스트하우스 ‘春子’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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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어이구, 일찍 나오셨네요. 편히 쉬셨습니까?”
“네~ 몸이 아주 상쾌하네요.”
조식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나온 회사원은 먼저 나와 있는 멀린을 보고 반갑게 인사합니다. 멀린은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렇죠.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는 잠은 참으로 꿀잠이랍니다. 직업상 여기저기 이동할 일이 많은데, 잠자리가 자주 바뀌는 게 꽤나 지치는 일이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자고 나면, 그간의 여독이 한 방에 풀리는 게 아주 기분이 상쾌해져요.”
“네 그런 것 같네요. 저도 예민해서 잠자리가 바뀌면 첫날은 거의 못 자는 데 어제는.. 잔 건 아니지만, 몸이 숙면을 취한 것처럼 가뿐하네요.”
“어쩐 일로 잠을 못 주무셨습니까? 혹시 그 마스터께서 말씀하신 ‘春子’가.. 아니 이 집이 말을 걸던가요?”
“하하하.. 말이요? 뭐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멀린은 빙그레 웃으며 회사원에게 커피를 건넵니다. 회사원은 커피를 건네받으며 궁금하지만 더 물을 수 없어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때 주인장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식당에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오~ 두 분 다 나와 계셨군요. 어떻게 잘들 주무셨습니까? 마법사님은 잘 찾아오셨네요.”
“네. 잘 쉬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복도를 돌아오지 않고 식당에 오게 되더군요. 이 의자 덕분에..”
주인장은 멀린이 앉아 있는 의자를 힐끔 보더니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아, 이번에는 의자였군요. 어젯밤 꿈에 밤하늘에 의자들이 막 날아다니길래, 이번에는 의자쇼를 하고 있나 보다 생각하긴 했는데.. “
“혹시 보셨습니까?”
“무엇을 요? 피곤해서 일찍 곯아떨어졌답니다. 꿈을 꾸었죠. 그게 꿈인지, 환상인지, 생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법사님이 귀한 분이시니 ‘春子’가 가만있지는 않았겠죠?”
“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멀린은 주인장의 얘기에 지난밤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꿈은 깨고 나면 잊기 마련인데, 어젯밤의 일은 주인장의 말처럼 그것이 꿈인지, 환상인지, 생시인지 아득하고 알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그는 3차원 현실로 돌아와 있습니다. 언제 돌아갈지 모를 그곳에서 다시 현실의 차원으로 복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이 더할 데 없이 충만하고 더할 나위 없이 아련하니, 멀린에게는 아직 남은 인연들이, 남은 사명들이 있는 것입니다.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그것을 이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마법사님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결국 운명은 우리의 편이랍니다. 생은 끊임없이 우리를 시험하지만, 운명은 한결같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지요. 사람들은 생에게 속고 노여워하고 실망하지만, 운명을 따르는 사람들은 결국 모두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가야 할 곳에 가게 되고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요. 마법사님과 ‘春子’가 어떤 인연이었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연히 만나게 된 건 아닐 겁니다. 만리향이 방문의 소식을 알리는 분들은 언제나 특별한 분들이었으니까요. 늘 지치고 상심한 채로 이곳에 들르셨지만, 다시 새로워지고 마음을 싱그럽게 해서 돌아가시고는 했지요. 마법사님, 너무 상심하거나 쓸쓸해 하지 마셔요. 운명은 언제나 이렇게 쉴만한 집과 위로가 되는 사람들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멀린은 주인장의 말에 따뜻한 위로를 느꼈습니다. 마법의 삶은 고독하고 외로우며 힘겹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을 현실로부터 들쳐 없고 곧 현실이 될 미래의 허황됨 속으로 이끌어야 하니, 사람들의 이해는 진작부터 포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마법사를 알아보는 지혜롭고 용기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마법사의 직관과 내민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또한 주인장처럼 마법사의 삶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한자리에 머물러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위로가 필요한 이들, 쉼이 필요한 이들을 기다립니다.
“쉬는 일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마법사로서뿐만 아니라 도전하는 인생을 사는 모든 이들이 잘 쉬지를 못합니다. 조바심이 가만두지 않기 때문이죠. 그럴 때마다 길은 더 멀어집니다. 스텝은 꼬이고 목표는 저만치 달아납니다. 특히 저 같은 타이밍의 마법사들은 매번의 선택에 예민하게 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타이밍이 지나가면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다시는 오지 않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그 선택하는 자의 주권이고, 예정된 운명이지요. 하지 못한 선택으로 인생을 멀리 돌아가야 한들, 분리되지 않은 시공간에서는 어제와 같은 일이고, 지금의 일이며, 잠시 전의 일일 뿐입니다. 그러나 3차원의 시간관념은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중첩되지 않고 한 줄로 길게 늘어선 시간 개념에 의해 매번의 선택을 따지다 보면, 저는 그냥 관두고 싶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기껏 긴 줄을 기다려 차례가 왔는데 바로 앞에서 창구가 닫히면서 다른 줄 맨 끝에 다시 서야 하는 기분이랄까요.”
“저런, 그것참 고약하군요.”
“네, 하지만 3차원에서 활동하는 마법사로서 3차원의 시간개념을 존중해야 하기에, 시간의 감옥을 벗어나 활동할 수는 없지만, 덕분에 느껴야 하는 낭패감, 지루함, 허탈함은 좀 그만 맛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게 3차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유니크한 감정이긴 해도 말입니다. 과잉은 결핍만 못 하죠. 그럴 땐 이렇게 초월 된 시공간에서의 쉼이 참으로 필요하답니다.”
“오십시오. 언제든 오십시오. 저희 게스트하우스 ‘春子’가 마법사님의 쉼이 된다면 언제든 들르십시오. 저희는 언제든 환영입니다.”
“네 그러겠습니다. 하지만, 다음번에 왔을 때는 왠지 이곳에 ‘春子’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春子’는 언제나 마법사님의 행적을 지켜 보고 있을 겁니다. 저 또한 이렇게 뵙게 되었으니 많이 궁금할 거구요.”
“두 분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제가 모르는 많은 일들이 있는 것 같군요. 이거 질투 납니다. 하하하”
“하하 질투라니요. 누구 덕분인데요. 이런,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를 여기까지 인도해 주셔서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멀린은 자리에서 일어나 꾸벅 절하며 회사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습니다. 회사원은 급작스러운 멀린의 감사 인사에 깜짝 놀라며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습니다.
호기심
“아이고 이런, 이거 감사받자고 한 일이 아닌데. 이러시면 제가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마법사님인 줄은 모르고, 그저 마음이 끌려 제안을 드린 것 뿐인데요.”
“아닙니다. 제안해 주시지 않았으면 그냥 아무 숙소에나 가서 불편한 밤을 보냈을 겁니다. 기차에서도 깨워주시고.. 암튼 이모저모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무슨 말씀을, 제가 외려 더 감사하죠. 세상에 마법사를 만나 본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하하 저는 언제나 호기심이 가는 일에 적극적이랍니다. 제가 생각하는 자유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그만둘 수 있다.’이거든요. 밥 딜런은 “아침에 잠에서 깨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다.”라고 했지요. 제가 마법사님과 함께 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마법사님에게 선택을 받는 것. 그것이 저의 입장에서의 성공일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마법사님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약속한 내용은 반드시 지킵니다. 어제 현관 앞에서는 쩔쩔맸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저의 꿈, ‘마법사님과 함께 머물고 싶다.’라는 꿈이 실현되는 것이지요. 그것이 자유이고 그것이 자립입니다. 꿈을 이룬다는 의미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자유랍니다.”
“음.. 매우 의미심장한 말씀이군요. 밥 딜런의 그 말은, 보통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그만할 수 있는 자유에만 방점을 찍는 사람이 많은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언급하는 사람은 좀처럼 없거든요. 다들 어떻게든 현실에서 벗어나고만 싶어 하지, 현실을 벗어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막연해하지요. 뭐 대부분 일단 쉬고 싶다, 여행을 떠나고 싶다 정도의 꿈만 있을 뿐.”
“맞아요. 그렇게 해서는 자유도 자립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그만둘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뭔가를 계속하고 있어야겠기에, 하고 싶은 일을 막연하게 놓아둡니다.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고 찾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꿈꾸지도 않고 상상하지도 않으니 무슨 노력을 기울이겠어요. 그래서는 자유도 자립도 모두 요원하답니다. 호기심을 쫓아야 해요. 호기심이야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언지, 내 꿈이 무언지 알려주는 토토 같은 존재지요. 아시죠? 토토,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그거야 물론이죠. 저도 마법사가 아닙니까. 하하하”
“그렇죠. 마법사시죠. 하하하 토토를 따라가야 합니다. 그리고 발견한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제가 호기심을 따라, 제 꿈을 위해 마법사님을 여기까지 끌고 왔듯이 말이죠. 물론 마법사님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면 모두 물거품이었겠지만 말이에요. 호기심을 존중해야 해요. 그래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멈출 수 있어요. 그렇지 않고서는 자유도 자립도 모두 남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네 맞습니다. 덕분에 저도 저의 꿈과 다시 만날 수 있었답니다. 이거 아침부터 좋은 가르침을 주시네요. 그런데 이런 질문드려도 실례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만, 저 그러니까.. 하시는 일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멀린은 진작에 묻고 싶었으나 계속 주저하고 있던 질문을 드디어 던집니다. 이 정체불명의 회사원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요? 회사원이 맞기는 한 걸까요?
“아, 제 직업이요? 무슨 일을 하냐구요? 궁금하십니까? 음.. 그냥 가르쳐 드릴 수는 없고, 호기심이 생기셨으니 한번 노력해 보시겠습니까? 뭐 다음에 만나게 되면 그때 알려드리지요. 알고 싶으시면 저랑 또 뵙는 겁니다. 하하하”
“아하.. 제가 또 당했군요. 대단하십니다!”
결국 멀린은 회사원의 정체를 또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노력이 필요하네요. 인연을 이어가는 노력 말입니다.
회사원과 멀린이 유쾌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동안, 주인장은 주방에서 정갈하게 차려진 일본 가정식을 두 사람 앞에 내왔습니다. 주방 안쪽에서는 누군가 열심히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게스트하우스에는 주인장 말고 다른 직원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 보지를 못 했군요.
방명록
“오~ 이 미소 장국이 아주 맛있네요. 제가 여러 곳에서 조식을 먹어봤지만 이렇게 감칠 맛 나는 장국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입에 맞으십니까? 이게 저희 집 대대로 내려오는 특별한 레시피로 만들어진 거랍니다.”
“오호 그렇군요. 뭐 특별한 재료라도 사용하는 건가요?”
“후후 그건 비법이라 말씀드릴 수가 없군요. 맛보고 싶으시며 저희 집에 자주 들리시면 되지요.”
“이 집은 온통 비밀투성이랍니다. 저도 장국 비법을 알아내려고 여기 사모님에게 무지 아첨을 떨었는데도 절대 알려주시지 않더라구요.”
“아.. 사모님이 계시는군요. 혹시 주방에?”
“네, 아침 준비를 마치면 곧 나올 겁니다. 실은 어제 같이 인사를 드렸어야 되는데 저 사람이 요즘 드라마에 푹 빠져 있어서 그만.. 아, 이따가 아침 식사를 마치시고 나면 인사를 드릴 거예요. 저희 아내 음식솜씨가 아주 일품이랍니다. 저를 안 만났으면 진작에 쉐프가 됐을 건대, 저를 만나는 바람에 이렇게 시골에서 썩고 있죠. 아니다. 덕분에 이렇게 귀한 손님들을 대접할 수 있으니 저희 아내도 매우 보람있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주인장이 아내 자랑을 늘어놓는 동안, 멀린과 회사원은 배가 고팠는지 우걱우걱 빠른 속도로 아침상을 해치우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멀린은 서울을 떠나 얼마만의 식사인지 모르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春子’의 게스트하우스에 묵게 되어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젯밤 믹스커피 부터 오늘 아침 조식까지,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만큼 몸과 마음이 만족스러운 시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마법사님, 어떻게 아침 식사는 만족스러우셨습니까?”
“네. 정말 판타스틱한 아침 식사였습니다. 제가 입이 짧아서 아침을 도통 못 먹는데 오늘 아침은 저녁 만찬처럼 맛있게 먹었네요.”
“만족스러우셨다니 다행입니다. 부족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 음식은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답니다. 자, 식사를 마치셨으니 가만 보자.. 어제, 밤이 늦어서 숙박명부 작성을 못 했는데 지금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괜찮으시면 방명록도..”
“아, 네 물론이죠.”
주인장은 로비에서 어제의 그 태블릿을 가지고 와서 몇 번 두들기더니, 멀린에게 태블릿 펜과 함께 건네주었습니다. 멀린은 먼저 방명록에다가
이렇게 적었습니다.
‘春子’는
멤버스 온리란다.‘春子’의
멤버스가 되려면
무얼 주어야 할까?
무얼 해야 할까?봄은
‘春子’의 멤버스에게만 오는가?어두운 밤, 등을 밝힌
‘春子’의 집에는
멤버스가 살고 있는가?‘春子’는 외로이
자신을 찾아 줄
멤버스를 기다리고 있는가?멤버스 온리를 내걸고 있는
‘春子’는..
봄인가? 겨울인가?
멀린은 방명록을 적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이 3차원 지구에서 어떤 이들이 ‘春子’의 멤버스로 받아들여지게 될까? 다른 차원에서의 인연이 이 3차원 지구에서는 어떻게 발현될까? 궁금해집니다. 이 낯선 3차원 세상에서, 어떤이들이 ‘春子’의 멤버스로 받아들여지게 될지, 여전히 등을 밝힌 ‘春子’의 대문 밖을 서성이는 이방인으로 남을지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앞으로 ‘春子’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게 될 [스팀시티]의 시민들 역시,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곧 3차원 세상에 드러나질 미래기억일 뿐입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멀린은 숙박명부에 여권번호와 생일 등 인적사항을 적고는 싸인을 해서 주인장에게 다시 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숙박명부를 확인하던 주인장이 깜짝 놀라더니 멀린을 다시 쳐다보며 물었습니다.
“어어, 멀린? 마법사님, 이름이 멀린입니까?”
“네. 제 이름이 멀린인데요. 왜 그러시죠?”
“멀린.. 마법사 멀린, 마법사 멀린이란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만..”
“아니 이런, 저기 여보 여기 좀 나와봐요. 어서! 멀린님이 오셨어. 마법사님이.. 아니 그러니까 마법사 멀린님이 오셨다구! 세상에 어째 익숙하다 했더니..”
멀린은 이게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주인장은 무슨 잃어버린 아들이라도 만난 것처럼 놀라, 주방에 있던 자신의 아내를 부리나케 불러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던 소리가 멈추고, 누군가 뛰어나왔습니다.
“멀린님이요? 마법사 멀린?”
“어? 당신은.. 에이전트 세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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