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8년 만의 리뷰

by mmerlin

[멀린’s 100] 2018.11.06 l M.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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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꿈인가? 나는 꿈속에서 리뷰를 쓰고 있는지 모른다. 인셉션을 보았다면 무슨 말인지 알 거다. 그것은 평상시의 나의 생각이었다. 이것은 꿈인가? 현실인가? 그러나 죽고나면 결국 이것도 꿈이다. 인생의 1/3은 잠을 자니 우리 인생의 1/3은 꿈인 것이다. 그 꿈의 시간을 무시하면 우리 인생의 1/3이 무의미해진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꿈이나 현실이나 같은 공간, 같은 인물, 같은 사건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으니 우리는 이 세계, 저 세계할 것 없이 나의 세계를 살고 있는 것이다.

 

투사체..

 
그것의 정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떤 책이었다. 그 책에서는 염체라고 말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내게 자주 말하셨다. ‘누군가 보기 싫다면 그것은 네 안에 그 모습이 비쳐 보이기 때문’이라고.. 처음에는 무슨 소리냐고 이해 못 하겠다 했지만, 빛과 어둠의 매커니즘을 깨닫고 난 후로 그것은 결국 나였다. 나의 그림자.. 코브의 그림자는 아내 멜이었다. 아내처럼 현실을 거부하고 싶었을 거야. 그런데 어쨌든 자신은 연구자이면서 가장이기도 하니, 그 책임을 다하고 싶었을 것이다.

 

책임..

 
투사체의 양식이다. 투사체는 책임을 먹고 산다. 우리의 그림자는 책임에서 비롯된다. 책임은 태양이다. 우리를 비춘다. 강렬하게.. 몸이 익을 것만 같다. 태양이 강할 수록 그림자도 강하다. 그래서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르면 그림자는 더더욱 새카매진다. 견딜수 없는 나는 누군가에게 어둠을 던져 버린다. 상대는 자신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나의 적이 된다. 나는 나의 그림자를 상대로 온갖 비난과 저주를 퍼붇는다. 그리고 투사일 뿐인 그 그림자는 종국에 나를 덮치고 만다. 투사체였던 그는 알고보면 전혀 상관없는 존재일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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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

 
코브는 멜을 죽인 죄책감에서 벗어났다. 그의 꿈속 그녀가 투사체임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탕! 쏴버렸다. 그녀는 죽었다. 코브는 두 번 죽였다. 그리고 아이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과 아내는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 같은 꿈에서 그들은 동시에 코브와 상호작용할 수 없다. 아내를 보려면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고, 아이들을 만나려면 아내를 죽여야 한다. 또 죽여야 한다. 할 수 있다면 빌딩도 땅도 구부려대는 꿈에서 무엇인들 못할까? 그런데 책임으로 비롯된 코브의 죄책감은 아내와 자식들의 사이를 갈라 놓았다. 둘을 동시에 인식할 수 없는 죄책감의 강을 놓아버렸다. 저 강은 어떻게 건널까?

 

뭐든 해도 된다. 꿈이니까..

 
꿈이다! 꿈!! 뭐든 해도 된다. 우리는 언제든 이곳이 아닌 저곳에서, 현실이 아닌 진짜 나의 공간에서 Kick!! 할 수 있다. Kick! 하면 된다. 그러다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그러다 망하면 어떻게 하냐고? 그러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냐고? 기껏해야 Kick!!이다. 그냥 깨어나면 그만이다. 그러니 뭐든 해도 된다. 아니 꿈이라니까! 뭐든 만들면 된다. 빌딩도 구부리고 도시도 만들면 된다. 하지만 못한다. 할 수가 없다. 나는 이 꿈에 종속되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이 꿈의 리얼리티를 있는 그대로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그걸 알고 즐긴다면 그대는 피학적 라이프 투어리스트.. 그러나 모르고 즐긴다면 스릴 만빵의 가상현실 체험자일 테다.

 

하지만 림보..

 
그러나 림보.. 그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아무리 M이어도 림보는 너무 가혹하다. 시간이 그냥 나의 투사체와 함께 무한정 흘러간다. 영혼이 스러져 간다. 종국에는 그냥 우주의 원소 속에 흡수되고 말 거다. 그러니 림보.. 그것은 피하자. 그러려면 꿈을 꾸자. 여러 꿈을, 이 꿈을 저 꿈을 옮겨 다니자. 하나의 꿈에 집착하지 말고 오늘은 이 꿈을, 내일은 저 꿈을 매일 완성하고 새롭게 도전하자. 림보에 빠져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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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실..

 
그래서 현실입니다. 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나는 인셉션을 보았습니다. 8년 만에 다시 보았습니다. 이제 리뷰를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8년간의 꿈에서 깨어났기 때문입니다. 매우 길었습니다. 여기에서 8년이 지났을 뿐, 꿈속에서 900년이 흘렀기 때문입니다. 림보에 다녀왔거든요.

 
다행입니다.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대의 Kick!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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