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와도

 

더디 온다고
봄을 넘어 가을이겠느냐.
봄 없이 여름이 없고
여름이 없으면
가을도 겨울도 아닌 것이다.

기다리면 올 것을
마음 애태우며
조바심 내도
하늘의 시간이 다르지 않다.

기다림에 목이 빠지겠지만
기린만큼 길어진들 죽는 것은 아니다.

꼭 온다면야
겨울 잠바 며칠 더 입는다고
땀띠가 나겠느냐?
옷이 해지겠느냐?

피다만 봄꽃엔 위로를,
꺼내다만 얇은 옷들에 격려를,
열리다만 내 가슴엔
따스한 차 한 잔을 올리노라.

 

[2009.04_ 一山_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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