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100] 노인을 위한 동전은 없다

[MOVIE 100] Dec 18, 2021 l M.멀린

 

 

살아남은 이들은 노인들뿐이다. 그건 영화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렇다. 노인들은 바로 나라를 세운 이들이기에 그렇다.

수 세기에 걸쳐 나라를, 국가를 세운 이들은 노인들이었다. 아니 세운 이들이 노인이 되어갔다. 그러므로 죽기 전까지 그들은 권력자들이다. 쪽수도 많고 정치에 관심도 많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는 기존 질서에 순응하거나 반항할 수만 있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지 않는다면.

기존 질서를 뚫고 나오는 힘이 사춘기의 힘이다. 그것은 어른이 되는 첫 과정이다. 그리고 기성세대는 그것을 누른다. 자신들을 뚫고 나오게 두는 현명한 노인들은 세상에 없다. 그들은 나라를 세우다 모두 죽어버렸다.

그럼에도 새로운 세대는 기성세대를 돌파해야 한다. 어떠한 방해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킬러처럼 그들에게 동전을 던지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들, 노인들 말이다. 그래야 그들은 할 말이 없어진다. 자신들이 세워놓은 견고한 시스템은 동전 앞에서 무력해지니까. 그건 자신들은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질서이고 자신들이 세운 나라를 한방에 무너뜨릴 만큼 강력한 힘이니까.

그런 돌파가 없는 세대는 무력하다. 노인들에 질려 서서히 말라 죽어갈 뿐이다. 그리고 그런 나라는 오로지 노인들에게만 유익할 뿐이다. 연금과 보험, 무상 복지는 모두 그들에게만 혜택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들은 말한다. ‘순리를(순서를) 따라야 해. 너희들도 다 늙을 거 아니야.’ 그리고는 다음 세대에게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고 쪽 빨아먹고 사라진다. 아니 잘 죽지도 않는다.

정작 그들은 그러면서 다음 세대의 운명을 놓고 동전 던지기를 한다. 그들의 미래에 어떤 위험이 돌아올지에는 관심이 없다. 뭘 걸어 본 적이 없으니 잃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씨바 운까지 좋다

 

그들이 세운 나라의 법칙이니 누가 욕할까? 싫으면 새로운 나라를, 새로운 도시를 세우면 된다. 그러므로 나라가 필요한 건 노인들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이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나라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라는 매 세대 새로워져야 한다. 그건 혁명일 수도, 전쟁일 수도 있다. 물론 둘 다 동전 던지기만큼 위험하다.

어쨌든 기존의 나라는 노인에게나 필요하고 무력한 세대를 양산한 노인에게는 그 나라마저 필요 없다. 모든 건 그대로 존재할 테니. 아무런 변화도 없이.

동전이 가진 힘은 전복의 힘이다. 동전은 오로지 뒤집힐 뿐이다. 세울 수도 없다. 그러므로 어느 방향으로든 뒤집힐 뿐이다. 그 힘을 누리려면 죽음을 불사해야 한다. 살아남은 이는 지독히도 운 좋은 노인들과, 동전과 함께 흘러 온 킬러뿐이다. 정작 나라가 필요한 이들은 영화에서조차 모두 죽었다.

 

운명은 섞는 게 아니야. 나의 손에 맡기는 것도 아니지.

 

 

 

위즈덤 레이스 

 이전글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