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내일,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示空 空卽示色

개미와 하루살이가 여행을 갔다.
개미는 도시락을 반만 먹고 남겼다.
하루살이가 왜 남기냐며
죽기 전에 마저 먹자 한다.
개미는 오늘 다 먹어버리면
내일은 굶어야 한다며 반대 한다.
그러자 하루살이는
내일이 뭐냐며 먹고 보자 한다.
개미는 내일을 위해
남겨야 한다고 우긴다.

하루살이는
도대체 내일이 무언데
음식을 남기냐며
마저 먹으려 덤빈다.
그러자 개미는
어제, 오늘, 내일,
내일 말이야 하며
도시락을 숨긴다.
그러자 열 받은 하루살이는
이 미친 개미 새끼가
내일이 뭔데 이 지랄이냐며
너 죽고 나 죽자며
죽자고 덤빈다.

 

[2017. 11. 26_ Ir-Rabat, Malta]

 

그림 없는 그림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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