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100] 인피니트 레이스
[BOOK 100] Aug 07. 2022 l M.멀린

_ 무한게임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시간이 무한대로 주어지는 긴 게임이다. 참여자도 규칙도 정해져 있지 않고 명확한 종료 지점도 없어서 사실상 ‘이긴다’라는 개념도 없다. 무한게임의 주목적은 게임을 계속 해나가며 그 게임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마법사는 무한게임을 설계한 것이 아니다. 최초의 모델은 [스팀방송국]으로, 그거는 시작하는 이 바닥에서 돈 좀 벌어보자는 유한게임이었다. 그러나 마법사는 유한게임을 해 본 적이 없다.
유한게임을 무한게임으로 변환시킨 건 라총수이다. 그의 등장으로 오징어게임 속 [스팀방송국]은 마법의 도시 [스팀시티]로 변환되었다. 그것은 무한게임.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무한 속으로 우리를 집어처넣어 버렸다. 라총수 역시 유한게임을 해 본 적이 없다.
이런 제길! 마법사는 당황하고 짜증이 났다. 무한게임을 도대체 누가 이해한다고. 아무리 블록체인/암호화폐의 본질이 무한게임으로부터 도출되었다지만, 이 인간들은 모두 돈 놓고 돈 먹기의 규칙에만 익숙한 유한한 존재들이 아닌가. 이들에게 무한게임을 어떻게 설명하라고. 그건 불가능이다. 그리고 마법사도 돈 좀 벌어보자. 무한이고 영원이고 지금 쫌! 벌어보자. 그런데 [스팀시티]라니, 또다시 무한게임이라니.
그래서 틈이 보이자, 관두려면 지금 관둬라 하고 교토로 도망치듯 소환되어 버렸다. 총수들에게, 그리고 미래의 [스팀시티] 시민들에게, 무한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 텐가, 아님 욕을 욕을 하며 유한게임의 규칙에 따라 마법사를 탄핵할 텐가. 그리고 라총수는 익숙한 무한게임의 규칙에 따라 만달라를 부숴버렸다. 만달라는 시작과 끝이 있는 유한게임. 유한게임 속 [스팀시티]는 가라앉고, 무한게임 속 우리들은 [스팀시티]를 찾아 무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것의 시작은 언제부터인지 누구도 모른다. 유한게임의 시간으로 보자면 2018년 5월에 시작되었다 말할 수 있겠지만, 무한게임의 시간으로는 아마도 그대들의 전생, 전 전생,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다음 생, 그 다음 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끝은 분명히 안다. 그대가 레이스를 멈추는 날.
[BOOK 100]이라고, [MOVIE100], [MUSIC100], [CITY100] 이라고 했지만, 무한게임의 100은 숫자 100이 아니다. 1,000일 수도 1조 일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금 그대의 포스팅은 도대체 몇 번째인지 알 수가 없다. 유한게임의 셈법으로도 이미 100을 넘어선 이들이 있다. 숫자와 상관없이 계속하는 이들이 있다.
누군가는 무한게임의 규칙을 따르고 누군가는 유한게임의 규칙을 따른다. 유한게임의 규칙을 따르는 이들은 벌써 자취를 감췄고, 무한게임의 규칙을 따르는 이들은 뭐 볼 게 있다고, 뭘 기대한다고 여전히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마법사는 30세기로부터 왔다. 30세기, 서기 3,000년을 말하는 것일 수도, 무한세계의 어떤 지점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5년, 10년 뒤의 미래 따위는 관심도 없다는 말이다. 30세기라는 말은.
지난 생은 무엇이고 다음 생은 무엇이냐? 영겁은 무엇이고 영원은 무엇이냐? 그것의 원리를 안다 한들 그것을 멈출 수 있을까? 무한한 우주의 시공간 속에서 유한한 무엇을 그린들, 그것 역시 무한의 궤도에서 부서지고 바스러질 뿐이다.
무한게임에서는 존재 역시 무한하다. 수레바퀴에 갇혔다고 답답해하지 말고 무한한 기회가 주어졌다고 환호하면, 할 것이 무궁무진하고 경험할 것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이것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그대는 도대체 레이스를 왜 하고 있는가? 그대는 왜 하고 있지 않은가?
다른 이들이 짧게 보고 유한게임을 펼치면, 옳거니 하고 무한게임에 집중하면 된다. 유한게임은 말 그대로 유한하니 곧 끝나고 멈추고, 그들은 계속되는 그대의 무한게임을 넋 놓고 쳐다보게 될 테니. 지긋지긋했던 너의 학창 시절 빌런이 아직도 너를 괴롭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거꾸로 매달아도 가는 군대의 시계처럼 그대의 삶이 무한게임을 치르고 있다면 뭣도 이 또한 지나갈 뿐이다.
유한게임이 주는 자극을 넘어 무한게임이 보장하는 가능성에 삶을 오픈하렴. 시세등락의 유한게임에 피곤한 눈을 고정시키지 말고 무한한 우주 너머로, 적어도 1,000년쯤 뒤의 미래를 생각하고, 그간 반복된 그대의 생을 생각하고, 다른 생과 연결되어 꼼짝할 수 없는 유한한 카르마로 자신을 묶지 말고, 무한게임의 규칙에 따라 이번 생, 이번 게임, 한발짝 앞으로 내딛으면. 거기에 있지. 무한게임의 엘도라도 [스팀시티]가 말이야. 그리고 [스팀시티]에 거주하는 유일한 방식은 <위즈덤 레이스>뿐이다. 입주하는 방식만이 아니다. 거주하는 방식 말이다. 현재적으로, 바로 지금.
우리는 이제까지 1등, 최고, 숫자를 목표로 달리며 ‘이기는 게임’이 진리라고 말하는 세상을 살았다. 그러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세트장처럼 시야가 좁은 유한게임 세상에선 1등도 꼴등도 불안에 떤다. 성과는 찰나에 불과하고, 플레이어가 탈진할 때까지 경기는 살벌하게 계속되기 때문이다.
그는 묻는다. ‘당신은 무한게임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 유한게임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 무한게임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플레이의 지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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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