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

by M.멀린

[멀린’s 100] Mar 14. 2022 l M.멀린  

돈 존나 벌어서 먹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거 돈 걱정없이 사고
부모님 용돈도 팍팍 드리면서 효자 효녀 노릇도 해보고
존나 이쁜 배우자 만나서 떡두꺼비 둘 정도 낳아서 알콩달콩 살아라.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씨발 존나 좋은 인생이었구나”라고 회상하며 뒤져라.
코붕이 새끼들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

_ ‘야이 씨벌롬들아’, 이렇게귀한곳에누추한분이

누가 게시판에 일케 덕담을 했어. 이게 덕담이지. 근데 이게 덕담이야? 먹고 싶은 거 못 먹어? 뭘 먹고 싶은데? 사고 싶은 거 돈 걱정 없이 못 사. 그건 얼마를 벌어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래 한 그레이드 아래로 사면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겠지. 그건 인정. 근데 넌 위로만 쳐다볼 거잖아. 화성 가는 우주선 하나 정돈 있어야 돈 좀 벌었네 할 수 있는 거 아냐? 존나 이쁜 배우자 만나는 거 돈만 가지고 안돼. 물론 돈 있으면 존나 이쁜 배우자 만들 수는 있어. 얼굴 몸에 다 처바르면. 근데 그래서 떡두꺼비 둘 낳고 나면 널 잡아먹을걸. 알콩달콩 살 수 있을까? 넌 씨바 저 배우자가 날 좋아하는 건지, 내 돈을 좋아하는 건지 자괴감에 빠져서 순수한 사랑, 진심 어린 사랑 어쩌고 외롭네, 괴롭네 하며 술 쳐먹고 다닐걸. 두꺼비 새끼들은 니 돈 믿고 흥청망청이 떡이 되도록 지멋대로 살거고. 글고 아픈 건 돈으로 어쩔 수 있는 게 아냐. 스티브 잡스는 돈 없어 죽었겠니. 아픈 걸 고칠 수는 있겠지만, 계속 아플거야. 머리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어쨌거나 그래서 너 생각대로 그렇게 살고 나면 “씨발 존나 좋은 인생이었구나”하게 될까? 모두 행복하기 바란다는 덕담에 존나 딴지 걸고 있네. 그래도 부모님 용돈 팍팍 드리면서 효자 효녀 노릇은 하자. 저거 다하고 나야 할 생각이 들겠지만.

야이 씨벌롬들아,

인생 그렇게 사는 거 아니다. 먹고 싶은 거 다 먹고살면 좋을 거 같지. 그건 지금도 할 수 있어. 내일 먹으려고 오늘 안 먹을 뿐이지. 사고 싶은 거 돈 걱정 없이 사고 싶지? 막상 돈 생기면 뭘 사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는 거야. 니 군대에서 먹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거 투성이었지만, 나오면 생각나든? 아직도 쵸코파이 먹고 싶어 죽겠냐고. 존나 이쁜 배우자랑 살고 싶지, 그걸 돈으로 사고 싶진 않잖아. 기껏 삿더니 퐁퐁남이라고 설거지하느라 용쓴다고 손가락질받기는 싫잖아. 글고 니 지갑만 보고 헤헤 거리는 배우자랑 며칠이나 행복할까? 집이 룸싸롱, 호빠도 아니고. 떡두꺼비 같은 자식 낳고 싶으면 떡두꺼비를 사다 키워. 그 새끼들 뒤치다꺼리하느라 골치 썩지 말고. 솔직히 너도 그런 부모두면 그렇게 살고 싶잖아. 니 자식은 다를 거 같지?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살고 싶은 건 중요하다. 돈은 안벌어도 돼. 돈 벌다 아프면 그게 뭔 짓이니. 돈 벌어 병원에 다 갖다 바치는 인생이야말로 제로썸 인생이지. 그건 할 짓이 아니야. 그래서 이 나라 전공선호 1순위가 의대 아냐. 안 아픈 인간들이 없어 그래. 그럼 요리조리 건강 해치지 않는 인생으로 살면서, 돈도 벌고 이쁜 배우자도 만나고 떡두꺼비도 낳고 그게 되겠니? 그게 안 되는 인생이니 이런 덕담도 하고 그러는 거잖아. 그러니 이건 덕담이니 욕이니.

야이 씨벌롬들아,

인생에서 돈 하나 빼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저거 다 안 해도 되잖아. 돈 없으면 안 먹어도 살고, 사고 싶은 거 안 사도 되고, 이쁜 배우자 안 얻어도 되고, 두꺼비 새끼 안 낳아도 되고, 돈 버느라 건강 안 해쳐도 되고. 부모님한테 용돈 타 쓰면서 효자 효녀 소리 안 들어도 되고. 그럼 그것들 다 안 해도 되는데 왜 그중에 하나도 하지 못할 거면서 돈 번답시고 건강 해치고 다니는 거야. 그럼 죽을 때 “씨발 좆같은 인생이었구나.” 하겠지. 그런데 돈 쫓으며 산다고 “씨발 존나 좋은 인생이었구나.” 할 거 같니? 정말 그래? 저거 다 니 엄마친구, 니 친구들한테 뻐기고 싶어 하는 거잖아. 진짜로 너 먹고 싶은 거 존나 많아? 너 사고 싶은 거 그렇게 존나 많냐구?

부모님한테 여쭤보렴. 아버지 어머니는 그렇게 살아서 씨발 존나 좋은 인생이셨나고. 공짜로 물어보지 말고 용돈 좀 드리면서 물어보면 “그래 자식한테 이렇게 용돈도 받고 좋은 인생이었지.”하시겠지. 그런데 공짜로 물어본다고 “자식새끼가 용돈 한 푼 안 주니 씨발 좆같은 인생 아니니?” 하실까? 하시겠다. 그러니 돈 벌어서 엄한데 쓰지 말고 용돈은 좀 드리렴. 저거 다 안 해도 돼. 친구들 만날때 가끔 쏘고 그러면 외제차 안타고 나타나도 “이 새끼 좋은 새끼네.” 그래. 용돈 좀 드리면 “우리 얘가 그래도 인성이 좀 됐어. 누굴 닮았는지” 그러셔. 그게 싸게 먹힌다. 글고 나머진 다 니 맘대로 살고 쓰고.

그러니 야이 씨벌롬들아,

돈을 벌든지 말든지 니 멋대로 행복하게 살아라. 너는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지 나는 모르겠다만 암튼 좀 행복하게 살아라. 입에서 “아 씨발 존나 행복하다.” 이 소리는 한 번 하고 죽어라. 그게 뭔지 몰라. 씨발, 그게 도대체 뭘 하면 그렇게 되는지 너도 모르고 나도 몰라. 그러니까 씨발, 뭐가 뭔지 모르겠으니까 일단 돈이나 벌자 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 우리 그게 뭔지 꼭 찾아서 존나 씨발 행복하게 살자. 그게 저기 저것들 다 해야 행복한 거면 그걸 꼭 하고. 그거 안 해도 행복한 거면 그거 하느라 좆빠지게 살지 말고. 꼭 니 입에서 “아 씨발 존나 좋은 인생이었구나.” 소리하면서 뒤지자. 그게 내일이면 어떻고 백 년 뒤면 어떻겠니. 행복하면 된 거지.

야이 씨벌롬들아,
그러니까 행복하게 살자고.
그게 뭔지 모르겠으니까
그게 뭔지 찾아서
꼭 행복하게 살자고.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ziphd.net
ziphd.net

멀린’s 100

 이전글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