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뛰어내렸다

아이가 뛰어내렸다.
선생의 말도 안 되는 폭력에
아이는 책상을 쾅 내려치고
복도로 뛰어나가서는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부모는 아이를 이해할
마음의 공간을 갖고 있지 못하다.
자신의 뜻대로 살아오지 못한 세월에
마음을 묶어 놓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묵묵히 수용한다.
발끝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리고 터지는 날에는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선생이든, 친구든, 부모든,
임계점이 폭발하는 날에는
그렇게 하늘을 향해 뛰어내리는 것이다.
뛰어내린 아이는
자유로워지는 것인가?
다친 아이는 경고하는 것이고
죽은 아이는 소명을 다한 것이다.
감옥보다 더 지독한,
지옥보다 더 잔인한,
세상의 울타리에서,
숨 막히는 억압 밑에서,
숨을 참고 참다
뛰어내린 아이는
비로소 숨을 크게 내쉬는 것이다.
거대한 숨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는 그 아이를 보지 못할 것이다.
총명했던 눈빛을 잃고 장님처럼 헤매던 아이를,
웃음기 사라진 얼굴에 무표정으로 세상을 거부하던 아이를,
불러도 대답 없던 귀를 닫아버린 천사의 흔적들을,
아이들이 뛰어내린다.
지금도 수없이 많은 아이들의 답답한 마음이
창문을 넘어 뛰어내리고 있다.
책상을 내려치고 싶은 손을
간신히 막아선 채,
일어나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다리를
간신히 붙들어 맨 채,
창문 열고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시원한 바람 속으로
사라져 가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다독인 채,
손과 발을 책상과 의자에
간신히 고정한 채,
부들부들 떨리는 온몸으로
중력을 감당해 내고 있는 아이들이
핏줄이 선 눈동자로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다.
너를..
그리고 말하는 것이다.
행복하니..
[2005.12_ 一山_ 빈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