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다리

 

우리 사이에
그리움의 다리를 놓자.
조금씩 떨어져서,
서로의 경계를 지켜주며,
온전히 바라볼 수 있을 만큼,
거리를 두자.

그래야 힘든 날,
파르르 떨고 있는 네 손을 보지.
두려운 날,
후들거리는 네 다리를 잡아주지.
코를 맞대고
바짝 붙어 서서는
뺨을 타고 흐르는
네 눈물을 볼 수가 없어.
소리 없이 사랑한다 말하는
네 입술을 볼 수가 없어.

거리를 둔다는 것은
너를 버려둔다는 말이 아니다.
너를 존중하겠다는 말이며
너를 지키고 서겠다는 말이다.

그러니 아이야
너는 우리 사이의 간격을
두려워 말아라.
두려움은 간격을
공포의 강으로 메우고
그리움의 다리를 상처로 녹슬게 만들어 버리지.
마침내 다리는 녹슬어 끊어지고
너는 외로움의 섬에 갇히게 되는 거야.

우리가 거리를 유지한 채
믿음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면,
그리움의 다리 밑으로
신뢰와 사랑의 꽃이 피어나
우리 사이의 간격을
아름답게 장식할 거야.

그러니 아이야
이제 네 손을 놓으렴.
마주하던 얼굴을 바로 하고
나란히 서서
앞을 보고 천천히 나아가자.
그리움의 거리를 유지한 채
한발씩 한발씩 나아가면
너와 내가 밟는 걸음마다
환희의 꽃이 아름답게 피어날 거야.
사랑의 향기가 퍼져갈 거야.

 

[2010.09_ sapporo_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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