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았던 것을

 

어떤 사람이
술과 섹스와 마약에 쪄들었다고 하며
정신 차리라고
혼구녕을 내 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너는

그가 어디서부터
미끄러지기 시작했는지
다시 돌이킬 수 없게 되었는지
왜 멈추지 못하고 추락하고 있는지
쏟아져 내리는 산사태에 묻고
넘쳐흐르는 거센 홍수 물살에 대고
삿대질을 해라.

넌들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 것을
당연히 여기며 비난하고 있지 않은지
찰나의 선택에 감사해야 할 일을
원칙 따위로 비아냥대고 있지 않은지

 

[2016. 03. 06_ Santiago, Chile]

 

그림 없는 그림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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