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라 이화

 

불어라 봄바람
피어라 이화야.

길고 긴 날을
고대하고 기다렸다.
폭풍 한설을 견뎌낸
이화는 꽃을 피우는가.
드디어 피우는가.

널 맞으러
맨발로 뛰어간
흙길마다
뽀얗게 먼지가 일어나고,
감격에 겨워
달리며 흘린 눈물은
내리는 봄비와 뒤섞여
거친 뺨을 적시었다.

피어라 이화야.
반가워 반가워
널 꼭 끌어안고
거친 뺨으로 부벼도
기다리고 기다린 세월이
서러워 청승맞게
눈물 뚝뚝 흘려도

피어라 피어라.
불어라 불어라.
바람 타고 구름 타고
너를 안고 너를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게나.
으쓱으쓱 흥을 내게나.

고마워라 고마워
피어주니 고마워

불어라 봄바람
피어라 이화야.
지고 지더라도
피고 피어나라.

기다리는 애비마음 알거든
외면치 못하리.
주저앉지 못하리.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한숨 한 번 지우고,
바람 한 번 맞아보고
슬픔 한 번 실어보고,

그렇게 기다린 세월 따라
나는 가고 너는 오는구나.
나는 지고 너는 피는구나.

피어라 이화야 봄이 아니더냐.
피어라 이화야 내가 아니더냐.
피어라 이화야 피어라 피어나라.

 

[2009.04_ 一山_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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