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점이 쏘았다
[17日] Aug 07, 2021
소수점이 쏘았습니다. @sanscrist 소수점님이 좌절될뻔했던 20세기의 가을 <20세기 영화제>를 위해 510만원을 쏘았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온 세상 전하세, 20세기의 가을을 기다리는 자들에게!!
이것은 기쁜 소식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그가 소수점님이어서 그렇고, 그가 [스팀시티]의 시작부터 한결같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준 <위즈덤 러너>이어서 그렇고, 어떤 상황에서도 정확하고 분명하게 [스팀시티]의 정신과 정체성을 바로 이해하는 스티미언이어서 그렇고, 용기 있게 자신의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청년이어서 그렇고, 30세기에까지 기록될 마법사 아이작이어서 더 그렇습니다.
[스팀시티]는 그에게서 늘 일관되고도 분명한 지지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스팀시티]와 춘자가 개최하는 거의 모든 행사에 빠짐없이 나타났고 늘 한결같이 자신의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그의 성장을 기대했고 그의 장성한 모습에 미리 흥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3년, 그는 예상대로 장성했습니다. 이제는 우리들에게, [스팀시티]에게 돈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누구든지 네 연소함을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고’
이것은 ‘어른이 된다는 것<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의 맨 앞장에 적힌 성경 구절입니다. 그는 마법사가 지켜본 이들 중 가장 이 구절에 합당한 인간입니다. 우리는 지난 3년간 그의 장성의 과정을 지켜보며. 아! 이것은 참으로 모범 답안이 아닌가! 감탄하고 또 감탄했습니다. 그는 많은 이들로부터 오해를 받거나 몰이해의 대상이 되곤 했으나 그것이야말로 [스팀시티]의 본질이 아닙니까? 내 멋대로 사는 이들의 본령이 아닙니까? 우리는 그 오해와 몰이해의 길에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으니까요.
NFT 프로젝트가 중단되자 가장 아쉬워한 이는 그였습니다. 그는 당당하게 자신의 자산을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여러 차례 자신이 경매에 참여하려고 했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우리의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또 ‘마법의 아침’에 참여했나요?”
“아, 아직은 뭐 별로.. 우리 내부인원이 참여한 게 다예요.”
“내부라니요. 저는 가족이 아닌가요? 섭섭하네요.”
몇 주 전, 그는 누구보다 먼저 20세기소년에 출근해서 문도 열지 않은 펍 앞에 앉아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마법사는 부랴부랴 현관문을 열면서 웬일이냐고, 혹시 ‘마법의 아침’에 참여하러 온 거냐고 묻고는 당황하며 그를 안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무심코 한 대답이었는데, 그는 자신이 제외된 내부라는 말에 매우 서운해했습니다. 가족이 아니냐며.
가족이란 뭘까요? 우리란 뭘까요? 가족의 사랑, 우리의 사랑은 뭘까요? 마법사 멀린은 ‘사랑은 돈 주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의 사랑은 돈을 주는 것입니다.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돈을 주는 겁니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돈을 줍니다. 줄 수 있는 만큼 줍니다. 때로는 다 털어주고, 때로는 원하는 만큼 줍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했는데 줍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놀라 자빠집니다. 돈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고 귀중히 여기는 그걸 주는 게 사랑입니다. 거래하지 않고, 원하는 만큼, 생각도 못 했던 만큼, 돈 주는 게 사랑입니다. 내 돈으로 행복해진 상대를 볼 수 있다는 거, 어쩜 너무 쉽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 좋습니다. 거래를 통해서만 만져 본 돈을 기적처럼 쥐게 된 사람들을 만나는 건 또 다른 기쁨입니다. 그래서 자꾸 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고 또 주다 보니 더 주려고 또 버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거래할 땐 안 벌리던 돈이 주려고 들면 벌립니다. 물리법칙을 아는 겁니다. 물길이 생겼다 빈 자리는 채워지기 마련이니까요. 들고나고를 반복하다 보면 자리가 넓어지고 깊어지고 더 많은 물이 고이기 마련이니까요.”
_ <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 미수록분 ‘사랑은 돈 주는 겁니다.’ 中
30세기에 마법사 아이작으로 불릴 그는 이미 이 물리법칙을 터득한 듯합니다. 어느 날인가부터 그가 자꾸 돈을 벌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잃었다고 하더니 어느 날인가부터는 자꾸자꾸 돈을 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게 운인지, 실력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자꾸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자꾸 돈을 주려 하고 있습니다. 그는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얻지 못해, 가지지 못해 혈안이 되어 있는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입니다. 명예 때문에 살인을 하고, 명예 때문에 자살을 하는 세상에서, 사랑을 위해 명예를 내던질 수 있는 사람은.. 돈 때문에 영혼을 팔고, 돈 때문에 자발적으로 노예가 되는 세상에서 사랑을 위해 돈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습니다. 니가 갑입니다.”
_ <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 미수록분 ‘사랑은 돈 주는 겁니다.’ 中
이 청년은 장성하여 “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510만원을 쏘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 청년을 “갑”으로 모시며 자본주의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형님! 형님!!” “소수점! 형님! 형님!!” 심지어 누군가는 아빠라고까지 불렀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지금 자본주의적으로 그를 칭송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 시대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21세기의 사람들이 목숨보다 귀중하게 여기는 그것을 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돈 때문에 가족도 살해하는 시대에 그것을 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계산하지 않고, 아무 대가도 없이, 거래가 아닌 그것을.
계산하면 줄 수 없는 돈입니다. 거래를 하자면 얻을 게 없는 거래입니다. 액수를 따지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그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축하하거나 응원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나도 일원이기 때문입니다. 나도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현재로서 자신이 우리들의 노고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돈을 주는 것밖에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옳고 칭송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그것이 그가 현재 가장 잘하고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돈 버는 일 말입니다.
[스팀시티]는 어쩌면 가족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21세기에 가족이 된다는 것,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가족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누구도 분명한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돈 주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건 다 줘도 그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서로에게 주고 있습니다. 소수점님이 오늘 자신의 가족들에게 내어 준 이 돈은 3년 전 젠젠님이 자신의 친구인 라총수를 위해 내어준 바로 그 돈입니다. 그것으로 [스팀시티]의 미니스트릿이 개최될 수 있었고 그곳에서 우리는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스팀시티]는 지금까지 무럭무럭 자라나 <20세기의 여름>에까지 이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소수점님의 바로 그 돈으로 우리는 <20세기의 가을>을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어디까지 자라날까요? 바라기는 그의 자산도 함께 자라나 [스팀시티] 커뮤니티 센터 100호점의 원석이 되길 바랍니다. 믿습니다.
우리는 그가 준 돈으로 영화제를 준비할 겁니다. 누구의 영화를 틀게 될까요? 누구의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될까요?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우리들 사이에서 이렇게 차고도 넘치는데 어딜 가서 무슨 영화를 보겠습니까? 어딜가서 누구에게 돈을 준들 이런 영화를 보겠습니까? 삼촌뻘 되는 이들에게서 ‘형님’ 소리를 들어보겠습니까? 그게 꼴사납지 않고 기분 좋은 일이겠습니까?
오늘, 소수점이 쏘았습니다. 신호탄을 쏘았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나아가는 일뿐. 계속 걸어가는 일뿐. 지구는 둥그니까요. 너를 만나러 가고 있습니다. 돈다발을 들고 우리를 마중 나오십시오. 너의 가족이니까요.
물론 그대의 삶에도 돈쭐을 내줄 겁니다.
[스팀시티]는 마법의 도시이니까요.
*우리는 10만원으로 해먹을 살 겁니다. 그리고 연일 돈 버시느라 밤을 지새우면서도 열심히 20세기소년을 찾는 그를 위해, 안락한 잠자리를 준비하고는 ‘소수존’이라고 이름 지을 겁니다. 그의 성장을 기념하며. 푹 자고 더욱더 장성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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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여름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