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청년으로서의 변

by M.멀린

[시력검사 時歷檢査] Feb 08. 2021 l M.멀린

 

첫 대면 하나,

마법사의 새내기 시절. 초봄이었다. 이제 한 달여쯤의 대학 생활이 지나갔을까? 학회 선배들이 1학년 수업에 들어오더니 수업이 끝나고 과총을 열겠다고 했다. 기억이 잘 안 나기는 하지만 안건은 학내문제 해결을 위한 수업 거부 결의에 관한 것이었던 것 같다. 당시는 문민정부가 들어선 시점으로 학생운동이 현격하게 퇴조하고 있었으며 전대협에서 한총련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분위기상 이런 류의 과총에 학생들의 참석이 현저히 떨어질 것은 집행부도 충분히 예상했을 터이다. 그러니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는 1학년들을 데리고 형식적인 과정을 마무리 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데모가 뭔지, 총파업이 뭔지(왜 수업 거부를 총파업이라고 부르는 걸까?), 감도 없는 신입생들이 하늘 같던 80년대 학번 집행부들의 서슬 퍼런 분위기에 찍소리도 못하고 거수기 노릇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과총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다. 피 끓던 시절의 어린 마법사는 가만히 앉아 있자니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이것이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운동권의 실체인가? 아, 뭔가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정도의 의사결정 조차 토론과 의견수렴 과정 없이 날치기로 진행한다면 도대체 어떻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아 세상 살아보니 다들 그렇고, 안 그런 게 없더라. 그런데 스팀잇에서는 적대적인 문제를 놓고도 논리적이고 정중한 대화가 오가는 걸 보고 얼마나 놀랍고 반가웠던지) 새내기 마법사는 참지 못하고 손을 번쩍 들고는 의사진행 발언을 요구하고 말았다. 사회자는 난데없는 새내기의 돌출행동에 당황했고, 겁도 없는 새내기는 벌떡 일어서서 비수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건 옳지 않은 방식입니다. 의사정족수도 채워지지 않은 상태잖아요. 학생들의 의견도 제대로 묻지 않은 채 이렇게 안건을 통과시키는 것이 어떻게 민주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학생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등록금을 올려버린 학교와 싸우겠다면서 이렇게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안건을 통과시킨다면 뭐가 다르죠? 학내사정도 잘 알지 못하는 1학년 학생들을 볼모로 말입니다. 어쩌구저쩌구!”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비슷한 말들을 쏟아내놓고 앉아버린 자리 뒤로 ‘저 새끼 누구야?’, ‘어디서 어린 노무 새끼가 버릇없이’ 등등의 공격적인 말들이 쏟아졌다. 당황한 사회자는 내 말에 답변도 못 하고 우물쭈물하더니 과총을 계속 진행시키려 들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 똥 씹은 표정을 하고는 가방을 들고,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학우들 사이를 성큼성큼 걸어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재수 없게, 누구한테 새끼래.’

열리고 닫히는 문 뒤로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온갖 욕과 불같은 시선들이 화염병처럼 뒤통수에 날아와 꽂혔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마법사는 졸업할 때까지 단 한 번도 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누구라도, 뭘 모르는 새내기에게 차근차근 이해 시켜 줄 수는 없었을까? 학생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지만, 학생들조차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건 현실이니 이런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든가, 아님 새내기로서 새롭고 참신한 학생들의 참여방식을 제안해 달라고 하던가, 얼마든지 논의와 이해를 구하거나 얼르고 달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나름 말로만 듣던 학생운동을 경험해 보는구나 기대도 있었는데 한 번의 상황으로 모든 걸 알아버린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여전히 그 바닥 사람들은 절차와 공정 따위는 아랑곳 않는 걸 보면 새내기 마법사의 경험은 단편적 오해와 일회적 경험만은 아닌듯싶다. 이것이 나의 비참했던 그들과의 첫 대면이었다.

 

첫 대면 둘,

광화문에 연일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던 때였다. (주의해라. 탄핵 집회가 아니라 탄핵 반대 집회다. 태극기 부대가 진군하던 때라는 얘기다.) 습관적으로 자주 가던 광화문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광장이 조용하길래 오늘은 집회가 없나보다 안심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시끌벅적해지더니 광장이 빨간 태극기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아뿔싸 행진 중이었구나.’ 방심했다. 아니나 다를까 행진에 지친 태극기 부대원들이 카페에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빠르게 테이블들이 점령되고, 넓은 테이블 중앙에 자리를 딱 펼치고 있던 나는 부대원들에게 포위를 당하고 말았다. 어쩔 수 있나, 이어폰을 끼고 볼륨을 최대한 높였다. 그들 사이에 포위를 당한 채 넓은 테이블 한가운데 앉아 있자니 강제 개종이라도 당할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명색이 마법사가 아닌가, 이런 상황쯤 유유자적, 아랑곳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자리를 잡은 부대원들은 오랜만에 만났는지 짧은 안부와 함께 시국에 대한 온갖 성토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익숙하지만 관심 없는 얘기라 애써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꽤나 불편해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특히 유독 옆자리에 앉은 한 어머니 부대원이 계속 안절부절못하시는 게 아닌가. ‘아, 뭐야. 자리를 비켜달라는 건가. 그럴 순 없지. 내가 먼저 왔는데.’ 애써 무시하고 작업에 집중해 보는데 자꾸 뭐라 뭐라 하는 것 같아 이어폰을 뺐다. 네? 뭐라구요? 탄핵이 거짓이라구요??

“아니, 젊은 양반이 불편하실까 봐 미안하네. 나이 든 사람들이 이런 얘기 하는 거 듣기 힘드실 텐데. 아이구 미안해요. 미안해.”

어조와 표정을 보니 자리를 비켜달라는 얘기는 아니었다. 자신들이 뒤늦게 차고 들어앉아 시끄럽게 떠드는 게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공격적인 대응이 나오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었는데, 아님 강제 개종을 시도하거나. 정중하고 교양이 넘치는 목소리로 양해를 구하시는데 경계가 풀리고 마음이 스르륵 녹아내렸다. “아 아닙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겸연쩍은 표정으로 가볍게 인사를 했다. (그렇다고 동조를 하고 들 수는 없지 않은가.) 앞 옆 좌우에 있던 다른 부대원들도 연신 미안해하는 표정이다. 착하기도 하셔라. 물론 덤으로 어머니 부대원들이 알차게 싸 온 떡과 과일들이 쏟아졌다. “하~아 아니 괜찮습니다. 제가 떡을 먹으면 자주 체해서. 아아 그만 주셔도 돼요.” 갑자기 마법사가 세뱃돈 받는 손주가 되어버렸다. 자세도 겸손해지고. 다시 이어폰을 끼는 행위가 무례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가만히 작업하는 척했다. 나 때문인지 어머니 부대원들의 대화는 자신들의 자녀들, 교회 청년들과의 소통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얘들은 우리를 무슨 괴물 취급한다며, 차근차근 얘기를 해보려고 해도 쌩하고 표정부터 변해서 무섭다고. 그래도 결론은, 우리가 이해해야 한다. 우리도 젊었으면 마찬가지 아니었겠냐 등등 대화는 관점의 겸손, 어른스러운 기다림과 이해로 수렴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탄핵은 용서할 수 없다며.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고.

 


 

길게 자락을 깔았다. 오늘은 논리가 아닌 인상비평을 시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뭐가 옳고 그른지는 각자의 입장과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법사는 두 집단에게서 저 두 사건으로 말미암아 서로 다른 인상을 가지게 되었다. 동의하고 싶은 말을 싸가지없이 하는 이들과 동의할 수 없는 의견을 정중하게 말하는 이들 사이에서 우리는 어느 편에 서야 할지 헷갈리곤 한다. 물론 대부분은 자신의 입장이 있고 어떠한 설득과 해명에도 바꾸려 들지 않겠지만. 그러나 생각이 바르다고 삶과 태도가 바른 것도 아니고 생각이 다르다고 삶과 태도가 틀려먹은 것도 아니다. 인상비평은 인상대로, 생각비평은 생각대로 각자 받아들일 일이다. 하지만 이것을 아무렇게나 하나로 뭉쳐놓으면 우리는 편견과 몰이해에 휩싸인 괴물이 되는 것이다. 서로에게. 자신에게.

그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하자니 이 정도의 자락을 깔 수밖에 없는 건, 마법사가 용기가 없어서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의 편견의 장벽을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조심스럽게 시작해 보자.

 


001.png
 

애국청년에 관하여

<애국청년 변희재>는 자칭이다. 영화 제목이기도 하지만 변희재 자신을 소개하는 선거 타이틀이기도 하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통진당 해체로 다시 치러진 2014년 관악(을) 재보궐 선거를 다루고 있다. 애국청년 변희재는 이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출마자이다.

“빨갱이를 몰아내자!”, “북진통일 만세!”를 외치는 41살 노총각 변희재는 연애와 결혼은 뒷전인 ‘열혈애국청년’이다. 어느 날, 그의 앞에 한때 그가 ‘종북’이라고 욕했던 내가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 말을 걸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리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고, 나라 걱정에 밤잠을 설치던 변희재는 대표적인 진보 지역구인 관악(을) 재보궐 선거에 나가게 된다.

우리는 때로 정치적 신념을 떠나 인간으로서 공감대를 형성해나가고, 함께 운동하고, 노래도 부르며 친해지나 싶지만, 변희재와 나의 주변인들은 서로가 서로를 혐오하기에 이 불편한 동거가 달갑지 않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이 터지는 등 주변인들이 원수처럼 싸우는 모습을 보면, 우린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이 된 기분이다.

_ 영화 <애국청년 변희재>의 공식 시놉시스

시놉시스에서 느꼈겠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그의 홍보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교묘하게 까고 있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감독은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던 사이다. 변이 감독을 ‘종북’으로 몰았나보다. 고소는 변의 사과로 취하되었는데 감독은 그때부터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그러나 그것으로 변은 많은 고초를 당해야 했다. 저런 ‘종북’ 감독과 작업을 하다니. 우연히 촬영 중에 선거에 출마하게 된 그는 자기 지지층에게 오히려 감독에 대한 변을 하느라 진을 뺀다.

변희재는 이 영화가 자신에게 이로운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면서도 촬영에 응했으며, 자신에게 불리한 말이나 행동에 대해 단 한 번도 편집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한다. 변희재는 2019년에 네이버 카페 “변희재의 진실투쟁”에서 본인의 언론관이 취재는 99% 허용한다는 것이기에, 자신과 적대적 진영에 있던 강의석에게도 모든 취재를 다 허용했다고 밝혔다. (나무위키)

그의 언론인으로서의 일관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는 자신이 설립한 <미디어워치>의 대표고문이다) 실제로 영화를보면 왜 저걸 편집해달라고 하지 않았나 싶은 장면이 수시로 나온다. (그의 헐렁한 아저씨 팬티차림이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19금인가?) 홍보는커녕 적대적인 이들에게는 꼬투리 잡힐 장면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그러나 경계를 풀고 보면 알게 된다. 그는 그런 사람이란 걸.

마법사는 그를 잘 모른다. 이런저런 사건과 사고를 통해 그를 보고 들은 적은 있지만, 일전에 한 강변만큼 노출된 인물은 아닌 터라 그에 대한 정보와 인상을 많이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흥미로웠다. 그의 일상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도 저러는지. 음.. 평상시에도 그러더라.

감독: 근데 좀 놀랐던 거는 형을 찍으면서는 카메라를 두나 안 두나 별로 차이가 안 느껴졌어요. 저한테는. 제가 미묘한 차이를 못 느껴서인지는 몰라도.

변: 왜냐하면 나는 사석에서도 공적 발언하고 거의 똑같은 발언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아니 나는 사석이나 TV에 나와서 하는 발언이나 거의 90%가 똑같애.

 

애국청년史

사람들은 그를 잘 모른다. 그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그가 누군지조차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가 ‘듣보잡’이어서 그렇다. 그렇다. 그는 ‘듣보잡’이라는 말을 대중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가 누구를 지칭해서가 아니라 그 자신이 ‘듣보잡’이라 불림으로써 말이다. 격분한 그는 상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상대는 그의 영원한 맞상대이자 동문 선배 진중권. 고소는 그의 승소, 진중권의 유죄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이 떠들썩했던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는 ‘변듣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 게다가 또 다른 별명으로는 ‘변TM’이라는 별명도 있다. 하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남발하다 패소해서 벌금과 변상금을 물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고소하면 프로 고소인 강변을 떠올리게 마련인데, 그도 강변 못지않다. 두 사람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인생의 궤적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007.jpg
강변이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입지전적 신분 상승을 추구했다면 변의 어린 시절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변도 역시 강남 8학군 출신의 서울대 졸업생이라는 것. 군대는 카투사 통역병 출신으로 만기제대. (아, 워낙 이 바닥에 만기제대병들이 없어서리) 아마도 대학생이었을 1999년에 안티조선 운동으로 빵 뜬, 심지어 노사모 출신이었다가 이제는 우파의 전사로 전향한 점까지 강변의 인생과 비슷해 보이는 궤적이 많다. 그러나 강변보다는 자존감이 높아 보인다. 그는 20대 때부터 떠오른 논객이었고 화려한 전투력을 자랑했다. 아마도 70년대생 중에 가장 먼저 떠오르고 가장 유명한 정치인/논객일지 모를 그의 데뷔를 보면,

1999년 안티조선 운동에 동참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8년 월간조선의 기사로 소위 최장집 사상논쟁이 일어나자, 강준만, 고종석, 김정란, 진중권, 김규항, 홍세화 등이 한국사회에서 가장 비중있는 매체인 조선일보를 ‘무소불위의 언론권력’이라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비판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고, 여기에서 변희재는 처음에는 무명의 행동대원 정도였지만 곧 왕성한 활동으로 인터넷상에서 안티조선 운동의 전사라는 평가를 듣게 되었다. (나무위키)

그의 데뷔는 그쪽 진영의 기라성 같은 인물들 사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더군다나 띠동갑만큼 차이가 나는 과 선배 진중권은 일찌감치 뭉개 버렸다.

각종 토론회에서 기존의 우익 성향 패널들과 달리 자세한 팩트 자료와 논리적인 어법을 구사하는 보기 드문 인물이다. 대표적으로 곰TV 사망유희 토론에서 NLL을 주제로 진중권과 대결을 한 후 진중권이 직접 졌다고 발언했을 정도로 그 실력을 실감케 하였다. 다만 진보 성향 측에 공격적인 발언을 많이 하거나 논란이 될 만한 언행을 자주하기에 진보 성향 사람들에겐 매우 이미지가 나쁜 편이다. (나무위키)


이미지 3.png
그들의 신경전
 

저 사망유희 토론은 시간 되면 한 번 보길 바란다. 우울할 때 보면 정말 빵빵 터진다. 그의 개그 코드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물론 본인은 팩트 폭행이겠지만) 중요한 건 보는 사람은 비호감이고 개그인데, 그에게는 강력한 팩트이고 진지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그건 나무위키에 적힌 그의 사건/사고 목록만 봐도 그렇다.

낸시랭과의 토론
공지영 외모 비하 발언
위안부 할머니에게 막말
한국일보 인수 발언
세월호 시위는 폭동 발언
메르스 관련 발언
노무현에 대한 고인드립
프랑스 혁명을 부정하는 발언
각종 명예훼손 소송 피소
고기 먹튀 논란 (변리바바 사건)
응답하라 1988 발언 논란
윤한봉의 무기고 답사가 ‘광주사태’에 대한 증거다?
탁현민 고소 사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논란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
우파 유튜버 저격사건

 


003.png
 

이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자신감에 차 좌충우돌하고 다녔는지 알 수가 있다. 심지어 그는 적도 아군도 없다. 이쪽 진영에서 추앙받는 듯하다가 내부총질을 해대는 바람에 저쪽 진영에서 추앙을 시작하면, 또 그쪽에서 모두까기를 작렬해대니 그야말로 시대의 용자가 아닐까? 그러다 보면 모두에게서 왕따를 당하기 마련인데, 그는 타고난 실력과 인성(?)으로 여전히 탄탄한 전투력을 뽐내고 있다.

기자: 자기 말씀을 강하게 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로 많이 들으시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제가 좀 그런 인상을 받았는데 맞습니까?

변: 제가 우파운동을 한 지가 한 8년짼데. 음.. 우파운동하려면 남의 말 듣고 있지 않으면 할 수가 없어요. 워~낙에 그냥 서로 싸우고 그래 가지고. 저는 듣고 조종하는 역할을 많이 했죠. 저는 우파 쪽에서 원수 진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아, 지금은 적이 많아졌다. 그의 진영도 부패할 여력이 없어 분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변과는 감방 동기로 물고 빨더니 최근에는 웬수가 되어버렸나 보다.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일단 출판 전쟁에서는 강변이 낸 트럼프 책을 그의 새 책이 밀어냈다. <변희재의 태블릿 사용설명서> 현재 정치사회부문 베스트셀러 1위 등극! 짝짝짝!

 


to.png
 

JTBC의 태블릿 조작이라니. 세상에 이렇게 쉴 대로 쉬어버린 떡밥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려버리는 그의 실력은 참으로 대다나다!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등장해서 사람들을 빵빵 터뜨려 주니 이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암튼 그는 시대의 기인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천재의 맞는 말

음.. 그는 뭐랄까? 당연한 말을 매우 자기만의 언어와 방식으로 말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경멸하거나 동조하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다. 그의 말은 자세히 들으면 틀린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맞는 말을 매번 하지만 사람들은 매번 어이없어한다. 그건 왜일까? 그의 개그감각 때문일까? 그건 아마도 그의 일상감각 때문일 거다. 그는 맞는 말도 이상하게 하고 이상한 장소에서도 맞는 말을 계속한다. TPO가 잘 안 맞는다고 할까? 잘 못 맞춘다고 할까? 암튼 뭔가 이상하고 괴상하다. 그가 무조건 틀렸다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고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는 매우 진지하고 언제나 자기가 믿고 확신하는 대로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의 맥락, 상황, 분위기와 불화한다. 그냥 자기만의 생각과 방식이 있을 뿐. 그걸 마음대로 말할 뿐.

천재들이 좀 그렇다. 그들은 모든 걸 알지만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른다. 아무 때나 어디서나 맞는 얘길 한다. 그래서 욕을 먹고 비호감이 된다. 그래도 아는데 어떡하겠는가? 내가 맞는데 어떡하겠는가? 말은 해야겠고. 변이 비호감이 되는 결정적인 장면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 보면 점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삶에서도 그러니 말이다.

(호프집, 변의 휴대폰에서 이정희(전 통진당 대표)의 노래하는 동영상이 반복되고 있다.)

변: (잔뜩 술이 취해서) 야 의석아. 나 이 노래를 거의 천 번을 들었어. 이 노래를. 들어 봐.

지지자: 난 옆에서 오백 번은 들은 것 같다.

변: 난 천 번을 들었어. 이 노래를 (노래하는 이정희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감독: 왜 이렇게 미워해요?

변: 미워하는 게 아니지. 미워한다는 얘기는 너 정도를 얘기하는 거지. 미워하는 게 아니지.

지지자: 야, 메이웨더랑 파키아오 아냐? (그런 관계인 거야.)

변: 미워하는 게 아니고 너무 좋아하는 거지. 미워하는 게 아니고 너무 좋아하는 거지. 야, 얘(이정희) 노래를 어떻게 평생을, 밤새 들을 수 있냐? 너무 좋아하는 거지. 미워하는 게 아니고.

감독: (그녀가 하는 주장이) 뭐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변: 틀린 말을 한다는 게 아니고. 너 이 X 말 들었지. 그게 맞는 말이야 틀린 말이야?

감독: 맞는 말이요.

변: 맞는 말이지. 그럼 마, 니가 알아서 하는 거야. 맞는 말이잖아. 자 요게 똑같아. 얘 하는 말 잘 봐. 맞는 말이야. 다 맞는 말이야. 내가 너한테 하는 말이 틀린 말 있었냐? 다 맞는 말이지? 맞는 말 하는 게 중요해. 맞는 말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동영상에서 이정희가 노래하는 중간에 ‘같이 하세요’를 외치자 흉내내며) 같이 하세요! 하하하하 (다같이 웃는다.)

변은 맞는 말을 하는 거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정적도. 그는 그의 정적을 적대시하며 동경하는 듯하다. 당대표까지 한 그녀에 비하면 그는 말 그대로 혈혈단신이다. 외로이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 그런 면에서 통하고 그런 면에서 부럽고 그런 면에서 적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심지어 정말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장면은 뭔가 이상하고 뭉클하고 아련하기까지 하다.)

변희재는 이 재보선의 원인이 된 통진당 해산의 기초를 마련한 것이 보수 운동가들이며, 당시 여당이자 거대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에서 보수 운동가의 공로를 인정하여, 관악 (을) 선거구에 후보를 내지 않고, 장외 보수 세력의 몫으로 내주어야 했으나, 새누리당에서 후보를 공천한 것에 실망하였고, 마침 이정희 출마설이 돌자 그 대항마로 무소속(7번)으로 출마하게 된다.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처음에는 힘껏 도울 것처럼 말하던 주변 보수 인사들이 새누리당의 눈치를 보며 발을 빼거나, 아예 뒤에서 헛소문을 내는 등의 방해 공작까지 해서 선거 활동에 지장이 많았다고 한다. (나무위키)

 

최종전선의 변과 동지들

그런 그에게도 동지들이 있다. 영화로 비쳐지는 인상은 주로 어디 가서 쉽게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이들이다. 그들은 매우 거칠고 엉뚱하다. 화가 나면 ‘어디서 빨갱이 냄새가 난다’며 다짜고짜 시비를 건다. 선거 유세 중에 옆에서 부당해고로 1인 시위 중인 아저씨에게 그의 수행비서가 내뱉은 말이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유세를 돕는 건지 방해하는 건지 모르겠는, 그의 열혈지지자이자 고렙 일베유저인 듯 보이는 그의 수행비서는 분노 조절의 문제를 드러내 보인다. 심지어 빨갱이로 오인받은 1인 시위하던 시민은 새누리당 지지자였다.

어디 그뿐인가? 변의 강력한 지지자 스님은 그의 모든 유세를 따라다니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유권자들에게 마구 내뱉는다. 마이크를 잡고는 “빨갱이를 죽여라”를 염불하듯 계속 연창하고 “내가 니 애비를 따먹었냐, 니 애미를 따먹었냐 X발 놈아”, “야이 후레아들놈아 확 X발 조져버릴라” 등 수많은 주옥같은 명언을 남겼다고 나무위키는 전하고 있다. (물론 영화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지지자 중 누군가는 유세 중에 삭발을 하기도 한다. 난해한 신념과 소영웅주의가 마구 혼합된 듯한 표정으로. 또 누군가는 “일베 대통령 변희재! 변희재 대표님 만만세!”를 외치며 종북 빨갱이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분신자살을 시도하려다 욕하는 스님의 만류로 삭발로 수위를 조절한다. 그런 지지자들에게 변은 삭발한다고 해서 표에 도움이 되냐, 어떤 유권자에게 호소하려고 삭발을 하느냐며 특유의 헛헛한 너털웃음을 지을 뿐이다.

그의 지지자들의 면모를 보면 솔직히 상당히 극단적이고 또한 그럴만한 사연들을 한아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들은 언제라도 폭발할 것 같고 그 폭발의 방향은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을 듯하다. 어디서 빨갱이 냄새가 난다고만 하면 되니까. 그것은 우리 사회의 무척이나 위험한 시한폭탄 같다. 그들은 슬픔이 가득한 광장에서 서슴없이 어묵과 피자를 시켜 먹을 만큼 분노에 가득 차 있다. 아무도 그들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지 않을뿐더러 존재 자체를 없는 듯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은 그들을 감싸 안고 있다. 그들의 어떠한 충동적 행동에도 화를 내거나 함부로 제지하지 않는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변이나 그들이나 별다를 것이 없고, 심지어 그들을 이용해먹고 있다고 비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건 양쪽이 다 마찬가지 아닌가?) 그러나 영화를 보면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차라리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그래도 저들을 보듬어 안고 최종전선에서 단도리하고 있는 이는 누구인가? 태극기 부대와 일베 전사들을 논리로 설득하며 극단이 최악이 되지 않도록 막아서고 있는 이는 누구인가? 변이 버티고 서있는 그 전선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최종전선이 아닐까?

그것은 변이기에 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적도 아군도, 사익도 속임도 없이. 자기 생각일지언정 옳은 것을 옳다 하고 틀린 것을 틀렸다 하는. 그리고 자신보다 약한 이들을 함부로 내치지 않는.

감독: 제가 밀착취재를 했잖아요. 한 달 넘게. 실제로 찍기는 4개월 이상 찍었고. 근데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요. 화를 안 내요?

변: 어. 솔직히 잘 안 내. 사적으로 화를 잘 안 내.

감독: (그럼) 언제 화내 봤어요. 사적으로?

변: 황00이가(그의 회사대표) 그때 내 직원 하나 내보낸다고 난리 쳐가지고, 그때 한 번 화낸 게 기억이 나는데.

감독: 왜 내 직원 내보내냐고?

변: 아니 끼지 말라고. (대표의 말이) 그놈이 스파이라고 그래서.. 그런데 스파이가 맞았어. 그놈이 스파이가. 허허

참나 미챠. 그는 직원 한 명도 쉽게 자르지 못하는 사람인 듯하다. 그렇게 사람들을 저격해대면서. 강한 사람들과 싸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약한 이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존중하고 이용해 먹으려 들지 않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그가 싸웠던 많은 이들이 그랬다. 강한 자와 싸우는 척하면서 뒤로는 그들과 손잡지 못해 안달이었고, 약한 자에게는 열정페이도 감지덕지하라며 인간 취급을 하지 않으려 들었다. 유리할 때만 피해자와 함께 연대하겠다며 어깨를 걸고는 이용 가치가 떨어지면 싸늘한 표정으로 응대도 해주지 않는다. 그런 현실에 가장 먼저 분노하게 되는 이들이 어묵을 베어 무는 것이다. 그들의 무분별하고 무자비한 행동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으나, 광장 안으로도 받아들여 주지 않고 배척하기만 한 이들이 정의와 공정을 부르짖었으니 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지 않았겠는가. 마법사의 이야기가 아니라 변의 이야기이다. 그가 주장하는 이 사회의 모순이고 패악이다.

 

양심적 명예훼손 장기복역수

그런 그가 다시 쉰 떡밥을 들고 라이징하기 시작했다. 하필 JTBC의 태블릿 조작 사건이라니. 진위를 떠나서 쉴 대로 쉬어버려 한없이 따분한 이 사건을 들고 다시 전선을 세우다니.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누구라도 설마 하고 외면하고 싶은, 믿기 힘든, 꺼림칙하기 짝이 없는 쉴 대로 쉬어버린 이슈가 아닌가. 그러나 그는 그럴 자격이 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죄명은 JTBC에 대한 명예훼손. 자칭 국내 최장기 명예훼손죄 복역수란다. 명예훼손으로 실형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단다. (86억 뇌물이 2년 6개월인데) 1년간 복역하다 지금은 보석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그나마도 변은 보석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석방을 거부했다. (변호사가 보석금을 입금해버려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됐다고, 진짜 깨는 인간이다.)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거다. 언제든 조건을 위반하면 도로 수감되어야 하는데 그는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변희재의 태블릿 사용 설명서> 책을 출간했으니 그만큼 자신 있단 얘기다.

 


098.jpg
니들이 명예훼손을 알아?
 

사기도, 허위사실 유포도 아니고 왜 하필 명예훼손일까? 그가 저지른 수많은 고소고발의 과오 탓일까? 인과응보인가? 아님 요즘 유행하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인가? 마법사가 검사가 아니니 팩트를 알 리 없다. 그러나 그는 영리한 강변보다 멋지다. 그의 죄목은, 불륜 사건과 관련된 사문서위조로 옥살이를 한 강변의 죄목보다 멋지다. 국내 최장기 명예훼손 복역수라니. 그가 사활을 건 태블릿의 진위 여부는 별로 궁금하지 않지만, 그의 2심 판결은 자못 궁금하다. 모든 걸 걸고 싸우고 있는 우파 전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비전향 장기수가 되어 그의 우파 전향의 과거를 깨끗이 상쇄시킬 것인가?

 

좋아서 하는 일

첫 대면의 에피소드를 들은 마법사의 운동권 출신 지인은 “진보가 전사를 잃었네.”라고 말했다. (진보는 무슨, 좌파지) 하하하 그때 선배들이 새내기 마법사를 붙들고 뭐라고 설득 했던들, 변의 행로를 보니 마법사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리라. 덕분에 마법사가 되었으니 오히려 천만다행이다. 다만 변은 전국적으로 비호감인 반면 마법사는 국지적으로 비호감일 뿐, 제멋대로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다는 면만큼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신 나간 놈들이나 한다는 코인 바닥에서 그대들을 얼르고 달래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정신 나간 놈들에게서도 미친 놈들만 모여있다는 소리를 듣는 [스팀시티]의 마법사가 아닌가?) 마법사도 변처럼 신념을 위해, [스팀시티]를 위해 감옥에 갈 수 있을까? 미안하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소송비를 스팀달러로 낼 수만 있다면.

변은 0.74%를 득표하고 낙선했다. 수비학이라도 통한 것인지, 51.6%로 당선된 516쿠데타의 딸처럼 0.74%로 낙선한 그는 공교롭게도 74년생이다. 이번 생, 마법사와 같은 시간을 살아 온 그의 삶에서 묘한 연대감을 느끼는 건 그의 인간적인 매력 때문인 듯하다. 빵빵 터지던 영화 속에서 가슴 뭉클해지던 장면이 있었다.

(유세 일정 중의 식사 장면)

변: (넋 나간 표정으로) 너무 낯설더라고 이게. 사람들 만나는데. 내가 항상 그런 출마자들을 옆에서 취재했던 사람 아냐. 저거(명함) 줘봐야 씨~ 아무 쓸모 없는 거를 주고. 저거 왜 지랄하나 싶었는데. 하하 위치가 바뀌니까. 와아~ 막 막막했는데. 그래도 가끔 이게, 팬들을 만나니까 이게 큰 힘이 되더라. 아,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줘도 받아도 뻔한데 말이지.

(장면이 바뀌고 식당 밖. 담배를 깊게 한숨 빨아들이고는)

변: 담배는 필 때마다 느끼지만은.. 너무 좋아.

일동: 하하하하하 후우우우욱

변: 이건 나중에 다큐에 나가도 괜찮을 것 같다. 허허허

(아, 이 장면은 도저히 글로 묘사가 되질 않는다. 직접 보시길)

그래 그는 이렇게 사는 게 좋다. 좋아서 살고, 죄를 지으면 죗값을 치르고, 벌금을 내라면 벌금을 물고, 오해한 것은 사과하는 데 뭐가 문젤까? 옳은 것을 옳다 하고 틀린 것을 틀렸다 하는데, 맞는 말을 하고 있을 뿐인데 뭐가 훼손일까? 뭐가 맞는 말인지는 각자 판단하면 될 일이고. 이런 천재를 끌어안지 못하는 사회는 곧 어묵 폭탄, 피자 탱크의 습격에 침몰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에게 수고비를 지불할 필요가 있다. 애국전선의 극단에서 그가 생각하는 불합리와 불의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그에게 말이다. 외로운 이들을 모두 끌어안고 여기까지, 더이상은 안돼! 저지하고 있는 그에게 말이다.

우연찮게 그와 한 다리 건너 아는 사이들이 있어 젊은 시절부터 그에 대한 얘기를 가끔 들었지만, 마법사로서는 이것이 그와의 진정한 첫 대면일지 모른다. 두 번의 첫 대면에서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들을 볼모로 잡았던 오민한 선배들보다, 말 섞을 가치도 없다고 느꼈던 태극기 부대원들에게서 진솔함과 인간적인 예의를 느꼈다.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거나 일을 같이해본 것도 아니니 이것은 어디까지나 영화와 방송, 언론에 등장한 그의 극히 일부에 관한 인상에 불과하지만, 나는 언제나 청춘인 그를 응원하고 싶어졌다. 영리함으로 포장한 채, 끊임없이 유불리를 계산하며 사람들을 선동해 대는 노회한 정치인들 사이에서, 자신의 논리를 굽히지 않으며 누구와도 대차게 붙는 그는 여전히 청년이다. 감옥을 두려워하지 않고 잡아갈 테면 잡아가라, 내보내도 안 나가겠다며 정면승부를 감행하는 그에게 우리 사회의 최종전선을 맡기겠다. 변, 그대는 좌우 극단을 막아서라. 이 마법사는 1,000년을 위아래로 오가며 인류를 끌고 당기겠다. 그러면 언젠가 우리는 외로운 이들도 함께 할 수 있는 사회, 낯선 이들도 이해받는 사회, 극단에 선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에 살 수 있겠지. 그때에 마법사는 그 최종전선에서 그와 마주하고 담배를 한 대 태우고 싶다. 애국인지는 모르겠지만, 청년 동지로서 마법사는 그와 맞담배를 나누고 싶다.

휘리릭~

P.S.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현직기자의 리뷰 한 편을 보게 되었다. 어차피 읽기는 뭣 하실 테니, 그래도 조금이나마 궁금하신 분들은 리뷰라도 한 편 보시길 추천한다.

‘변희재의 태블릿 사용설명서’를 읽고, 나는 여전히 쫄보 기자라는 것을 느낀다_ Repoter MC
ziphd.net
ziphd.net

시력검사 時歷檢査

 이전글다음글