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강한 자와 약한 자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

주인과 노예
세상은 선과 악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야.

약자들은
자신의 연약함을
도덕과 윤리로 포장하지.
니체가 말했잖아.

그러나 약자는
진정한 약자인가
도덕과 윤리가
사람을 억압하는
실상을 보면
총검보다 무섭고
오히려 강력한 것은
도덕과 윤리로 무장한
신념인 것을

강자와 약자는
엎치락뒤치락
정반합을
반복하며
진화해가는
우주의 매커니즘일 테다.

그렇다면
진실로 어리석은 존재들은
진짜 노예는
이기적이지도
윤리적이지도 않은
나다.
차지도 덥지도 않은
너다.

그래 이번 생은 망했다.
그러니 선택의 여지는 없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2017. 01. 09_ 京都, 日本]

 

그림 없는 그림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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