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너는 행복해라

거울을 통해 나를 본다.
나 자신을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거울을 통해서일 뿐이다.
지친 내 모습도
기쁨에 찬 내 모습도
거울이 아니면 볼 수가 없다.
어쩌면 거울 속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
거울이 조작해낸 내가
웃거나 또 울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울 속의 그에게 묻는다.
너는 행복하니?
누군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너는 정작 행복하니?
거울 속의 그도 묻는다.
묻는 너는 행복하니?
늘 누군가에게 행복하냐고 묻기만 하는
너는 정작 행복하니?
거울 속의 그는 내가 아니다.
그렇다면 그가 행복하기 위해서
나는 그를 도울 수 있겠다.
어떻게 도울까?
거울 속의 그가 웃게 하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거울 속의 그가
기쁨에 흠뻑 젖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작 그는 늘 우울했다.
정작 그는 늘 외로웠다.
거울 볼 틈도 없이 달리기만 한 내가
그를 보아주지 않았으니
그는 늘 혼자였을 수밖에 없다.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하고
묻는 그녀에게
당신이 가장 예쁘다고 답하던 거울은
외로움에 지친 그녀 자신이다.
악마 같던 그녀도 외로웠던가 보다.
오늘부터 거울에게
너를 사랑한다 말해주련다.
너를 자주 보아주겠다 약속하련다.
그러면 거울 속의 그는 행복할 테다.
매일매일 행복할 테다.
[2004.04.04_ 永宗島_ 빈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