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새옹지마

[13日] Jul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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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사람을 보면 슬프다. 그가 이제 곧 슬퍼질 테니
슬퍼하는 사람을 보면 기쁘다. 그가 이제 곧 기뻐질 테니
행복해하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 그에게 곧 고난이 시작될 테니
고통에 힘겨워하는 사람을 보면 안심이다. 그에게 곧 행운이 찾아올 테니

그래서 봄이 오면 더위를 생각하고
여름이 오면 수확을 기대하고
가을이 오면 추위를 대비하고
겨울이 오면 봄을 기다린다.

어리석은 현자들은
봄에는 봄을 즐기고
여름에는 여름을
가을에는 가을을
겨울에는 겨울을
즐기라 혹세무민하지만

그러다
여름에는 봄을 그리워하느라 더위를 못 견디고
가을에는 여름을 못 잊어 외로워하며
겨울에는 가을의 풍성함을 아쉬워하며 궁핍하다가
정작 봄에는 내 삶에 봄은 없을 거라며
지나가는 계절에 갇혀버리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올해의 계절은 한 번뿐이지만
계절은 결국 돌고 돈다는 것.
행복은 붙들고
불행은 지나쳐버리고 싶지만
겨울이 없는 여름이 없고
가을이 없는 봄이 없는 것이니
너와 나도 이때 뿐이어선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일에도 내년에도 내생에도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고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
그러니
봄에는 여름을 생각하고
여름에는 가을을 생각하고
가을에는 겨울을 생각하고
겨울에는 다시 봄을 생각하자.
그래야
어제의 너와 내가 내일의 너와 나를
작년의 너와 내가 내년의 너와 나를
지난 생의 너와 내가 다음 생의 너와 나를
만날 수 있지 않겠는가.
모두 함께 바로 여기 존재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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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여름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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