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기다려

 

조금만 기다려
물이 차오를 거야.
지난밤 너를 가득 담고 있던 대양이
썰물 따라 떠나갔지만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잘도 견디었다.

놓아 버렸다면
그래서 바닥으로 굴렀더라면
몸에 생채기를 가득 안은 채
대양을 맞았겠지.

후회했을 거야.
그러나 꼭 붙들고 끝까지 견디어낸
너의 근육은 단단히 살이 오르고
무엇보다 다시 맞는 차가운 대양은
너의 고된 열기를 상쾌하게 씻어줄 거야.

멈출 것 같지 않던
결코 끝날 것 같지 않던
고통도 결국
시간의 궤적을 따라
사라져 감을 깨닫고
너는 더욱 성숙해진 것이다.

자신을 얻었다면
참으로 큰 소득을 얻은 것이다.

어쨌든 수고했어.
이제 1미터도 채 남지 않았다.
대양이 너에게서 1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2008.04.27_ 唐津_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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