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100] 5:1이 아닌 5:3이 되어
[MOVIE 100] Dec 19. 2023 l M.멀린

리바운드, 리바운드를 하는 거야. 실패하고 튀어나온 공을 쫓아가 잡는 거지. 그리고 잠시 움켜주었다가 패스, 도전은 다시 시작되는 거야. 기회를 살려서.
골이 되고 안되고는 말 그대로 운칠기삼이지만, 리바운드, 리바운드는 할 수 있어. 누구나 할 수 있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두 번째 기회를 만들어 내는 거야. 이건 찾아온 게 아니라 만들어 내는 거야. 두 번째 기회. 실패한 그것을 쫓아가 잡아다가 두 번째 슛으로 연결하는 건 전적으로 나의 의지고 나의 결정이라고.
이 뻔한 영화가, 시작부터 끝까지, 안 보고도 줄거리를 줄줄 외울 수 있는 이런 류의 영화를 왜 봤겠어? 선택권이 없는 비행기 비디오 목록에서 마법사는 이 영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 뻔한 마음으로. 그런데 결국엔 이 영화, 마법사의 마음을 리바운드했어. 실화를 무기로 말이야. 세상에 5명이 하는 농구 경기를 3명이서 끝까지 막아냈다니. 그게 실화라니. 이게 말이 되는 거야?
이긴 게 아니야. 이 팀은 졌어. 5대 3으로. 2명이 퇴장을 당하고 셋이서 막아내다 진 거야.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팀이 전국대회 결승까지 올라서는, 후보도 없이 5명이 전부인 팀이 혼신을 다하다 보니 체력이 바닥날 대로 바닥나서는. 결국 반칙이 아니면 막아낼 수 없는 막강 팀을 상대로 반칙을, 반칙을, 할 수 있는 반칙을 다 하면서 막아내다가, 두 명이 퇴장까지 당하고 셋이서 말이야. 그리고 진 거야. 그리고도 이겼다면 그건 만화겠지. 그리고 그건 너무 비현실적이라 감동이 반감되었겠지. 그런데 졌어. 이게 만화보다 더 짜릿한 실화의 힘이야.
“농구하다 보면 슛 쏴도 안 들어갈 때가 있다. 아니? 안 들어갈 때가 훨씬 많지. 근데 그 순간, 노력에 따라 다시 기회가 생긴다. 그걸 뭐라고 하노? 리바운드.”
다 아는 이런 얘기를, 대부분 알지만 살지는 않는 이런 인생을. 어쩌면 어리고 뭘 몰랐기에 그 한순간을 위해 산 아이들이 있었대. 10년 전에 부산에는 말이야. 누군가는 그 일로 돌이킬 수 없는 발목부상을 입었지만, 그 순간을 위해 인생 전체를 희생한 거야. 그리고 그건 영화가 되었지. 코트에 3명이 남은 순간, 그리고 패배가 결정된 순간, 이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리바운드, 리바운드로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코트에 3명이 남는 순간, 그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까? 언제나 마법사의 코트에는 마법사 혼자 남아 있었지. 5:3은 말이 되는데, 5:1은 말이 안 되지. 그건 억지야. 그러나 5:3이라면, 해볼 만하지는 않지만, 어떤 오기가 발동되는 순간, 이미 제정신이랄 것이 없고 오로지 경기를 끝까지 끝내겠다는 마음만이 남은 혼연일체의 순간. 5:1이 아닌 5:3이 되어, 그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까? 영광의 승리가 아닌, 어이없는 패배가 아닌, 혼신을 건 승부의 마지막 후반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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