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줘 안아줘 하지만

너는 내게
안아줘 안아줘 하지만,
안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너이다.
나는 귀찮은 듯 무심한 듯
너를 안지만,
너는 다정하게 따뜻하게
꼬옥 끌어안으며
괜찮아 괜찮아하는 것이다.
너보다 훌쩍 큰 나이기에,
내 슬픈 목을 끌어안고
토닥거릴 수 없이 작은 너이기에,
너는 늘
안아줘 안아줘 하는 것이다.
그렇게 내 목을 끌어안고는
그 작은 손으로
어깨를 토닥토닥하는 것이다.
그때에 나는 모른다.
그저 무겁고 귀찮을 뿐이다.
그러나 네가 없는 자리에서
아픔과 공허가 밀려올 때,
내 어깨는 어느새
네 손을 기억해내고,
스스로 괜찮아 괜찮아하는 것이다.
내 슬픈 목이
감싸 안은 너의 팔을 기억해내고,
꺼이꺼이 목놓아
슬픔을 토해내는 것이다.
[2004.12_ ?_ 빈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