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막장드라마로 본 삼성의 미래 (상)

[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 l M.멀린

대한민국의 대표적 기업이자 초일류 기업, 삼성의 미래를 예측해 보기 이전에 먼저 살펴보아야 할 역사가 있습니다. 어찌 보면 매우 닮았으나 결과는 판이하게 다른 듯한 과거의 현재의 두 개의 역사.. 모두가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벌어지는 무대 뒤의 권력을 둘러싼 암투. 역사적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삼성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관점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과거부터 들여다보겠습니다.

드라마 ‘정도전’ , 이제 막장으로 진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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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업을 이루기 위한 야망가들의 진검 승부를 보여주었던 KBS 사극 드라마 ‘정도전’. 그들은 마침내 조선을 건국해 내었습니다. 세계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긴 힘들다는 무혈혁명으로서의 조선의 건국은 정몽주와 이성계, 정도전의 팽팽한 이념논쟁과 굽히지 않는 절개 등이 어우러진 한 편의 전쟁 서사시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땀내 나는 사내들의 힘겨루기를 뒤로하고 기다리고 있는 것은 피비린내 나는 형제간의 권력 암투, 아니 여인들의 또 다른 전쟁 이야기입니다. 출생의 비밀과 한 서린 여인의 복수, 유산상속과 후계구도를 놓고 경쟁하는 물고 물리는 부적절한 관계들, 모두 막장드라마의 필수 요소입니다. 간만에 그런 막장드라마적 요소가 없는 청정 인물들과 흥미진진한 서사를 보느라 즐거웠는데 이제 드라마  ‘정도전’도 어쩔 수 없이 막장드라마의 서사에 진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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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권을 둘러싼 여인네들의 암투.. 역사가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마는 이 드라마는 여인네들의 권력 암투를 최대한 피해 가려 애쓰는 듯합니다. 현재까지의 전개 방식을 미루어 볼 때 이 드라마의 작가는 앞으로의 조선 초기 권력 암투의 과정도 최대한 남성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가려는 듯합니다. 그렇기에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드라마가 상세히 다루지 않을 막장드라마적 요소를 말이죠. 권력을 둘러싼 여인들의 이야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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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드라마라고 하니 매우 불경해 보입니다. 그것 역시 인류 역사의 일부이고 인간 본능의 필연적 요소이거늘.. 오히려 작금의 사태들을 보면 드라마보다 더한 막장들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인생 막장에 터져 나오는 참을 수 없는 본능적 선택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춰지지 않은, 있는 모습 그대로 노출 되어진 개인과 사회의 적나라한 나신.. 가장 큰 정직함은 도리어 그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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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근본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저것 포장되어 본질을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느니 부끄럽고 쪽팔려도 인생 막장에서나 터져 나올 있는 모습 그대로의 우리를, 나 자신을, 용기 있게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당신과 나의 이야기로써 말이죠. 또한 그것이 인생의 맛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인들이 있습니다. 포장과 변명에 급급한 용기 없는 남자들은 따라 할 수 없는. 왕좌에 올릴 자식을 들쳐 엎은 용기 있고 정직한 여인들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 조선의 건국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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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의 부인과 며느리 그리고 태종의 어머니와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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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의 부인이자 태종의 어머니인 신덕왕후 김씨, 태조의 며느리이자 태종의 부인인 원경왕후 민 씨, 조선 초기 역사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 여인 둘이 있습니다. 우리는 뜻밖에 이 인물들에 대한 지식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역사 속 두 여인의 역할에 대해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두 여인은 조선왕조 창업에 지대한 공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조선 초기 피비린내 나는 왕자의 난의 숨은 주역이기 때문입니다. 두 여인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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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왕후+이성계 _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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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왕후 강 씨는 조선의 초대 퍼스트레이디로 이성계의 둘째 부인입니다. 당시 고려의 풍습에는 향처(鄕妻)와 경처(京妻)가 있었는데 향처는 한 씨로 이방원의 친모이고 경처 강 씨는 고려 말 판삼사사 강윤성의 딸로 권문세가 출신입니다. 지방 토호로서의 한계를 느끼고 있던 이성계와 문중의 세력 신장을 고민하던 강윤성에 의해 일종의 정략적 혼인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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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만남이 유명합니다.

 

어느 날 호랑이 사냥을 하던 이성계가 목이 말라 우물을 찾았는데, 마침 그 우물가에 한 여인이 있었다. 이성계가 그 여인에게 물 좀 떠 달라고 청하니, 여인은 바가지에 물을 뜨고 나서 버들잎 한 줌을 물 위에 띄워주었다. 이에 이성계는 이 무슨 고약한 짓이냐며 나무랐다. 여인은 갈증으로 급히 달려온 바, 냉수를 마시면 탈이 날 것 같아 버들잎을 불며 천천히 마시라고 일부러 그리했다고 수줍게 대답하였다. 이 말을 듣고 내심 감탄한 이성계가 그때서야 여인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여인의 미색이 아주 빼어났다. 여인의 지혜와 미모에 이성계는 한동안 넋을 잃었다. 바로 그 우물가의 여인이 강 씨였다. [1]

 

우리가 익히 들어온 바가지에 띄운 버들잎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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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왕후는 자신의 집안 배경을 바탕으로 대담한 지략을 구상하여 이성계를 위험에서 구했으며 조선 건국의 숨은 공을 세웁니다. 그러니까 싹 수 있어 보이는 지방 출신의 젊은 고시생을 잘 뒷바라지해 판, 검사로 만들고 나아가 중앙 정계에까지 진출시켜 대통령까지 만든 용의주도한 아내 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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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씨는 이성계보다 21살 연하로 이성계는 그녀를 매우 사랑했습니다. 둘 사이에 방번과 방석 두 왕자와 경순 공주를 두었고 강 씨는 둘째 아들 방석을 왕좌에 올리는 과정에 1396년 화병으로 사망합니다. 그리고 2년 뒤 이방원에 의해 방번, 방석 두 아들은 모두 살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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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는 강 씨 사망 후 실의에 빠져 직접 능(정릉) 옆에 작은 암자를 짓고 행차를 조석으로 바치고 1년간의 공사 끝에 흥천사를 세웁니다. 태조는 흥천사가 완공되자 능과 절을 둘러보는 게 일상사였습니다. 능과 절을 다 돌아본 뒤 신덕왕후와의 소생들과 함께 저녁시간을 보내고, 신덕왕후의 능에 재를 올리는 절의 종소리가 나야만 비로써 침소에 들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수라 때에도 신덕왕후의 명복을 비는 불경소리를 들은 후에야 비로소 수저를 들어 식사를 하는 등 정성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이방원의 계모에 대한 분노는 이러한 아버지의 연정을 철저하게 짓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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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왕후VS 이방원 _ 애증, 안으로 굽은 팔을 꺾어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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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은 16세에 문과에 급제합니다. 당시 이성계는 우리 집안에 경사가 났다고 매우 기뻐했다고 합니다. 계모 강 씨조차 그의 글 읽는 소리를 들으며 “어찌 내 몸에서 나지 않았는가?”하며 아쉬움으로 탄식했다고 합니다. 평균적인 예상과는 달리 계모 강 씨와 이방원 사이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꿈이 컸던 강 씨는 이성계와 함께 이방원을 물심양면 지원했고 이방원 또한 이런 계모를 믿고 따랐습니다. 모름지기 외부에 적이 있을 때는 모두가 한 몸이 되는 법.  신덕왕후와 이방원은 정치적 동지로서, 흔들리는 이성계를 설득하고 위기를 돌파하는 데 힘을 합쳤습니다. 1388년 이성계가 쿠데타를 일으킬 당시 최영은 이성계 가족을 인질로 잡아두려고 했는데 이때 신덕왕후를 구해준 사람이 이방원입니다. <태조실록>에 의하면 이방원은 불에 익힌 음식을 허리춤에 차고 필요할 때마다 이를 어머니 강 씨에게 주며 왕후를 정성껏 보살폈다고 합니다. 신덕왕후 또한 정몽주가 이성계를 제거하려 하자 친어머니의 삼년상 때문에 고향에 가 있던 이방원을 급히 개경으로 불러 올림으로 정몽주를 적시에 암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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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동지.. 그것이 둘 사이를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정치적 입장이 갈라서게 되면 언제라도 적이 될 수 있는.. 단단하던 신덕왕후와 이방원의 사이가 틀어지게 되는 사건이 있으니 세자를 둘러싼 암투 말입니다. 세자 자리를 노리던 이방원은 당시 장자승계 원칙을 무너뜨리고 자신이 세자로 책봉되기 위해 아버지를 설득해 줄 것을 정치적 동지 신덕왕후에게 청합니다. 그런데 도리어 신덕왕후는 이성계에게 자신의 소생인 방석을 세자에 책봉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팔이 안으로 굽어버린 것이지요. 평소 이방원의 도전적인 태도와 정몽주 암살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던 이성계는 특별히 총애하던 방석을 책봉해 버립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안 이방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여 왕자의 난을 일으켜 버립니다. 그리고 신덕왕후의 소생인 방석과 방번 그리고 이 일에 연관된 정도전을 죽여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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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의 분노 혈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태조가 가까이 정동에 두었던 신덕왕후의 능(정릉)을 당시 사대문 밖 경기도 양주 지역이었던 현 위치(성북구 정릉)으로 옮겨버리고 묘의 봉분을 완전히 깎아 무덤의 흔적을 남기지 말도록 명했으며 정자각은 헐어버린 뒤, 1410년 광통교가 홍수에 무너지자 광통교를 보수하는 재료로 사용하게 하여 온 백성이 이것을 밟고 지나가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태조 사후에는 아예 후궁으로 격하시켜 버립니다. 그녀의 묘가 훼손되던 날 많은 비가 쏟아지고 하늘에서는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300년이 지난 현종 10년에야 비로소 왕비로 복권되었는데 그날도 엄청난 비가 쏟아져 백성들은 그의 원혼이 흘리는 눈물이라 하였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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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믿었던 게 탈입니다. 또한 일단 힘을 합치고 본 게 탈입니다. 어떤 여인들은 팔이 안으로 굽습니다. 더군다나 자신의 혈족과 친자식에 관한 한 여인들의 팔은 절대적으로 안으로 굽습니다. 그것이 본능입니다. 모성본능이란 위기 속에서 더 빛을 발하고 그 본능의 영역에는 남편이라 할지라도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첫 번째는 자식이요. 두 번째는 자식 같은 친정식구들입니다. 그리고 나서야 남편의 자리를 찾아봅니다. 그런데 친자식도 아닌 남의 자식을 말이죠. 그것도 내 남자의 전처소생을 말이죠. 방원.. 순진했네요. 지금쯤 태어나서 사랑과 전쟁을 시리즈로다가 보았더라면, 아침마다 반복되는 막장드라마에 익숙했더라면 이렇게 뒤통수 맞지는 않았을 겁니다. 여자의 남자는 자식 없는 여자만 가능한 겁니까. 자식 같은 친정이 없는 여자만 가능한 겁니까. 그래서 좌절한 남자는 엄마를 찾습니다. 부계사회 속 남자는 힘이 없으면 기댈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성의 힘이 강해질수록 사회는 모계사회로 진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버려진 남자들은 엄마 찾아 삼만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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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진실을 알게 된 남자, 방원은 이제 단호해집니다. 자신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려던 여.자.들. 에게 철퇴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분노한 남자의 처절한 응징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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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덕왕후 강 씨 VS 원경왕후 민 씨 _ 여자 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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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6년생 신덕왕후와 1365년생 원경왕후, 9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언니 같은 시어머니와 동생 같은 며느리. 목표는 같았습니다. 남편을 왕으로 만들어 나는 왕비 되고, 내 자식은 세자 만들고, 친정은 출세시키기. 출신성분은 모두 훌륭합니다. 신덕왕후의 조상은 고려 태조 왕건의 외가 쪽 선조이고 원경왕후의 외가는 친원세력인 기황후 집안의 인척입니다. 신덕왕후는 권문세족 출신이고 원경왕후의 아버지는 성균관 사성 민제입니다. 한마디로 잘 나가는 집안 딸내미들이라는 말이죠. 또한 주춤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개천에서 용을 만들어야 할 장본인들입니다. 그들이 며느리와 시어머니로 만났으니 처음에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협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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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개국의 분기점이라고 하면 이방원의 정몽주 암살일 것입니다. 정도전은 죽을 위기에 처해져 있었고 곧 이성계마저 제거 당할 위기였으나 이방원은 친모의 삼년상을 치르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신덕왕후는 이방원을 개경으로 불러들이고, 원경왕후는 삼년상이라 주저하는 이방원을 설득합니다. 그리고 남성들 간의 의리와 정도에 결정을 못하는 방원의 마음을 붙잡습니다. 손에 철퇴를 쥐여주며 말이죠. 아버지 이성계와 숙부라 부르며 따르던 정도전의 뜻을 거역하고 홀로 일어서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 아마도 방원은 여인들의 지지가 아니었다면 정몽주의 암살을 감행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조선도 없었겠지요. 그래서 더욱 방원은 두 여인을 진심으로 신뢰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동지요. 죽음을 함께 해야 할 전우들이었겠지요. 2살 많은 작은누나 같은 부인과 11살 많은 큰누나 같은 작은어머니가 말입니다. 그런데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자 누나 같은 여자들이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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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의 뜻대로 이성계가 왕이 되었습니다. 이제 다음은 누구인가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 했습니다. 여자들은 그것을 압니다. 신덕왕후는 자신의 자식들을 보위에 올려야 합니다. 원경왕후도 자신의 자식을 보위에 올리기 위해 남편 방원이 보위에 올라야 합니다. 강 씨가 먼저 치고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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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이성계를 움직여 강 씨의 11세 된 아들 방석을 세자에 책봉시킵니다. 민 씨 또한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리기 싫어 주저하는 남편 방원을 부추깁니다. 당시 실세였던 정도전은 사병 혁파를 위해 모든 사병과 무기를 국가에 회수시켰으나 민 씨는 자기 집에 몰래 무기들을 숨겨 두었다가 이성계가 와병하게 되자 이 틈을 노려 이방원에게 무기를 쥐여주며 난을 꾀합니다. 이것이 1차 왕자의 난입니다. 민 씨는 자신의 남자형제들인 민무구, 민무질 들을 방원에게 붙여주며 라이벌 강 씨의 자식들을 죽여버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정도전까지.. 용맹한 그녀는 심지어 2차 왕자의 난 때는 자신의 사가의 말이 홀로 오자, 자신이 창을 들고나가서 남편과 함께 싸우다 죽겠다고 일갈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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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대 여자의 전쟁은 원경왕후 민 씨의 승리로 돌아갑니다. 숙종 때의 인현왕후,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을 장식한 명성왕후까지, 참으로 민 씨 집안의 여인들은 대단합니다. 조선왕조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네요. 며느리의 승리로 끝난 피의 혈투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분노한 남자, 이용당한 사내의 복수는 자신의 부인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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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VS 원경왕후 강 씨 _ 너도 다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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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왕후는 아마도 남편과 같이 공동으로 집권했다고 착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하긴 했으나 손에 피를 묻힌 건 방원이었습니다. 피를 본 사내는 본능으로 치닫게 되는 것입니다. 태종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왕조의 역사 속, 왕비의 친인척의 득세가 떠오릅니다. 여장부 같은 부인 덕에 왕위에는 올랐으나 자신은 형제들을 몰살하고 왕비를 죽게 만든 패륜아가 되었습니다. 피 묻은 손 뒤로 드려지는 죄책감은 아마도 승리한 원경왕후의 희색이 만면 한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게 만들었을 터입니다. 그리하여 태종은 후궁들을 여럿 두고 축첩을 심하게 하였는데 이로 인해 민 씨와의 갈등이 심해져 한동안은 민 씨가 있는 교태전에 가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즉위한지 1년이 지나서는 아예 신하들을 시켜 역대 임금들의 사례를 조사하여 왕은 9명의 후궁을 둘 수 있다는 공식적인 후궁 제도를 법제화하고 실제로 9명의 후궁을 들여버립니다. 조선왕조의 후궁 제도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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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 같은 기질의 여자들은 남자들의 섬세한 감정을 헤아릴 줄 모릅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여자들의 도움으로 넘어선 태종에게 아무리 공이 커도 민 씨의 존재감은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자신만의 힘으로 얻어낸 영광도 아니요. 게다가 남성들의 로망인 의리와 사나이로서의 정도에 어긋난, 여자들의 치마폭에 둘러싸여 얻어낸 권좌란 소린 더더욱 듣기 싫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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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씨, 원하는 것을 얻었으면 잠잠해야 합니다. 뒤로 물러나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잠잠히 있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상처 입은 방원, 아버지는 고향으로 가버려 돌아오지도 않고 내 손으로 죽인 형제들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시들어 가고 있습니다. 꼴 보기 싫은 처갓집 식구들은 이제 자신들이 권력의 정점에 올라선 양, 희희낙락합니다. 방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내 뒤를 이을 세자를 위해서라도 외가의 전횡을 미리 뿌리 뽑아야 합니다. 먼저 후궁을 들여 봅니다. 아버지도 그랬듯 나도 후궁의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줄 수도 있습니다. 민 씨의 속을 바싹바싹 태웁니다. 그래도 처남들은 정신 못 차리고 깝쭉 댑니다. 화가 난 방원, 먼저 처남 민무구, 민무질을 제주도에 유배시켰다가 죽여버립니다. 이 소식에 충격받은 민 씨의 아버지이자 방원의 장인 민제도 돌아가십니다. 이쯤에서 긴장했어야 합니다. 민 씨는 남편의 마음을 헤아렸어야 합니다. 그런데 또한 그만큼이나 불같은 성격의 민 씨, 도리어 분노와 질투로 태종의 후궁 효빈 김 씨와 그녀의 소생 경녕군을 학대합니다. 소문은 돌고 돌아 태종의 귀에 들어가고 분노한 태종은 민 씨를 왕비에서 폐위시키려다가 대신에 남은 처남 민무휼, 민무회를 교살시켜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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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의 꿈을 꾸고 남편 방원을 왕으로 만든 혁혁한 공로자 민 씨는 안타깝게도 자신의 친정의 몰락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비운의 왕비 원경왕후는 막내 성녕대군마저 홍역으로 어린 나이에 저세상에 보내고는 묘역 옆에 대자암을 짓고 돌보다 생을 마감합니다. 위안이 있다면 말년에 효심이 지극한 세종대왕의 돌봄을 받아볼 수 있었다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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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권력욕에 마음을 다쳐 버린 방원은 자식에게도 이런 역사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에 아들 세종이 즉위하자마자 단지 왕의 장인이란 이유만으로 세종의 장인인 영의정 심온을 죽여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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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인의 꿈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모두 쓸쓸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습니다. 방원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녀들의 남자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는 도리어 비현실적입니다. 현실 속 남자들은 결혼과 가문, 전통의 족쇄에 얽매여 여자들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 더욱 현실적입니다. 막장드라마 속 불쌍한 남자들 그리고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여인네들의 대리전.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삼성의 미래에도 이러한 여인들의 권력 암투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걸 보려고 600년을 거슬러 올라갔다 왔습니다. 

 

 

2014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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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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