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아이야.
잘도 견디어 냈구나.
폭풍 같은 너의 삶도
결국 너를 뽑아내지 못했다.
송두리째 날려버리듯 거센 바람 앞에서도
너는 버티어 냈구나.
모래사막 속에서도,
그 타는 듯한 갈증을 견디어 내며
수분을 다 쏟아낼지언정
너는 서 있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야.
너에게 참으로 고마운 것은
살아남아 주어서,
이렇게 거칠고 초라해진 모습으로도
살아남아 주어서 감사하다.
너에게는 뼈아프고 고통스러운 지난날이었겠지만
너의 삶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것은 위로며 안식이며 치유이다.
버티어낸 너를,
살아낸 너를,
가슴으로 끌어안으며
뜨거운 사막의 열기 속에 타들어간
네 가슴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함께하지 못한 너의 지난날에게
위로의 말을 대신한다.
아이야.
이제 어두움은 끝이 나고
찬란한 자유와 무한한 열정 앞에 선 네게,
온 세상이 너의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견디어 낸 너는,
버티어 낸 너는,
마땅히 누려야 할 보상 앞에
두려워 말기를,
우주가 내어놓은 축복 앞에
수줍어 말고 당당하기를,
고달펐던 너의 과거에게는 안식을,
지쳐버린 네 가슴에게는 따뜻한 격려를,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으로
다시 태어난 암울했던 너의 미래에게는
환영의 악수를 내밀어도 좋다.
그저 버티어만 내느라 생소하고 낯이 선
삶의 기쁨과 환희에게,
이제 내가 너를 당당히 맞이하겠노라 외치며
두 팔 벌려 끌어 안거라.
아이야.
너는 그것이 우연이라,
그저 죽지 못해 견디어냈을 뿐이라 말하겠지만
하늘은 한순간도 너의 울부짖음을 외면하지 않았으며
대지는 한 방울도 너의 눈물을 헛되이 하지 않았다.
척박했던 너의 운명이
너의 울부짖음에 비옥해지고
메말랐던 너의 운명은
너의 눈물을 담아 촉촉해졌다.
아이야 이제는
버려진 줄 알았던 너의 지난날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알지 못했던 너의 지난날에게,
편히 쉬라고
잘도 버티어 주었다고
그만 작별을 고해도 좋겠다.
그만 서러워도 좋겠다.
[2006.12_ 一山_ 빈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