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잘 하는 일

2010.07.19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늘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지. 아무리 안정되고 미래가 보장된 일이라고 해도,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아무런 행복도 느끼지 못할 테고, 결국은 후회하고 말 거라고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내가 잘하는 일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고민에 빠져들게 될 거야.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실현해 낸 천재소년, 소녀들처럼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또한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면 행복한 일이겠지만, 지금의 처지가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과 잘 하는 일의 어설픈 혼돈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을 거야.  

아마도 출발선에서는 모두가 공평했을 거야. 모두 하고 싶은 일들만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처한 상황에 따라 내가 하고 싶은 분야는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사회적으로 강요된 엉뚱한 일에 매몰되어 버렸을 수도 있어. 신나진 않지만 시간이 흐르고 업무에 익숙해졌다면 너는 아마도 그 일로 겨우 밥벌이 정도는 하고 있을 거야. 그러다 하루하루가 지루해 지고 문득 처박아 놓았던 너의 하고 싶었던 일의 흔적이 (기타, 피아노, 발레슈즈, 포스터..) 네 마음을 흔들면 너는 갑자기 요동치는 거야. ‘에라 다 때려치우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 그래 이제까지의 꿈 이야기는 이런 밥벌이와 꿈 사이의 갈등에 대해 주로 말해왔던 것 같다.

이런 경우 답은 여전히 분명하고 간단하지.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 그게 정답이야’ 그래, 아주 쉽고 간단한 답이야. 그 꿈이 취미로도 이룰 수 있는 가벼운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내가 현재 밥벌이가 가능한 그 잘하는 일과 병행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잘하는 일의 성취로 여유가 충만하다면, 이제 은퇴하듯 시간을 나누어 하고 싶은 일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너의 고민은 아마도 그것이 아닐 거야. 꿈이 뭔지 모르겠는 답답함에서 어케어케 이제 겨우 하고 싶은 일의 윤곽을 잡은 거야. 나도 드디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았다며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던들, 벌써 십 년쯤 앞질러 버린 너의 동료들이나 이미 팔 부 능선을 넘고 있는 다른 드리머들을 볼 때면 용기가 나지 않는 거지. 게다가 비록 원하지 않은 일이었던들, 어느새 네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린 너의 생계수단을 쉽사리 접어버리고, 미천한 연습생으로 올인하기에는 벌려놓은 생활의 규모들이 네 꿈을 송두리째 지하 땅굴에 가둬버릴 지도 모를 일이야.

휴~ 한숨 한번 쉬고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너는 네가 잘 하는 일을 포기하고 원하는 일을 위해 십 년 전, 이십 년 전의 사회 초년생으로 돌아가야 할까? 일단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아마도 부모님이 먹여주고 재워 줄 때 빨리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심히 했어야 했다는 후회일 거야. 빠릿빠릿 머리가 팽팽 돌아가던 그때, 철근도 소화할 수 있고, 빠르게 돌아가는 스케쥴에도 피곤한 기색을 모르던 그때의 에너지라면 뭐든 크게 할 수 있겠건만, 어느새 사회에 퉁하고 혼자 떨어져 버린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는 게 당연해. 이제라도 PC방에서 하릴없이 죽 때리고 있는 중딩, 고딩들한테 꼰대처럼 한마디하고 싶지. ‘엄마아빠가 먹여주고 재워 줄 때 니들 하고 싶은 거 빨랑들 찾아 어서!’ 하지만 후회한들 어쩌겠니, 마음은 하늘이어도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음.. 그러니까 대책을 세워보자. 너의 생계수단이라는 게 네가 아마도 현재 제일 잘 하는 일 일 거야. 비록 네가 원하는 일과는 거리가 한참 있더라도, 너는 어쨌든 먹고살아야 꿈을 이룰게 아니겠니. 그러니까 꿈이 무엇인지 찾은 다음에는 네가 여태껏 해왔던, 그나마 잘 하는 그 일이 너의 부모가 되어주는 거란 말이지. 너를 먹이고 입히고 재워주는 엄마 아빠 말이야. 다시 말하면 너는 여전히 부모의 보호 아래 있건만, 툴툴거리기만 하고 있다는 거야. 남는 시간을 엉뚱한데 날려버리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 보란 말이야. ‘과외 받아야 돼서.. 야자 해야 돼서..’ 정작 네가 원하는 일은 하지 못한다고 툴툴거리던 너의 십대 시절의 모습과 업무시간에 투명 채팅창 띄워놓고 수다나 떨고 있는, 황금 같은 주말은 TV와 쇼파에 헌납해 버리는 너의 현재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야.  

그래 그러니 시간은, 나이는 크게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게으르고, 여전히 너무 한가한 거지. 꿈꾸는 일은 남의 이야기이고 나의 취미는 불평뿐인 거야. 노예처럼 살고 있는 너도 나도 모두 그걸 원해서 그렇게 살고 있는 거야. 하늘이 무너져도 쏟아날 구멍이 있다는데, 네가 정말 하기 싫으면 안 하면 그만인 것을.. 우리는 그저 남 핑계나 대고 있는 거다.

무언가 네가 잘하는 일이 있어 그것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다면, 너는 그 부모에게 감사하고 최선을 다해 남은 시간을 네가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할 수 있는 거야. 처음에는 당연히 힘들겠지. 애초에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 커서는 주경야독해야 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니 겠어. 지지부진하고 별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 같겠지만, 보렴, 네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너는 그것으로 네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쌓았어. 그 일이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맞는다면 너는 틈만 나면 그 일을 하고 싶을 거야.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틈이 점점 많아질 테고, 언젠가는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가장 잘하는 일이 되고, 그것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거야.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고 해서, 냉큼 부모를 버려버리는 엉뚱한 선택을 하지 말도록 해라. 네가 잘하는 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 그리고 네가 잘하는 일은 네가 계속하고 싶은 일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좋은 부모가 되어줄 거야. 꿈을 찾게 되면 이제는 그 지긋지긋한 일과들이  너의 든든한 스폰서가 되어주는 거지.

잘하는 일은 계속해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은 시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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