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벌거벗고 맞짱 뜨자

 

우리는 벌거벗고 맞짱 뜨자.
처음에는 수치스럽고 부끄럽기도 하겠지만
볼품없는 몸매와 우스꽝스러운 나신에
웃음이 나기도 하다가
끝내는 맨몸으로 툭탁거리다
살이 닿고 체온을 느낀 뒤에는
살포시 끌어안고는
뛰는 가슴을 느끼고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리라.

결국 별거 없었음을
겉으로 치장해댄 내면에
그저 떨고 있는
가슴 하나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고는
후회의 눈물을 흘리리라.

그러니 벌거벗고 맞짱 뜨자.
마스크 벗고 달려와라.

 

[2011.09.23_Vienna, Austria]

 

그림 없는 그림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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