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의 우물에는

당신의 가슴에 물 한잔 길어 올립니다.
공기는 습한데 마음은 메마르고
비는 오는데 눈물은 말라버린
당신의 가슴에 물 한잔 길어 올립니다.
졸졸 흐르다 멈춰버린 물줄기는
장마를 맞아 한껏 들떠 있습니다.
채우고 채우고
넘치고 넘쳐나길 기대하는 마음에
매일 하늘만 우러러 봅니다.
당신의 가슴에 물 한잔 길어 올립니다.
아직은 조롱박 한 바가지는
후히 채울 만큼 젖어 있습니다.
내 가슴의 우물에는 아직 물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입 대고 훔치듯 급히 마시지 않아도
돌아보며 허겁지겁 들이키지 않아도
지켜보며 눈총 받지 않을 만큼
내 가슴의 우물에는 아직 물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2006.09.10_ 吉祥寺_ 빈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