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열차에서 할 수 있는 선택

달리는 열차를 세울 수는 없다.
일단 올라탔다면 열차가 멈출 때까지 가야 한다.
그의 운명은 열차에게 달렸다.
몸을 흔들거나 이리저리 뛰어본들
시속 300km로 달리는 열차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
온 힘을 다해 열차를 잡아당겨도
열차의 속도를 줄일 수는 없다.
당신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방법은 있다.
열차에서 뛰어내리는 것이다.
열차가 이제 막 떠나기 시작했다면 부상의 위험은 적다.
그러나 이미 가속이 붙을 대로 붙었다면..
선택은 빠를수록 좋다.
열차 안은 안전하다.
외나무다리처럼 조금의 흔들림에 목숨을 걸지 않아도 좋다.
편안히 창밖을 바라보며 속도감을 느껴도 불안하진 않다.
탈선이 두려운가?
그렇다고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릴 용기도 없지 않은가?
열차를 신뢰할수록 여행은 즐겁다.
[2004.10_ 永宗島_ 빈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