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100] 그냥 때리고 부수고
[MOVIE 100] Aug 10. 2022 l M.멀린

그게 전부다. 얼마나 시원한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액션이 정말 호쾌하고 시원하고 대다나다. 이런 게 액션 영화지. 공식에 따라 초반, 중반, 클라이막스 딱 세 번 나오는 액션 영화들이란 게 중간중간 얼마나 지루한가. 말도 안 되는 서사를 늘어놓느라 하품을 하다 졸다가 졸다가 쾅! 하고 사운드가 때려 줘야 정신 차리고 본전 찾기를 시작하는데, 그마저도 최신 CG가 아니면 하도 봐서 그게 그거인 20년 전 매트릭스 액션이 최선인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그런데 카터, 일단 물량 면에서 압도적이다. 이순신 장군은 12척으로도 승리를 이끌어냈다지만, 기술로 안 되면 물량으로라도 때려 박아야지. 정말 숨돌릴 틈 없이 액션이 계속된다. 아, 물론 그러다 보니 기술은 여기저기 허술한 틈을 마구 내보인다. 나중엔 FPS 게임을 짜집기 한 듯 그냥저냥 그래 보이기도 하는데. 어쨌거나, 모름지기, 액션은, 액션 영웅은 이래야지. 어디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고 그래. 그냥 때리고 죽이고 점프하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달리고 뛰어내리고 뛰어넘고 매달리고 부딪히고 깨지고 찢어지고 박살 나고 철철 피 흘리고 그래야지. 그리고 또 시작해야지. 처음부터 다시!
그냥 때리고 부수고 하는 게 또 인생이 아닌가. 한숨 좀 돌릴 만하면 어디서 나타난 빌런인지, 자객인지, 킬러인지, 목을 조르고 협박하고 상처를 내고 압박하고 겁박하고 협박하고 포박하고, 그러다 잠시 조용하다 싶으면 또 방문을 걷어차고 들어와 온갖 말의 포화를 쏟아내고 잔소리 기관총을 난사하고 비난의 화살을 쏟아붓고 절망의 망치를 내려치며 자존감과 자존심을 박살 내다 못해 짓이겨 유혈이 낭자하도록 만드는 게 인생이고 삶이 아닌가.
그래도 우리는 카터처럼 살아내고 있다. 그게 뭐라고 펄쩍 뛰고 피하고 받아내고 반사하고 쳐내버리고 요리조리 피했다가 도망치다가 앞질렀다가 나란히 달리다가 멈춰섰다가 우울의 우물에 풍덩 빠졌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백지장같이 얇은 조증의 날개를 달고 세상 행복하다며 날아오르다 엄마와 상사의 눈에 들켜 추격을 당하면 세상에 세상에 그런 공포가 없다며 살려달라고 살려달라고 이제 갓 태어난 병아리를 붙들고 하소연을 하고 사정사정을 하고 겨우겨우 기어가는 달팽이 뒤에 숨어 머리만 가린 채로 영구 없다 영구 없다를 외치며 두려움을 달래고 달래다 백 마리 양과 함께 밤을 꼴딱 새우는 게 인생인데, 그래도 살고 있지 않은가. 또 하루를 시작하고 있지 않은가. 처음부터 다시!
감히 액션의 모든 것, 세상의 모든 액션, 액션의 파노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뭔가 최신, 최첨단은 아닐지 몰라도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찌르고 쏘고 베고 부러뜨리는 일은 멈추지를 않으니 그것참 볼만 하다. 멀미가 날 지경이니 작품성 따위는 생각도 말고 그냥 현란한 카터의 모든 액션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얼마나 쉬운가,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의 운명. 그러니 너의 삶도 걱정 말고 액션! 주인공은 죽지 않으니까.
자, 처음부터 다시!
ziphd.net
ziphd.net
위즈덤 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