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내가 무엇을 믿든, 내가 무엇을 따르든
내가 가진 신앙과 신념, 믿음이 무엇이든, 그것은 자신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뒷받침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현실에 발 딛고 있는 우리는, 현재의 이 삶에서 우리를 구원해 줄, 또는 더욱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 줄, 믿음과 신념, 신앙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것이 다른 이가 보기에는, 아무리 허황되고 어처구니가 없어도,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 준다면, 나의 지옥 같은 현실을 감당하게 해주고 나아가 구원해 준다면, 그것은 무엇이든 진리이고 참입니다. 만일 믿음과 신념, 신앙이 현실을 부정하고, 오로지 아무도 가보지 않은 천국과 지옥, 저승과 사후세계, 또는 별천지에 관한 약속으로 현재의 삶을 구속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 형태가 어떠하든지 거짓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현실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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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믿음, 인간의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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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철학, 과학과 이성, 신비주의와 초월적 경험, 우주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하지만, 어느 것도 완전히 틀린 것이 없고, 어느 것도 완벽히 진실이 아닙니다. 개미가 죽었다 깨어나도 컴퓨터를 이해할 수 없듯, 인간도 죽었다 깨어나도 우주를 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종교와 철학이 깊어져도, 결국 우리의 결론은 ‘모른다’ 일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우주의 구성원인 개체로서의 인간의 겸손이며, 또한 우주를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개미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신으로 여겨서 숭배하든, 정복의 대상으로 여겨서 공격하든 그것은 개미의 자유일 것입니다. 그리고 각 개미들은 자신들의 삶에 충실하기 위해, 각자 자신에게 맞게 인간존재를 규명하고, 그에 따라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간도 이해할 수 없는 우주를 신으로 섬기기도 하고, 정복할 대상으로 여기기도 하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주에 대한 해석은, 어디까지나 그게 무엇이든 나만의 개똥철학일 뿐입니다. 다만 그 개똥철학이 내 삶을 이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그에게 진리이고, 믿음이며, 신앙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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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죽어 보지 않았는데, 천국과 지옥이 있는지 없는지, 누가 확증할 수 있습니까? 아무도 우주 끝까지 가보지 않았는데, 외계인의 유무를 누가 확인할 수 있습니까? 아무도 고대에 살아보지 못했는데,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며, 레무리아, 뮤 대륙들을 누가 감히 없다고 주장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그저 모를 뿐입니다.
그러니 내가 추구하는 삶의 이론을 제공해주는 그것이, 나의 종교이고, 나의 철학입니다. 그래서 내가 소를 신으로 섬기고, 돌덩이를 구주로 섬기든, 너 알 바가 아닙니다. 같이 동참할게 아니면, 그냥 관심 끄고, 너의 믿음과 신념에나 충실하면 될 일입니다. 괜히 끼어들어, 그러다 지옥 간다느니, 이단이라느니, 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현실이라는 벌판을 딛고 서서, 밤하늘을 우러러보며, 이렇게 저렇게 선을 긋고 ‘아, 저건 북두칠성, 이건 사슴자리’하고 이름을 지을 뿐입니다. 다른 이가 옆에서, 저렇게 이렇게 선을 긋고 ‘아냐, 저건 남두팔성, 이건 고래자리’ 라고 이름 짓는다고 누가 맞는지, 틀리는지, 누구도 확언할 수 없습니다. 별은 별일뿐이고 그걸 뭐라고 부를지는 제 마음이니까요. 같은 산을 바라보면서도 어떤 방향에서, 또 어느 계절에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묘사는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본 산의 모습만이 진리가 아닙니다. 그건 그저 내가 본 광경일 뿐..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이라면, 산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 볼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종합된 산에 대한 말들을 통해, 산의 윤곽을 어렴풋이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유추일 뿐, 모아서 평균 낸다고 그게 100% 산의 진짜 모습일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흐릿하게 보이는 우주의 모습을 이러저러한 경로로 더듬어 갈 뿐입니다. 과학도, 종교도, 그저 개미의 컴퓨터 탐구에 지나지 않을 뿐, 적어도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아귀다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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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으로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은 그렇게 과학과 종교와 철학의 여러 모습을 통해, 우리 삶의 실체에 접근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뭔가를 본 사람은, 봤으니 그게 전부인 듯 믿을 수밖에 없고, 자기가 본 걸 다른 사람도 믿게 하려 하지만, 그는 그저 산의 한 이면을 보았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진리를 쫓는 사람은 그 많은 본 것들이 겹쳐지는 지점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디뎌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깨달아진 우주라 해도, 전체의 아주 일부이거나, 착각의 합일 수 있다는 점을 늘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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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늘 무언가를 본 사람들에 의해서 격동을 치러 왔습니다. 종교가 그렇고, 이념이 그렇고, 이상이 그랬습니다. 자기가 보고 믿는 것만이 진리라고 우기고, 상대를 그 믿음에 편입시키려는, 또는 상대에게 그 믿음을 증명시키려는 작용들이, 인류를 혼란으로 몰아넣었으며 또한 진보시켜 왔습니다. 그런 정-반-합의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점점 더 우주의 실체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 봐야 개미 눈꼽 만큼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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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행복하고 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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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지구의 수많은 지역에서, 그러한 종교와 이념의 갈등으로, 전쟁이 멈추지 않고,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우리는 이것이 인류 진화의 중요한 걸음들임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자신의 믿음과 신념을 관철시키고 증명하려는 노력을 통해, 그들의 믿음과 신념의 실체가 드러나지고, 또한 개선되고, 변화되어 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을 피해 가기 보다, 혼란 속에서, 어떻게 내 믿음과 신념을 세우고 검증해 갈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개인에게 있어 믿음과 신념은, 자신의 행복과 유리되어 있어선 안됩니다. 타인의 믿음과 신념을 수용함으로, 나의 행복과 삶이 고통스러워진다면, 그게 만일 진리라고 해도, 우리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도 증명되어진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사는 동안만, 그 믿음과 신념이 유효한 것입니다. 죽으면 우리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현재의 믿음과 신념은 전혀 다른 세계의 그것으로 다시 해석되어 질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살아있는 우리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이 다 추정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사후세계의 복락을 담보로 현재를 희생하거나, 천국 가서 받을 면류관으로, 현재를 피폐하게 만들어선 안됩니다. 내게 그 믿음을 권유하고 강요하는 누구도 사후세계를 경험하거나 천국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그 세계를 위해 내 삶을 희생하는 일만큼, 무모한 도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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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來生)을 위해 현생(現生) 을 희생한다구요? 그러다 당신이 믿는 내생이 없으면 어쩝니까? 현생도 행복하고 내생도 행복하면 안 된답니까? 내생이 없으면 어쨌든 현생은 행복했으니 그게 좋은 것 아닌가요? 현생도 행복하고 내생도 행복한 게 믿음이어야지요. 현생은 행복했지만 내생은 불행하다면 아쉽겠지만, 현생은 불행한데 내생이 행복할 거라면, 그걸 누가 보장한단 말입니까? 그런 도박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일단 행복하고 볼 일입니다.
지금 행복하고 볼 일입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내생이 행복할 거라는 믿음, 그렇게 큰 믿음이라면 왜 현생을 행복하게 하지 못합니까?
겨자씨만 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긴다는 데, 왜 그 거대한 믿음으로 현재를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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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만 행복하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것이 현실도피고 자기기만이어도, 어쨌든 일단 그렇게라도 피하고 보는 것이, 무방비로 당하는 것보다, 견디기 힘든 고통 가운데 머물러 있는 것보다 낫기 때문입니다. 그게 차라리 행복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죽으면 그래도 지금보단 낫겠지, 죽으면 천국은 가겠지 하는 게, 그나마 변화시킬 수 없는 현실에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쨌든, 지금, 조금이라도, 행복하고 볼 일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믿음과 신념을 권유하고 강요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에게 그 믿음이 현재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현재의 고통에서 구원해주고, 나아가 남은 인생을 견뎌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권유하고 있는 것일 겁니다. 아니면 상대가 그의 믿음에 편입되는 것이, 그의 삶의 행복에 보탬이 되기 때문일 겁니다. 그것이 금전적 보상이든, 자기신념의 확장이든, 자비심의 충족이든, 어쨌거나 그에게 만족이 있기 때문에, ‘너도 믿어봐’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는 믿음을 권유하고 강요하는 것으로, 자기만족을 얻고 행복한 삶의 조건 일부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하는 너는 선택의 권리가 있습니다. 너의 행복에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가 어떤 수단으로 강요하고 권유하든 단호히 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삶의 현재적 행복과 맞닿아 있지 않은 모든 믿음과 신념은, 다 거짓 허위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의 권유가 내 삶의 행복의 배경이 되어 준다면, 우리는 선뜻 그 믿음과 신념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그제서야 그것은 복음이고 구원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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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발 딛고 서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과학적 이론과 철학, 종교적 신념들을 찬찬히 살펴봅시다. 해가 지구를 돈다는 믿음이 있었고, 지구 끝은 절벽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아니 이건 지금도 있는가 봅니다. 일명 ‘Flat earth’) 미지의 영역을 말하면 마녀로 몰아 처형하던 시절이 있었고, 과학적 합리주의를 벗어나면 미신으로 치부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직 우주 탄생의 배경도 밝혀내지 못했으면서, 죽어 어디로 가는지도 증명해 내지도 못했으면서, 동물들은 다 알고 피하는 천재지변도 예측하지 못하면서, 과학적 증명만이 진리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있습니다. 인간이 외계 문명으로 부터 왔다는 믿음이 있고, 수술하고 약 먹으면 신을 배반하는 행위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사건, 사고가 거대 조직의 음모라는 믿음이 있고, 인류는 곧 멸망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모두가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나누면 행복할거라는 신념이 있고, 각자 능력껏 벌고 자신이 일한 만큼 가지는 사회가 행복할 거라는 신념이 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기만 하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신념이 있고, 기업의 편을 들기만 하면 친일의 후손이라고 믿는 신념이 있습니다. 모두가 사실이고 또 모두가 거짓입니다. 그냥 모두가 편협하고, 모두가 코끼리의 한 부분만 만지고 와서 이렇게 저렇게 떠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고, 이 우주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과 인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을 열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왜 그가 그런 믿음과 신념을 가지게 되었는지, 맥락을 이해하고 그 맥락과 역사를 통해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 그러한 믿음과 신념의 단초들이 숨겨져 있고, 그것이 개인과 대중의 삶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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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종교에 귀를 기울입니다. 성전에 참여하면 천국에 간다는 종교에 귀를 기울입니다.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믿음에 귀를 기울입니다. 열심히 기도하면 부자가 된다는 믿음에 귀를 기울입니다. 분배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는 신념에 귀를 기울입니다. 성장이 사람들을 잘 살게 해 줄 것이라는 신념에 귀를 기울입니다. 교주랑 섹스하면 구원을 얻는다며, 자신의 몸을 제물로 바치는 신도에게 귀 기울이고, 전 재산을 털어 교회와 사원에 헌금하는 신도에게 귀를 기울입니다. 수혈도 거부하고 집총도 거부하여 군대 대신 징역을 사는 믿음에 귀를 기울이고, 땅끝까지 복음이 전해지면 예수가 재림할 것이라며,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로 복음을 전하러 걸어 들어가는 믿음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들이 왜 그런 믿음을, 신념을 가지게 되었는지, 귀를 기울이고 기울이면, 우리 모두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 현존하는 우주가 드러나고, 어렴풋이나마 우주가 들여다 보입니다. 눈이 부시도록 너무 환하거나, 눈앞이 깜깜하도록 너무 어두워, 윤곽조차 분간할 수 없지만, 무언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하는 우주가 거기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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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우주에 대해 아는 것은, 믿음에 대해 확인하고 신념에 대해 증명하는 것은, 본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인구 수만큼 존재하는 믿음과 신념 중에, 내 삶을 행복하게 해 줄, 내게 가장 잘 맞는 믿음과 신념의 옷을 찾아 입고, 즐거우면 되는 일입니다. 흡족하면 되는 일입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누가 동조해 주지 않아도, 누가 비난하고 누가 폄하해도, 누가 방해하고 누가 저주해도.. 나의 믿음과 신념은 내가 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행복하면 되는 일입니다. 그게 내 믿음이고 내 신념이 되는 일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내 자유입니다. 나의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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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마법을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법사 멀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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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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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