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이 필요해

2018.03.31 

 

사람은 일생에 한 번 미친 짓을 한다

한 번이 아니면 그것은 미친 짓이 아닐 겁니다. 자꾸자꾸 하면 질서가 생겨나고, 또 사람들이 의례 그런 줄로 알고 받아들여 줍니다. 그런데 한 번만 하면 그건 미친 짓입니다. 평생 안 그러다 한 번 하면, 모두가 황당해 집니다.

매일매일이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사람은 기계가 아니니까.. 일탈이 일어납니다. 그게 주기적으로 일어나면 그것도 루틴의 일부입니다. 그래서 축제(카니발)라는 게, 사람들의 일탈 에너지를 흡수해 주었습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말이죠.

지금은 그러한 일탈을 술이나 노래방.. 뭐 그런 것들이 흡수해 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매일매일 반복되니 그것도 루틴입니다. 그냥 삶의 일부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미친 짓에 대한 욕구 말이죠. 그게 언젠가는 뿜어져 나온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잘 참았더라도, 터져 나오기 직전인 설사를.. 괄약근이 조절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점진적으로 밀려오는 압박감이었다면, 어디 화장실을 찾아다녔겠죠. 그런데 방귀인 줄 알고 힘줬다 나오는 설사라면,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미친 짓이 그렇게 뿜어져 나오면, 이미 행위는 일어난 뒤입니다. 아무리 통제를 잘하고 매사에 조심해도, 생리현상을 어쩔 수 없듯이.. 인생의 일탈도 그렇게 뿜어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누군가의 미친 짓을 목격하고 우리는, ‘저 새끼 저럴 줄 알았어..’ 하진 않습니다. 일탈이었다면 그건 그 사람에게서 이미 풍겨져 나오고 있었을 테고.. 누구나 위태위태하다 느끼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진짜 미친 짓은 ‘어…!’ 하다 뿜어져 나옵니다. 그러니 누구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인은 물론이고 주위의 모든 이들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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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주식투자를 한다고 전세금을 빼질 않나. 친구가 좋은 투자 거리를 알려주었다고 혹해서 올인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다 늦어 바람이 들고.. 누군가는 사춘기의 낭만을 오춘기가 되어서야 주체하지 못하고 빠져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주위 사람의 미친 짓에 대하여 당황할 필요가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누구나 지나가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최대한 너그러운 마음으로.. 측은한 마음으로.. 미친 짓을 시전 중인 그를 대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나의 때에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나의 미친 짓도 눈 감고 넘어가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 미친 짓을 단죄하기 시작할 때, 미친 짓은 미친 짓이 아니라 그의 태도가 되어 버립니다. 그의 버릇이 되어버리고, 그의 의도가 되어 버립니다. 그의 성품이 되어 버리고, 그의 인격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도 좋습니까? 그러면 그 칼은 나에게도 돌아올 텐데요? 감당할 수 있으면 그러라죠. 그렇게 날카로워지고 엄격해진 잣대 속에서, 일탈과 미친 짓의 에너지는 갈 곳을 잃고, 점점 더 차오르고 차오르게 되는 것입니다.

 

일탈을 멈춘 사회

카니발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에서.. 카니발은 일상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그것도 무차별적으로..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일어납니다. 엄마가 아이를 내동댕이치고,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아리랑 치기를 합니다. 회사는 직원을 이유 없이 자르고, 직원은 회사를 어느날 말도 없이 관두거나, 이리저리 비용을 낭비하며 동력을 죽여 버립니다.

미친 짓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너무 일방으로 달려오다 보니 인생이 균형을 잡으려 하는 것입니다. 빛과 어둠의 균형.. 그것이 부족하면 하얀 악마가 되고, 법과 명분이라는 이름으로 무자비한 살인을 해대는 거대 악이 되는 것입니다.

사회는, 자연은, 우주는.. 그렇게 균형을 잡으면 그뿐입니다. 그러나 개인은 그러다 폭풍 속에서 멸절의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그것은 개인의 인생에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는 살자면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못 참겠거든 일단 뒷골목에서라도 싸야 합니다. 공중도덕을 지키겠다고 버티다 바지에 쌉니다. 것도 중요한 PT 중에 말입니다.

일탈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균형을 잡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가 아무리 칼같이 굴어도 숨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결국 미친 짓을 감행하게 됩니다.

관용은 뭐가 남아돌아 베푸는 게 아닙니다. 일탈하는 상대에게 균형을 잡을 여지를 주지 않으면, 그 불균형은 도리어 내게 돌아옵니다. 나는 그것을 피하려고 이리저리 피해 다니다가, 결국 그 피하는 행위 때문에 균형을 잃습니다. 다른 이의 미친 짓에 피해를 입고, 나의 일탈을 주저하다 걸려 넘어집니다.

진흙밭에서 얼굴에 흙 하나 묻히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다, 뒤로 자빠져 온몸에 흙투성이가 되어 버리게 됩니다. 그냥 적당히 일탈을 일상에 끌어와 줄 필요가 있습니다. 버티다 버티다 똥통에 빠지기 전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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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PH 알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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