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만 다시고 있구나

 

살아온 삶은 하지 말라 했겠지.
그러면 너는 주어진 대로만 살겠느냐.
살아온 삶이 머리 박으라 하면 박고
자갈밭에서 뒹굴라 하면 뒹굴겠느냐.

그러고 있다 너는
살아온 삶이 시키는 대로 착실히 구르고 있다.

잔인한 운명이거든,
죽겠거든,
살 수 없겠거든,
너는 머리를 디밀고
박박 기어올라오겠지.
그리고 운명에 감사하겠지.
너 때문에 살았다고,
잔인해 줘서 가혹해 줘서
네가 주어준 환경에 아무 미련이 없었노라고..

다행이다 그래도
그냥 그런대로 살 수 있어.
다행이라는 너는
떨치고 나올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하는구나.
삶이 운명이 좀 더 잔인했더라면,
기댈 곳 없는 환경이라면,
갈등 없이 달렸을 텐데.
별거 아닌데도 포기하지 못하고
입맛만 다시고 있구나.

 

[2009.09_ avignon_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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