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폭력이다
2018.10.07
사랑은 폭력이다.
사랑은 기본적으로 폭력이고 억압이다. 그래서 사랑의 덕목이 존중이고 배려인 것이다. 존중과 배려.. 사랑이 폭력이 아니면 필요 없을 덕목이다. 그러니까 하는 건 좋은데 좀 살살 해달라는 말이다.
사랑을 꿈꾸는 자는 구속을 원한다. 그에게, 그녀에게, 서로에게 구속되길 원하는 마음이 사랑의 마음이다. 사랑한다 하고서는 그냥 온종일 관심 없이 내버려 두면 우리는 삐치고 말 거다.
사랑은 관심을 원하고 상대의 시간을 원한다. 마음을 원하고 애씀을 바란다. 물론 내가 먼저 그렇다. 사랑하는 이는 이미 마음을 쏟아붓고 있고 애를 쓰고 있고 열심을 다하고 있다. 그것은 호르몬 작용에 의해 저절로 되는 것이라 말한다 해도 어쨌든 내가 허락한 것이고 내가 수용한 것이다.
폭력이란.. 나의 의도에 반하는 행위이다. 사랑은 나의 의도에 반하는 행위를 유도한다. 상대의 마음이 다른 곳으로 흐를까 두렵고, 내게서 멀어질까 염려된다. 그러한 일이라도 일어나면 우리는 세상의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이니?
첫사랑이 아닌 이상, 우리는 사랑의 지옥을 수도 없이 경험했다. 그러나 멍청하게 또 그 불길로 들어간다.
외롭기 때문이다.
사랑은 폭력이다. 가학이거나 피학이다. 그것은 경계를 구분할 수 없이 혼재되어 있다. 데이트 폭력은 일방적인 희생자만 있는가? 감내하는 이는 심지어 상황을 조장하기도 한다. 고통은 자극이 더할수록 짜릿하다. 그것은 중독과 연결되어 있고 우리는 고통중독으로 이 세상에 다시 내려온 것이다.
수많은 생을 반복하고도 무엇이 좋아 인간 세상에 또 내려왔을까? 남는 것은 인생무상의 회한과 사랑의 덧없음뿐인 것을..
그러나 그럼에도 ‘산이 거기 있기에 산에 오른다.’는 진리의 명제처럼 우리는 태어났기에 사랑하고 또 고통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다.
사랑의 고통은 환희를 동반하지만, 외로움은.. 환희가 제거되어 있다. 고독 속에서 자신을 만나고 성숙해지길 바라는가? 닥쳐라! 고독은 사람을 독선적으로 만들 뿐이다. 외로운 사람은 공격적이다. 세상에 자신뿐이니 살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외로움은, 고독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피폐해진 마음에는 누구도 들어올 수가 없다. 그러니 더 외로워진다. 더 고독해진다. 그것에는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다. 죽어봐라. 여전히 림보의 늪에서 혼자 남아 영원히 유령들과 살아가게 될 테니..
인생 뭐 있는가? 사랑은 뭐 있는가? 가학 아니면 피학이고 그보다 못한 외로움의 자학 속에 하루를 버텨내는 것 아닌가?
그래서 마법사는 어울리지 않게도 사랑을 말한다. 가학이어도 좋고 피학이어도 좋다. 무인도에서 스스로를 자학하지 말고 얼굴 디밀고 사람들 속으로 걸어들어와야 한다. 관계와 관계 속으로, 사람과 사람 속으로, 사랑과 사랑 속으로..
피학이든 가학이든 해라. 폴리든 모노든 해라. 질투든 집착이든 해라. 불 타든 멍이 들든 해라. 허연 얼굴을 한채 하루하루 존재를 상실해 가는 것보다 낫다. 그게 사는 거다.
사랑은 폭력이다. 우리는 취향에 맞는 폭력을 찾아 헤매일 뿐이다. 몇 날 며칠을 사랑의 날밤을 까느라 피골이 상접하는 게, 수면장애로 매일 밤을 고통 속에 헤매는 것보다 낫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따위의 소리를 듣거나 하는 게 ‘사람 좀 만나 봤으면..’ 하며 허벅지를 바늘로 찔러대는 것보다 낫다. 상대가 누구든, 어떻든, 이상형이든 말이다.
기쁨은 긴장과 이완 사이에 존재한다. 폭력과 폭력 사이,, 우리는 짜릿한 하나 됨을 경험한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하나 깎이고 다듬어지며 관계를 완성해 가는 것이 사랑’이라는 말. 좋게 들릴지 몰라도 너를 가져다 이리 깎고 저리 깎고 폭력을 가하겠다는 말이다. 서로 자신에게 맞추라고 머리끄뎅이를 휘어잡은 채로 기싸움을 하겠다는 말이다. 명동 한복판에서 누가 보건 말건 잔뜩 삐친 얼굴을 하고 돌아서서 서로 언성을 드높이며 ‘우리 사랑하고 있어요!’ 자랑질을 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면 어떤가? 그게 양다리, 문어다리, 어장관리인들, 사람 살냄새 맡아 본 기억이 가물가물한 히끼꼬모리보다야 백번 행복한 일이다.
그렇다 다 맞자고 사랑하는 거다. 함 때려보자고 사랑하는 거다. 사랑하는 자들이여 맞고 때리는 일에 익숙해지길.. 그렇게 살아낸 시간의 역사 뒤에 눈빛만 봐도 통하고,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아는, 너와 내가 우리로 존재하게 된다. 그때에는 상대의 어떠함이 아니라 너와 내가 살아낸 시간의 역사로 서로를 증명하게 된다.
사랑은 폭력이다. 옷깃만 스쳐도 성추행인 것이 만져주지 않는다고 사랑이 변했다 소리를 듣는 것이다. 너에게만 허용된 폭력.. 나에게만 허락된 채찍질..
자신 있니?
자신 없으면 모노든 폴리든 닥치고 짱박혀서 오버워치나 해라. 코 박고 드라마나 봐라. 자신 있다면 하나든 둘이든 셋이든 넷이든.. 해봐라! 감당해 봐라! 이 놈 저 놈이랑 맞고 터지고, 이 년 저 년이랑 죽네 사네 해보는 거다.
그러나 진짜 폭력을 원하거든.. 일대일로 붙는 거다. 링에는 언제나 일대일로 올라가는 거다. 맞짱은 언제나 일대일이다. 나는 한 사람만 죽여놓을 테니.
수억 명 중에 단 한 사람!
좋다! 너 한 번 먼저 쳐봐라!
제대로 맞아줄 테니..
마음 단디 먹고 말이다!!
그러나 그러다 반격이 시작되면..
뜨겁게 안아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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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PH 알레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