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사랑은 돈 주는 겁니다

 

현대의 사랑은 돈을 주는 것입니다.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돈을 주는 겁니다. 물론 조건은 있습니다. 대가 없이 주는 돈 말입니다. 대가를 바란다면 그건 계약이지 사랑이 아닐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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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저 주는 돈, 그냥 주는 돈, 조건 없는 돈, 받아 본 사람은 압니다. 그 힘의 크기를 말이죠. 자본이 주인 노릇 하는 세상에 돈을 준다는 것은 목숨을 내어주는 것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보세요. 많은 부자들이 죽으면 죽었지 돈은 못 내놓습니다. 눈에 흙이 들어와도 내 돈은 못 내줍니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늘 내일이 불안합니다. 잃는 것은 언제나 한방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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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돈을 지키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고, 돈이, 연봉이, 매출이, 명예가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랑하기 때문에 돈을 준다구요? 대가도 없이 그냥요? 미친 겁니다. 사랑에 눈이 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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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발적 헌신이고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상대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의 행복을 돈이 결정하니,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어야 합니다. 그게 사랑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돈 주려고 하지 않고 네 사랑을 돈으로 증명해라 합니다. 그러면 나도 줄지 말지 생각해 보겠다 합니다. 거래입니다. 이건 거래지 사랑이 아닙니다. 그런 거래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사랑해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 사람들은 돈과 사랑을 분리시키려 듭니다. 사랑하는데 돈은 주지 않습니다.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돈 때문에 이혼합니다. 돈 못 번다고 이혼하고 돈 막 쓴다고 헤어집니다. 사랑한다면서요. 돈을 주어야죠. 돈 쓰게 해주어야죠. 상대에게 목숨보다 귀중한 돈을 주어야지요. 심지어 목숨은 줄지언정 돈은 못 줍니다. 돈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돈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부모 자식 간에, 부부간에, 형제간에, 가족이라고 말하는 관계들 간에 그것이 가장 심합니다. 자꾸 사랑이 아니라 거래만 하려고 든단 말입니다. 도리어, 모르는 아프리카 난민은 도우면서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는 돈을 주지 않습니다. 꼭 조건을 걸고 거래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친한 관계일수록, 가족간에 돈 거래는 하지 말라고들 합니다. 그렇습니다. 거래가 아니라 사랑을 해야 합니다. 사랑해서 그냥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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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수 있습니까? 부모에게, 자식에게, 형제에게, 친척에게, 친구에게, 돈.. 그냥 줄 수 있습니까? 아마 모두들 ‘왜?..’ 하며 말꼬리를 흐릴 겁니다. 왜 그냥 줘야 되냐고 할 겁니다. 그게 우리들의 사랑입니다. 그게 우리들이 외로운 이유입니다. 그게 이 세상이 척박해진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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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살기도 벅찬 세상입니다. 사랑 없이 그냥 일단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하는 세상입니다. 넘 줄 돈은 없는 세상입니다. 자식 물려준다며 온갖 이유로 자식들을 조종하려 드는 세상입니다. 사랑 없이 결혼해서 돈 때문에 이혼하는 세상입니다. 유산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며 부모 죽는 날만 기다리는 세상입니다. 사랑은 없고 돈만 남는 세상에 우리는 돈도 없고 사랑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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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돈을 줍니다. 줄 수 있는 만큼 줍니다. 때로는 다 털어주고, 때로는 원하는 만큼 줍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했는데 줍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놀라 자빠집니다. 돈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도, 자식도, 형제도, 친구도, 돈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랑해서 돈 주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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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소중히 여기고 귀중히 여기는 그걸 주는 게 사랑입니다. 거래하지 않고, 원하는 만큼, 생각도 못했던 만큼, 돈 주는 게 사랑입니다. 내 돈으로 행복해진 상대를 볼 수 있다는 거, 어쩜 너무 쉽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 좋습니다. 거래를 통해서만 만져 본 돈을 기적처럼 쥐게 된 사람들을 만나는 건 또 다른 기쁨입니다. 그래서 자꾸 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고 또 주다 보니 더 주려고 또 버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거래할 땐 안 벌리던 돈이 주려고 들면 벌립니다. 물리법칙을 아는 겁니다. 물길이 생겼다 빈자리는 채워지기 마련이니까요. 들고나고를 반복하다 보면 자리가 넓어지고 깊어지고 더 많은 물이 고이기 마련이니까요. 의심나면 한 번 해 보시길, 대신 반드시 주변부터 챙기시길, 일면식도 없는 먼 나라 이웃들보다 내 가족, 내 형제, 내 부모, 내 친구부터 챙기시길.. 다들 그러면 세상이 모두 행복해질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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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얻지 못해, 가지지 못해 혈안이 되어 있는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입니다. 명예 때문에 살인을 하고, 명예 때문에 자살을 하는 세상에서, 사랑을 위해 명예를 내던질 수 있는 사람은.. 돈 때문에 영혼을 팔고, 돈 때문에 자발적으로 노예가 되는 세상에서 사랑을 위해 돈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습니다. 니가 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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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영원하지만 방향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랑이 내게 머무는 동안, 한껏 즐기고 한껏 누리십시오. 떠오른 태양은 저물기 마련인데 밤이 되고서 태양을 그리워해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그것이 사랑하는 자의 권리입니다. 아무도 사라진 태양을 원망할 수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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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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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