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과 집착
[18日] Aug 08, 2021

착 달라붙어가지고 떨어지지 않는 게 집착執着이라면 집념執念은 말 그대로 마음과 생각을 놓지 않는 거다. 끝까지 계속 집중하는 것이다. 쉬운 건 집착이고 집념은 어렵다. 생각이 마구 날라다니고 마음이 요동치기 때문이다. 집착하는 사람은 많은데 집념을 가진 이들은 만나기 어렵다. 사방팔방 지랄발광들이라.
NFT가 중단되고 비어버린 벽면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집중하고 있었다. 문득 떠오른 멤버십. 100만원짜리 선불권을 팔면 어떨까? 이런저런 혜택을 주고 말이다. 암호화폐로 결제하면 10% 깎아 주기도 하고. 20세기소년에게 말하니 좋단다. 그럼 해야 되는데 뭔가 시작할 수가 없다. <20세기의 가을>을 어떻게 열 수 있는지 아무런 감도 없었다.
펍의 프린터가 고장이 났다. 가을을 알리는, 멤버십을 홍보하는 포스터도 인쇄하고 POP도 만들어야 되는데. 처음에는 토너가 없어 그런 줄 알고 바꿔 껴 봤지만 작동하지 않는다. 드럼을 바꿔야 한단다. 그런데 그게 또 새 프린터 값이라. 다시 주문하고 반품하고 뭔가 자연스럽지 않고 계속 딜레이 되고 있었다.
4단계가 계속이다. 또 연장되었다. 이들의 집착은 정말 대단하다. 코로나에 착 들러붙어 이건 죽을 병이라고, 니들 모두 죽을 거라고 공포를 살포해대며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 입에는 마스크로 재갈을 물려놓고 말이다. 제대로 된 해명도 없이 그냥 우격다짐이다. 이건 누가 죽고 누가 사는가의 문제 아닌가? 살아야 할 이가 누구인지 도대체 누가 결정하는가? 암튼, <20세기의 여름>이 강제 방학에 들어가 버린 상황이 연장되고 있다. 이대로 여름이 다 지나버리겠다. 집념이 필요하다. 집착이 아닌 집념.
그러던 차에 소수점이 쏘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법사는 한 손에는 금도끼를, 다른 한 손에는 믿는 도끼를 들고 서 무엇을 휘둘러야 할지 판단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수점은 “마법사님 뭐 합니까? 가을로 가는 겁니다!” 하고 500만원을 쏴버렸다. 아, 500만원. 잠도 잊은 채로 집념으로 벌었을 소수점의 500만원. 그건 언젠가 말했던 것처럼 그의 나이쯤 결혼한 마법사가 결혼생활 내내 살던 월세집들의 보증금 액수이다. 그때의 소원은 보증금 1,000만원짜리로 옮겨보는 것이었는데. 그런 돈을 그 나이에 쏘는 소수점. 그는 가족들에게 집을 쏜 거다. 여름이 가면 선선해질 텐데 내복이라도 한 벌씩 해 입으라며. 입추였다. 가을을 선언한 건 정부가 아니라 소수점이었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아니 마치 모두 알고 있다는 듯, <20세기의 여름>과 관계된 거의 모든 이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함께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었다. 보증금이 생겼으니까. 우리가 가족임을 보장하는 보증금을 장성한 막내가 쏜 날이니까.
그날의 기적을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법사에게는.
36만5천원. 마법사의 온라인 집, Futures archive net. [집현담集賢膽]의 3번째 기사가 가입을 한 날이었다. 그는 자신이 한달동안 20세기소년에서 노동해서 받은 임금의 1/3을 가입비로 투척했다. 아니다. 그건 가입비가 아니라 기사단의 회비이다. 하루에 천원씩, 마법사와 연결되었음을 확인하는 36만5천원. 3년 만의 일이다. 기적의 기사단에 새로운 기사의 등장이.
문을 닫을 리 없다. 새로운 회원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기록된 것을 없었던 것으로 돌릴 수 없다. 그것은 념念이 아니니까. 착着이었다면 착할 대상이 없어 포기할 일이다. 그러나 마법사는 착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 념하고 있으니 이것은 계속 집중해야 할 과업일뿐이다. 그리고 3년. 누가 나타날 거라고 상상할 수 있을만한 기간인가? 너도 다르지 않다.
<20세기의 가을>은 매우 길 예정이다. [스팀시티]는 봄에서 겨울을 지나 여름 그리고 가을을 향해 가고 있으니 이 가을은 아주 길 예정이다. 가을은 열매를 맺는 계절이니 매우 오래될 예정이다.
멤버십 100명이 모이면 우리는 2022년 6월 30일 영업을 종료할 것이다. 그리고 떠난다. 세계 방방곡곡으로. 누군가는 모터사이클을 타고 누군가는 크루즈를 타고, 걷고 뛰며 둥근 지구를 향해 다시 나아갈 것이다. 착着이 아닌 념念으로 집착을 버리고 집념으로 무장한 채 대륙을, 대양을, 거슬러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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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여름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