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막장드라마로 본 삼성의 미래 (하)
이제 다시 이 이야기를 이어갈 때가 되었습니다. 잊고 있던 삼성의 미래 말이죠. 기억하십니까? 재벌가를 둘러싼 여인들의 암투 말이죠. CJ와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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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연재를 잠시 멈춘 사이 두 그룹 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버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삼성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CJ 이재현 회장은 구속되어 버렸고, 몸까지 망가져 버렸습니다. 현재는 1천600억 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재판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간 이건희 회장의 형이자,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의 유산상속 무효 소송건 등 복잡다단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미 떠들썩했던 일이니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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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가 이렇게 된 연유에는 삼성뿐 만 아니라, CJ가 지난 대선에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가 괘씸죄에 걸렸다는 풍문이 지배적입니다. CJ가 제작한 영화 ‘광해’도 그렇고, CJ 계열사인 tvN SNL의 여의도 텔레토비 등에서의 노골적인 표현 등 현정권에 밉보일만한 행적이 많았다는 겁니다. 뭐 이건 표면상의 이유일 테고, 여러 가지로 갈등관계에 놓여있던 종편사들이 (특히 중앙일보) 이 참에 CJ를 손 좀 봐야겠다 싶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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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삼성 관련 글을 시작하면서도 느낀 거지만, 기사나 관련 자료의 링크를 찾아서 열면, 삭제되거나 자진해서 포스트가 내려진 글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역시 삼성인가.. 했는데, 지금 다시 쓰려고 예전에 저장해 둔 링크들을 다시 열어보니, 막히거나 삭제되어버려 찾을 수 없는 링크들이 더 늘어났네요. 이런, 몇 개월이나 됐다고.. 그때 확 달렸어야 되는데, 자료 없이 기억에 의존해 쓸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도 날아가려나.. 암튼 무서운 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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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래서 친절하게 팩트와 자료를 나열하지는 못하겠습니다. 글의 의도도 그게 아니니.. 다시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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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진보정권과의 밀월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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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과 CJ의 갈등은 다시 말하면 삼성과 CJ의 갈등이요, 결국 중앙일보(JTBC)와 CJ의 갈등입니다. 일찍이 삼성은 정권과의 밀월관계에서 다른 재벌과 비교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특히 군사, 독재정권 시절 다른 재벌이 정권과의 밀월 관계에 매우 적극적이었다면, 삼성은 마지못하거나 어쩔 수 없이 반응하는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이병철 회장의 개인적 성향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 생각합니다. 자존심 강한 이병철 회장은 그래서 직접 정권을 창출하거나 언권(言權)을 가지고 싶어 했습니다. 중앙일보 창간 배경은 앞선 글에서 밝혔듯이, 그냥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비장함이 묻어 있습니다. 그런데 함께 개국했던 TBC를 또 군사정권에 빼앗겨 버렸지요. 여러모로 지난 독재정권들과의 밀월 관계는 편안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삼성 위상 또한 지금의 위상만큼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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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지금과 같은 거대 그룹의 성장에는 도리어 보수정권과의 협업보다는 진보정권과의 밀착관계가 더 주효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몰아닥친 반도체, 모바일 시장의 성장과 이 물결을 잘 탄 삼성전자의 실적 증대 등, 삼성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초거대 그룹이 되어버린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반도체 시장의 주기를 정확히 판단하고 결단한 이건희 회장의 탁월한 직관력은 경쟁사들도 인정하는 업적이라고 하더군요. 반도체 시장의 주기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데 많은 세계적 반도체 기업들이 번번이 갑론을박하다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는데 한국 재벌기업의 독재 경영의 빠른 의사결정이(?) 시의적절한 대응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암튼 이미 너무 성장해버리기도 했지만, 지난 정권들과 소원한 관계로 기대한 만큼의 정경유착을 얻어내지 못했던 삼성이 도리어 새롭게 들어선 진보정권들과의 밀월 관계를 형성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홍라희 관장의 이름이 전라도에서 얻은 기쁨이어서 그런 걸 까요? 아마도 보수정권과 밀착되어있던 다른 재벌기업보다는 명분상으로나 실리상으로나 살짝 떨어져 있던 삼성이 덜 부담스러웠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간 삼성도 달라는 대로 주고, 알아서 주고, 보수정권 후보도 밀어보고, 할 짓은 다 했습니다만, 그룹의 경영권승계 과정의 잡음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기존 정권들과 소원했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롭게 들어선 진보정권들이 도리어 손 내밀어 주니 뭐 마다할 이유가 없었겠습니다. 특히 노무현 정권과 삼성과의 밀월 관계는 매우 돈독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주미대사로 공직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이 좀 중요합니다. 홍라희 관장의 동생 홍석현 회장 말입니다. 사실 익히 알려진 바대로 당시 홍석현 회장은 차기 UN 사무총장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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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삼성 X파일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졸지에 반기문 당시 외교부 장관이 UN 사무총장에 덜컥 당선되고 만 것입니다. 사람의 운이 이렇습니다. 없는 걸 원하면 魔에 빠지고 생각도 못 했는데 큰 자리가 돌아오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다음 대선에 반기문 총장이 당선될 거라고 직관합니다. 나올 수만 있다면 말이죠. 지난 대선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아.. 다음은 반기문 총장이구나..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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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회장의 꿈은 좌절되었지만 포기할 리 있겠습니까? 이 자리까지 오르려면 누구나 은근과 끈기, 그리고 집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흔히 재벌가 황태자들이 거저먹는 거라 생각하는데 범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엄청난 경쟁과 인내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CJ 이재현 회장의 예에서 보듯이 정글이 따로 없으니까요. 또한 그렇게 고생해서 올랐는데, 그냥 거기까지 해 먹고 말겠습니까? 갈 수 있는 데까지 가야 합니다. 멈추지 말고 가야하고,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포기하면 안 됩니다. 홍석현 회장의 꿈은 아직 포기된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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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가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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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에게 친가는 적(敵)입니다. 어쨌든 그룹 승계 과정에서 형들과 적이 되었고, 또 삼남이라는 위치상 늘 견제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이방원처럼 말이죠. 자연히 처가의 힘을 등에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돈어른인 홍진기 회장은 물론이고 부인 홍라희 관장, 처남 홍석현 회장은 좌청룡, 우백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쨌든 삼성이라는 대그룹을 장악하고, 다른 형제들의 견제와 도전을 잠재우며 실권을 쥐려면 똘똘 뭉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결론적으로 보자면 이건희 회장은 이방원과는 다른 행보를 보입니다. 그러니까 처가를 너무 믿은 것이지요. 이방원이 왕위에 등극하자마자 처가를 견제하기 시작한 것과는 달리, 지금의 보광그룹의 상승세를 보자면 죽 쒀서 뭐 주는 꼴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삼성家의 장자임을 자처하는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어머니 손복남 고문의 입장에서는 유교적 가풍을 빌어 이 씨 가문이 통째로 홍 씨 일가에게 넘어갔다는 회한과 절망에 잠겨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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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연재하는 동안 아시다시피 이건희 회장은 혼수상태에 들어갔고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상속 과정은 착착 진행되어가고 있습니다. 소리 소문 없이 물 밑에서 조용히 진행되어가고 있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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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히게도 이런 현 상황을 예언하다시피 한 드라마가 있습니다. SBS ‘황금의 제국’ 못 보신 분은 한 번 보세요. 지금 삼성의 상황이라 기가 막히게 비슷합니다.)
뭐 이런 얘기가 오고 가는 사이에 이건희 회장이 혼수상태에 빠졌으니, 이건 정말 하늘이 돕는 건지..삼성 이 씨 가문은 확실히 손을 봤겠다, 장래의 호랑이가 될 며느리(이재용 부회장의 전 부인)는 일찌감치 제거를 했고, 이제 표면상으로 장남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상속 승계가 스리슬쩍 이루어지면 될 일입니다. 게다가 키는 자신이 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굴러들어 온 듣보잡(?) 큰 사위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남편)도 앗쌀하게 제거에 성공했더군요. (사실 살짝 이부진 사장의 남다른 행보에 재미있는 시나리오들을 기대하기도 했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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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뭐 두말할 것 없이 삼성그룹은 홍 씨 가문의 손에 넘어갔다고 봐도 좋을 듯합니다. 어쨌든 실권은 홍라희 관장에게 넘어갔고 누나의 배경을 등에 업은 홍석현 회장의 행보는 더 과감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가 남았겠습니까? 대.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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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으로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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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현대 정주영 회장도 그랬고, 이병철 회장조차도 정치에 욕심을 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직 왕조의 기억이 남아있는 한국 사회에서 대통령 한 번 해 보는 것, 권력의 맛을 아는 누구나 꿈꿀 만 합니다. 하다못해 바닥까지 내동댕이쳐졌던 강용석 변호사도 아직 버리지 못하는 꿈 아닙니까? UN 사무총장 실패했으니 남은 건 대통령뿐입니다. 운으로 안되면 돈으로다가, 힘으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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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잠깐 삼성의 황태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살펴보아야겠습니다. 한국 최고의 재벌 가문 출신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이 이재용 부회장이라면 어떻겠습니까? 사촌들은 저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면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촌 형 이재현 회장은 거의 자수성가에 가까운 결과를 창출해 냈습니다. 그런데 자신은 e-삼성이라고 뭐 좀 해보다가, 그룹 손실만 입히고 포기한 적이 있을 뿐입니다. 아마도 이 일로 이재용 부회장은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트라우마 같은 것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이 거대 그룹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그런데 엄마는 어떨까요? 남편을 용의주도하게 세계적인 그룹의 회장을 만들었으니, 엄마의 욕심은 어디를 향해 있을까요?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영부인들이 이 삼성의 여왕에게 어떻게 대했을까요? 정중했더라도, 티껍게 굴었더라면 더더욱, 욕심낼 만 합니다. 게다가 자녀의 일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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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삼성이니 경영은 임원들이 잘 할 테고, 그럼 아들의 명예 회복은? 욕심낼 만 합니다. 어쨌거나 삼성의 미래 또한 이런 흐름과 연관이 없을 수 없습니다. 다들 한마디씩 하지만 이놈의 하드웨어만으로 언제까지 삼성이 버틸 수 있겠는가 말입니다. 문화생태계를 창조한 애플에 비교당하며 맨날 찐따 취급받는 삼성으로서도 콘텐츠 기업으로의 전환은 매우 똥줄이 타는 일입니다. 게다가 성장하는 중국의 상승세는 이건희 회장이 밥 먹듯이 외쳤듯 마누라, 자식까지 다 바꿔도 견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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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제조업으로의 한계는 시한폭탄처럼 시시각각 몰락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어느 단계에 들어서면 단순 제조, 유통사업으로는 살아남기가 어렵고,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래서 명품 브랜드를 창출하고 문화와 패션, 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을 꾀해야 합니다. 페이스북, 알리바바 하다못해 자기 회사 출신들이 만든 네이버조차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영토에서 거침없이 성장해 가고 있는데 공장 짓고 제품 만들어 파는 일로 지금의 삼성의 위상을 언제까지 보전해 갈 수 있겠습니까? 노키아, 모토로라 심지어 소니의 몰락이 남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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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자연히 눈이 가는 건, 언론이고 콘텐츠입니다. 콘텐츠 생산도 중요하지만 이를 홍보할 매체를 갖는 건 더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신문이 아니고 방송입니다. 이미 콘텐츠의 홍보와 유통망이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으로 넘어간 지 오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온라인에서 쓴맛을 봤으니 다시 손대긴 겁나는 영역입니다. 어떻게든 자신들이 터를 닦아온 땅에서 승부를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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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CJ는 진작에 미래를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콘텐츠 산업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에 1조 원이 넘는 돈을 지속적으로 쏟아붓고 플랫폼을 만들어 갔습니다. (CGV가 그렇고 CJ 케이블 네트워크가 그렇습니다.) 돈도 안 되는 데, 적자임에도 설탕 팔아 번 돈으로 투자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케이블 시장은 거진 점령하다시피 했고, 한국의 문화 콘텐츠 투자는 CJ를 빼놓고는 할 말이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그 사이 한류열풍이 몰아치고, 이런 호기가 없었는데 CJ.. 이제 빛을 보나 싶었는데.. 다 때가 있습니다. 서두르면 탈이 납니다. 한 정권만 자숙했더라면 어땠을까 지금 와 생각해 봅니다. 이재현 회장 좀만 참았더라면.. 허기야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습니다. CJ가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해가 2002년이고, 미운 털이 콕 박힌 지난 대선이 2012년이었으니 운의 흐름이 바뀐 탓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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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삼성과 CJ가 여기서 부딪힌 겁니다. 창업자 이병철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언론과 방송, 그리고 삼성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위해 피해 갈 수 없는 이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서 숙적 CJ와 맞부딪힌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는 현재까지는 아시다시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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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관장은 원경왕후의 실패를 철저히 피해 갔습니다. 도리어 이방원에 비하자면 이건희 회장은 차라리 유약했던 것 같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만난 이병철 회장에게 면목이 있을까요? 뭐 남의 집안일이니 더 말 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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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등.. 주변 정리가 이제 얼추 끝났습니다. JTBC(중앙일보)의 대대적인 반전이 남았습니다. 뭐 대표적인 사건은 손석희의 JTBC 행입니다. 손석희가 겨우 사장 자리가 욕심이 나서 JTBC를 갔을까요? 앵커 한 번 다시 해볼라고 사람들이 손가락질할 게 뻔한데 기어들어갔겠습니까? 우리는 모르는 거대한 그림이 있을지 모릅니다. 손석희가 겨우 그 정도에 움직였을 리 없습니다. 그리고 JTBC는 차근차근 홍석현 회장의 아들 홍정도 JTBC 부사장에게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홍석현 회장이 자신의 아들에게 중앙일보를 승계하려고 하자 이건희 회장에게 혼이 났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뭐 현재까지 JTBC, 꽤나 파격적인 행보와 좋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손석희의 ‘News9’(뉴스룸의 전신)을 비롯하여 마녀사냥, 비정상회담, 드라마들의 성공까지.. 기존의 종편 이미지를 벗고 참신한 감각으로 무장하느라 돈을 꽤나 쓰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앙일보 계열의 씨너스를 통해 메가박스까지 인수해 점점 영화 쪽 인프라도 확충해 가고 있습니다. 일단은 방송을 궤도에 올려놓고 차차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확장해 가겠지요.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중앙일보가 삼성을 먹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실상 삼성의 기관지였던 중앙일보가 도리어 메인이 되어 미디어 콘텐츠 그룹으로의 거대한 전환을 삼성이 감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표면상으로야 삼성전자가 중심이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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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누구입니까? 누가 왕의 자리에 나설까요? 누가 장기집권의 시나리오를 그리게 될까요? 매우 희박한 가능성이긴 합니다만, 홍석현 회장이 다시 나올까요? 풉, 한번 놓치면 계속 놓치게 되어 있습니다. 패턴을 바꾸지 않는 이상.. 사람들은 설마 하겠지만 그러다 정주영도 나왔습니다. 설마 하다 이회창은 똑떨어졌고, 설마 하던 노무현은 되고, 설마 했던 정몽준은 쪽박 찼습니다. 설마를 꼭 붙든 박원순은 재선까지 했고, 우습게 봤던 안철수는 뒤늦게 설마 쫓아다니다가 계속 실패하고 있습니다. 무섭습니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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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그럼 손석희? (오, 볼만하겠네요 반기문 대 손석희 그런데 이러려면 많은 예비동작이 필요하겠네요. 아님 차차기쯤?) 차차기 라면 이재용 부회장, 홍정도 부사장 둘 다 욕심낼 만합니다. 아니면 차차차기와 차차차차기를 나눠 먹을지도 이종사촌하고도 싸우면 안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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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삼성과 중앙일보는 이제 긍정적 이미지 쌓기에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돈은 벌 만큼 벌었고, 또 돈이 돈을 버는 것이지 사업을 잘해서 버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권력입니다. 정치권력.. 그러니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쌓기 위해 파격적이고 전향적인 행보를 보일게 뻔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건희 회장의 병고와 함께 급작스럽게 터져 나온 백혈병 문제, 노조 문제 등에 대한 전향적 태도 표명은 이미 다 계획되어있던 시나리오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방통위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손석희를 내세워 앞으로 이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될게 분명한 ‘세월호’ 사태의 끈질긴 탐사와 지속적 보도, 비판적 기사는 향후 행보를 가늠케 해 줄 꽤나 의미 있는 시그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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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그래서 너도 좋고 나도 좋고 나라도 좋고 국민도 좋다면 뭐가 문제겠습니까?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그러기를 바랍니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처럼 존경받는 부의 표본을 제시해 준다면 도리어 환영할 일입니다. 사심 없이 아마츄어틱 하지 않게 정도를 걸어준다면, 한반도 정치사에 역사적인 획을 그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언론재벌이자 국가지도자였던 베를루스코니처럼 되지 않을 법이 없고, 대대로 말아먹은 부시부자처럼 되지 않을 보장도 없으니 일단 의심하고 보는 일입니다. 불안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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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되는 게 뭐 그리 쉬운 일입니까? 돈과 사람 그리고 운이 따라 주어야 합니다. 또한 계속 성장하고 있는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또 어떻습니까? 재벌 대통령을 용납할까요? 그래서 손석희 카드인가요? 그런데 이명박이 대통령 된 걸 보면 또 해볼만 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대선은 논리도, 진실도, 윤리도, 아닙니다. 바람을 읽고 하늘을 알고 민심의 찰라를 쥘 수 있다면 당신도 될 수 있습니다. 그걸 모르니 이회창한테 줄을 섰지요. 자기가 다음 정권에 주미대사를 거쳐 유엔 사무총장이 될 줄도 모르고, 조급해서 허튼짓 하다 다 날려 버렸지요. 가만히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래서 마법사가 필요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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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이 치열한 가문 전쟁의 승리는 결국 홍 씨 일가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역시 죽 쒀서 남 줄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방원은 위대한 왕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의 고통스러운 결단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한글이 아니라 한문을 외우고 있어야 했을 겁니다. 한류도 없고 삼성전자도 없었을 겁니다. 중국의 속국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한번 리더는 외롭고 또한 냉철해야 할 뿐만 아니라, 100년은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물론 운명이었으니 그랬겠죠. 운인 줄도 모르고 왕이 되기도 하고 절대 왕이 못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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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후대의 역사는 한국의 경제사를 논하며 홍라희 관장에 대해 엄청난 평가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철저하게 가리워져 있지만 엄청난 지혜와 실력의 소유자.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결국 안으로 굽은 팔을 지켜냈고,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모두 왕으로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원경왕후는 실패한, 친정도 지켜냈을 뿐만 아니라, 재산을 송두리째 옮겨다 놓았습니다. 이기는 유전자의 진면목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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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욕만 합니다. 재벌들 더럽고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욕만 합니다. 그런데 그러면서 부러워합니다. 부.러.워.만. 합니다. 승자의 가문이라면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스토리에 지저분하다느니, 막장이라니 하며 상대적으로 우월한 듯 뻐겨댑니다. 찌질 한 노릇입니다. 생태계의 어떤 동식물도 이기는 유전자의 원리를 피해 갈 수 없습니다. 먹고 먹히고, 이긴 놈이 다 가지는 생태계 시스템은 언제나 우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평화는 일시적입니다. 전쟁과 생존에 지친 생물체들에게 우주가 내리는 잠시 잠깐의 휴식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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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까보면, 이런 막장 스토리 없는 집안이 없고, 규모와 구성원이 좀 다를 뿐, 모든 집안이 이런 구설에 휘말려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기뻐해야 할 명절에 칼부림을 하고, 아버지 제사상을 뒤엎고, 형제가 멱살을 잡습니다. 시기와 질투가 가장 가깝고 힘이 되어야 할 가족 간에 더더욱 팽배하고 남보다 못한 원수지간이 되어 욕하고 원망하기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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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씨 일가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 씨 가문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간 이 시점에 도리어 불거질 일은, 홍라희-홍석현 남매와 이권에 얽힌 또 다른 형제자매들 간의 불화, 친인척들 간의 경쟁일 것입니다. 그것은 동서를 막론하고 절대왕정이나 공화정,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나 존재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묻고 싶습니다. 무엇이 가족인가? 혈연으로 피를 나눠야 가족인가? 재물, 이권 앞에 무력한 우리는 가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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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냥, ‘사랑하니까 가족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하지 않는데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가 묻고 싶습니다. 예수는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친구를 위해서도 버리는 목숨을 가족을 위해서는 못 버립니다. 아니 그놈의 목숨을 끊어놔야 원한이 풀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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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다르지 않은 재벌가의 험난한 가족 전쟁을 들여다보며, 돈 때문에, 생존 때문에, 자기 가족을 잡아먹는 동물의 시대를 아직 살고 있으면서 어디서 도덕과 윤리, 품위를 말하는가, 회한에 젖습니다. 그리고 그 전쟁을 끝낼 새로운 세대의 등장에 목이 마릅니다. 이기적 유전자의 지배를 넘어설 새로운 차원의 인류의 진화를 이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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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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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소년 Ridiculous Boy
[1] ‘홍석현 발탁은 UN사무총장 포석’, 머니투데이, 2004년 12월 17일자
zzz‘홍석현 주미대사, “유엔 사무총장 꿈 갖고 싶어”’, 프레시안, 2005년 2월 15일자
[2] ‘상속법 개정안 따르면… 삼성, 홍라희 키 쥐나’, 주간조선 230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