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츠해방전쟁과 스팀전쟁(후반전後反戰) _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3)

by mmerlin

2018.04.06 

[후반전後反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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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서사

승리의 기쁨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격정은 잦아들고 현실은 쏟아져 들어옵니다. 반전은 ‘내복단’ 내부로부터 일어났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내복단’ 연합군은 전리품을 분배해야 했습니다. 공헌에 따라, 공평하게, 잘 분배하면 좋았겠습니다만, 사람 욕심이 그렇지 못하고, 게다가 전쟁 중에는 몰랐으나 전쟁하다 보니 가지게 되는 입장. 그러니까 각 부대들이 딛고 선 땅, 영토, 성에 대한 권한의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문제는 ‘제네시스혈맹’. 한때 ‘DK혈맹’의 일원이었으나 사소한 충돌을 계기로 ‘DK혈맹’을 탈퇴하고, 연합군에 합류했던 ‘제네시스혈맹’의 아덴성 소유권에 관한 갈등으로부터였습니다. 아덴성 탈환작전 당시, 최종 탈환을 ‘제네시스혈맹’의 칼리츠버그가 하였기에 ‘제네시스혈맹’은 자신들의 소유권을 주장하였을 테고, 기존의 ‘내복단’ 연합군은 그런 게 어딨냐, 귀순한 주제에 통으로 먹으려고 하냐며 따지고 들었겠죠. 여기서 너 출신이 어디야? 저 새끼 빨갱이 아니야? 색깔 논쟁이 시작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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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갈등은 증폭되고, 유탄을 맞은 건 오히려 ‘DK혈맹’에 맞서 연합군의 토대를 만들었던 ‘붉은혁명혈맹’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공을 세우고 승리에 혁혁한 기여를 했건만, ‘붉은혁명혈맹’은 전리품을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갈등은 계속 증폭되다 못해, 결국 ‘붉은혁명혈맹’이 ‘내복단’ 연합군을 떠나, 적이었던, 불구대천의 원수였던 ‘DK혈맹’에 가담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전리품을 둘러싼 바츠 연합군의 분열이 시작되었다. 아덴 공성전 다음 날인 7월 18일, 한때 DK 연합이었던 ‘제네시스혈맹’이 아덴성을 차지한 것에 대해, 혁명군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리벤지스혈맹’은 오랜성을 얻었고, ‘제네시스혈맹’은 아덴성을 차지했으나, 정작 가장 분투했던 ‘붉은혁명혈맹’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런 갈등은 바츠연합군이 기란성을 점령하고 나서 더욱 심각해졌다. 혈맹의 군주들은 성원들의 불만을 잠재우려고 그들에게 안타라스의 동굴을 독점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오토 플레이도 허용하였다. 그러자 바츠 연합군이 ‘DK혈맹’과 같은 꼼수를 쓴다는 비난이 제기되자, 연합군은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급기야는 연합군의 주축인 ‘붉은혁명혈맹’이 ‘리벤지스혈맹’, ‘제네시스혈맹’과 전투를 벌이다 ‘DK혈맹’과 손을 잡는 데까지 이르렀다.  [위키백과]

오호, 통재라..

뭐 이런 X같은 경우가.. 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에.. 가상의 세계라고 다를 게 없습니다. 천사가 스토리 작가였다면 ‘그리고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해주었을 텐데.. 인간의 스토리텔링은 언제나 돌고 도는 무한 루프의 롤러코스터일 뿐입니다.

이후 연합군은 급속도로 세력이 위축되었고, 심지어 ‘내복단’을 사칭하는 강도들까지 나타나, 일반 유저들의 신뢰를 급속도로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 강자는 영원한 강자일까요? 아니 한번 기득권은 영원한 기득권일까요? 다시 전열을 정비한 ‘DK혈맹’은, 이러한 연합군의 위기를 노려 재탈환작전을 펼치고.. 결국 잃어버렸던 성을 모두 다시 수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피의 복수전을 펼치는데..

이 틈을 타 DK 연합군은 빼앗긴 성을 모두 수복했으며, 2005년 1월 27일엔 다시 무제한 척살령을 발동하여 과거 바츠 연합군에 가담한 유저는 로그인하자마자 죽였다. 이 당시 DK 연합이 척살한 유저는 하루 700명에 달하기도 했다. 2005년 4월엔 ‘제네시스혈맹’이 ‘신의 기사단혈맹’에 져서 길드가 해체되어버렸다.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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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다른가?

제가 바츠해방전쟁에 주목하게 된 부분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전쟁이 시작된 2004년 6월은 앞에서 말했듯이, 노무현 정권 출범 1주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붉은악마의 열풍.. 그 과정에서 노사모, 돼지 저금통을 기반으로 당선된.. 마치 선의 화신처럼 등장한 노무현 정권. ‘내복단’ 연합군의 문화적 밈에는 이러한 2002년의 에너지가 자리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들에게는 2002년, 최초의 촛불집회 ‘효순이 미선이’ 사건의 기억이 자리하고 있고,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써 내려간 붉은 악마의 승리의 에너지가 맴돌고 있었을 겁니다. 그 힘은 ‘내복단’이라는 온라인 붉은 혈맹을 탄생시켰고, 이들은 일치단결하여 독재 군단 ‘DK혈맹’을 타도해 들어갔습니다. 말 그대로 혁명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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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혁명 이후에는 언제나 악이 돋아나는 것입니다. 그것도 내부에서 말이죠. 대의로 숨겨졌던 개인의 욕망이 태동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감출 수가 없는 것입니다. 거대담론 뒤에 숨겨졌던, 아니 ‘지금 해일이 오는 데 조개나 줍고 있겠느냐’는 말로 억압되거나 묵살되고 있던 불만과 불평이 쏟아져 나오는 겁니다. 보상에 대한 요구가 터져 나오는 겁니다. 그 앞에서 지금 남북통일을 하자는 데, 너 따위 하찮은 개인의 선수 출전권이 중요하냐는 말이.. 먹혀들지를 않는다는 겁니다.

심지어 실망한 붉은 전사들은, 적의 품에 제 발로 찾아가기도 한다 이 말입니다. 언제나 약자 연합의 승리 뒤에는 거대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강자들이 일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촘촘한 보상 시스템이, 생전 기득권이라고는 쥐어 본적이 없는,약자들의 연합군에게는, 부재하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맨날 죽 쒀서 개 준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촛불 혁명의 그늘 뒤에 쏟아져 나오는 세대갈등, 남여갈등이, 결국 죽 쒀서 개 주는 꼴로 끝나게 되더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이 말입니다. 그 많은 억압의 시간 동안, 그 정도까지 준비되어 있지 못했다면, 엉뚱하게 바람만 들어서 혁명을 함부로 일으킬 일이 아니라 이 말입니다. 이것은 공작이 아니라, 우리들의 수준이다 이 말입니다. 거대담론 따위에만 매몰되어, 디테일에 숨어있는 악마에게 늘상 뒤통수를 맞는 약자 집단의 생리이다 이 말입니다.

빛이 강했던 노무현 정권의 반동은, MB와 박근혜 정권이라는 어둠의 괴물을 탄생시켰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역사의 전조를 이 바츠해방전쟁에서 미리 알아챌 수 있어야 했습니다. 독재집단 ‘DK혈맹’의 승리로 끝난 이 바츠해방전쟁의 역사를 복기하고, 심각하게 전파되고 있는 이 반전의 문화적 밈을 차단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밈은 강자에 대한 열망으로 전환되어 500만표 차이라는.. 다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다 한들 어찌해 볼 수 없는.. 거대한 권력에 대한 열망, 밈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20만명이 참여하고, 직간접적으로 수백만의 사람들, 특히 젊은 유저들의 인식에 깊이 각인되었을 이 패배감이.. MB로, 박근혜로, 귀결되었을지 모른다 이 말입니다. 조선 엽전들이 반상의 법도를 엎어봐야..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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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바츠해방전쟁을 연구하여 책 [한국형 디지털 스토리텔링 ‘리니지2’ 바츠 해방 전쟁 이야기]까지 낸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필명 이인화, ‘영원한 제국’의 작가)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어,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기말고사 답안지 대리작성 의혹과 대리수강의 의혹으로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그는 아마도 ‘DK혈맹’에게서 깊은 감동을 얻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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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선의 아버지

그러나 바츠해방전쟁의 승리자, ‘DK혈맹’의 리더 아키러스는 현실 속 MB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2006년 5월, 그는 혈맹 자진 해체를 선언하며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었습니다.

“세상에도 선과 악이 존재하듯 <리니지2> 세계에도 선과 악이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선을 지향합니다. 하지만 우리 ‘DK혈맹’은 과감하게 선보다 악을 선택했습니다. 악이 있었기에 선은 더욱더 빛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당당하게 악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겠습니다. 또한 <리니지2> 최고의 전투혈맹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라고 연설하였다. ‘DK혈맹’이 자발적으로 해산함으로써 2년에 걸친 바츠해방전쟁은 끝났다.

‘우리는 과감하게 선보다 악을 선택했습니다.’ 다스베이더인가요.. I’m your Father..

그렇습니다. 악은 선의 아버지인지도 모릅니다. 어둠이 없이 빛이 있을 수 없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현실세계에 완벽한 빛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건 無일 때만 가능합니다. 빛으로 가득한 방에 물건 하나만 놓여도 그림자가 생겨나니까요.

씁쓸한 결론이지만, 현실에서도 늘 반복되는 결론입니다.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에, 착한 유저들만 있다면 그 전쟁 게임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악당이 없는 슈퍼맨 영화를 누가 본답니까? 마동탁이 없는 까치 만화를 누가 본답니까? 베지타 없는 손오공은 뭔 재미로 본 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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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선을 강하게 해주고 단단하게 해줍니다. 우리는 악에 맞서 싸우며 강해지고 날카로워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성장이고 진화입니다.

이곳 스티밋에서도 주기적으로 전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른바 고래전쟁.. 그러나 아직은 맛보기에 불과합니다. 제대로 된 전쟁은 시작도 안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교과서가 있지 않습니까? 바츠해방전쟁의 교본을 잘 참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 스티밋에서는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함부로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누가 ‘DK혈맹’이고, 누가 ‘내복단’인지, 함부로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그저 어느 쪽에 섰거나,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일뿐입니다.

그러나 나와 다른 편에서 선 그들은, 나를 날카롭고 강하게 해주는 이들입니다. 우리는 그들과 맞서싸우며 가상현실의 체력을 길러가고 있는 중입니다. 머지않아 인류가 진입하게 될 가상현실 라이프의 문법을, 우리는 전 세계 어느 공간에서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학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스티밋의 생태계, kr 커뮤니티의 옥신각신은 단순한 의견 충돌이 아닌 것입니다. 바츠해방전쟁이 그 엄청난 규모에도 불구하고, 그저 온라인게임에서 벌어진 재미난 해프닝에 불과하다면 (물론 일부 아이템 현질한 열혈 유저들도 있었겠지만), 이곳 스티밋의 전쟁은 말 그대로 화폐전쟁입니다. 리얼 화폐를 가지고, 자신의 실제 재산을 걸고 싸우는 진짜 리얼 전쟁이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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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그러기에 이 전쟁은 쉽사리 끝날 전쟁이 아닙니다. 아니 유저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가 발전하고 확장될수록, 더 치열한, 본격적인, 진짜 전쟁이 벌어질 예정이란 말입니다. 그때에는 우리끼리 싸우는 게 아니라, 그들과 싸우게 될 겁니다. 그때에는 디스전, 다운보팅이나 해대는 게 아니라, 진짜로 누군가 다치고 죽어나가게 될 거란 말입니다. 진짜 돈이 걸렸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바로 지금, 더 치열하게 논쟁해야 합니다. 더 치열한 연습게임을 치러내야 합니다. 곧 벌어질 어마어마한 가상현실의 대전에서, 붉은 악마의 정기를 드러내려면 말입니다. 그리고 죽 쒀서 개주지 않으려면, 바로 지금, 여기, 스티밋에서.. 승리 뒤의 배분의 문제, 공정한 분배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여, 시스템을 갖추어 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싸워도 이길 수 있습니다. 이겨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전쟁의 현장에 머물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핵폭탄으로, 트럼프, 아베, 시진핑, 푸틴 등 전 세계와 다이다이 뜨는, 이 현실 속 <한반도에서 살아남기> 게임이야말로 흥미진진하지만,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협박전, 본게임을 위한 오픈게임에 불과하니, 곧 서서히 막이 오를, 전 인류의 새로운 가상현실전쟁의 서막이, 지금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작은 플랫폼.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기반 블로그 서비스인 스티밋에서, 고래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태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입장과 생각에 따라, 이 대전에 이미 참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국말로다가 말입니다. 한반도가 그런 곳입니다. 미국말 쓰는 놈들이 만든 게임의 문법을, 한국말로다가 바꿔서, 세계사를 다시 써 내려간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이 중간계의 마법사가 하필 이 대한민국에 내려온 것이다 이 말입니다.

그러니 모두들 신나게 싸우다가 지쳐, 이제 그만 반지원정대를 조직해야 겠거든, 절대반지를 파괴해야 겠거든. 이 마법사를 찾아오라 이 말입니다. 스미골 따위에 속아서 엉뚱한데 가지 말고 말입니다 .

덧, 그러나 ‘DK혈맹’과 ‘내복단’ 연합군의 실제 현실은 전쟁이 아니었습니다.

유저의 열정은 게임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현실에서도 끈끈한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갔다. <리니지2>는 유저들 사이에 숱한 미담을 남겼다. 한 번은 <리니지2> 사용자 전씨의 어머니가 사고로 중화상을 입었다. 집안이 넉넉하지 않아 수천만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혈맹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2,400만원을 수술비에 보탰다. 이 중에선 전씨와 게임에서 적대관계에 있던 혈맹들도 모금에 참여해 감동을 주었다. 그들은 “게임에선 서로 적이지만 현실에서는 같은 게임을 하는 동지”라며 흔쾌히 모금에 참여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리니지2>의 한 부부 유저의 결혼식 이야기도 유명하다. 이들 부부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반신마비가 되고 사회생활이 어려워지자 남편의 신경치료, 정신건강을 위해 <리니지2>를 접하게 된 것을 계기로 게임 속의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게 됐다. 이들의 어려운 사연을 알게 된 동료 게이머들은 부부를 위한 선물로 사이버 결혼식을 마련해 준 것이다. 결혼식 날 이들 부부는 실제로 뜨거운 눈물을 흘려 주위를 감동시켰다. _ [엔씨소프트 3부작. 온라인게임 혁명 ‘리니지2와 바츠 해방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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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오로지..국채보상운동, 금모으기운동이 가능한 한반도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광경입니다. 그래서 제2의 세계, 가상현실의 문법은 우리가 만들어가야 합니다.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사회주의도, 민주주의도, 국가주의도, 무정부주의도 아닌,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이념으로다가 말입니다.

이것이 마법사가 하필 이 중차대한 시절에 대.한.민.국.에 머물고 있는 이유입니다.
마법의 국뽕을 뿜어대고 있는 이유입니다.

휘리릭~

아, 그런데.. 지도자 없는 민주주의, 정말 가능합니까?

다시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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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PH 알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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