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찾아 흩날리는 홀씨들처럼
우주란 어쩌면
거대한 강아지 꼬리털에 붙은
작은 먼지 알갱이의
분자구조일지도 모른다
설마 할 순 있어도
아니라고 할 순 없겠지
참으로 하찮다
우리는 이미
강아지 꼬리털에 붙은
작은 먼지 알갱이를
그렇게 취급하고 있지 않은가
아니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신이 우리를 인식하는 것 또한 그러하리
그러니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하리
우주는 신은 너무 거대해
우리를 인식도 못할 테니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하리
엉겨 붙은 먼지덩어리들처럼
사랑 찾아 흩날리는 홀씨들처럼
떨어지지 않으려 나부끼는 잎사귀들처럼
[2017. 03. 26_ Innsbruck, Austria]
그림 없는 그림책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