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로 길을 달려

어느 날 나는 차를 달리며 울기 시작했다.
고달펐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왜 내겐 시원스레 뻗은 이 도로처럼
막힘없이 주저함 없이 달릴 기회가
주어지지 않냐고 울부짖었다.
눈물이 앞을 가리고
차를 모는 일은 위험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설움은 복받치고
흐느낌은 더해만 갔다.
차 안에는 아무도 없고
도로 위에는 가로등 불빛뿐이다.
그때에야 깨닫는다.
서러운 건,
운 없음이 아니라
너 없음이란 걸.
외로운 건,
홀로 비추는 가로등뿐이 아니라
너 없는 나뿐이란 걸.
막힘없이 주저함 없이
달리고 또 달리고 싶었다.
너와 함께 곧게 뻗은 길을
달리고 또 달리고 싶었다.
홀로 달려야 할 길이라면
쏜 살처럼 달려 끝에 다다랐겠지.
홀로 싸워 이겨야 할 싸움이라면
독수리처럼 날아 제압했겠지.
그러나 너 없는 나는
달려도 끝이 없고
날아도 제자리일 뿐이다.
성취도 승리도
기쁨도 환희도
너와 함께라야 의미가 있다.
그래서 나는 자리를 비우고
너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나는 같은 자리에 멈추어 서서
너를 기다리고 있다.
고달파도 네가 오면 달리려고
서러워도 네가 오면 날으려고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고 있다.
넘어졌다 일어섰다를 반복하고 있다.
눈에 핏줄이 서고 입술이 부르터도
나는 계속 차를 몰아댈 것이다.
어디선가 지친 걸음으로 헤매고 있을
너를 찾아 반드시 차에 태울 것이다.
그리고 그 길로 길을 달려
그리고 그 길로 길을 달려
그 길로 길을 달려..
[2009.02_ 城山路_ 빈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